컴팩트카의 하이엔드, BMW 330i

입력 2005년04월25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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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BMW3 시리즈가 새 모습으로 왔다. 1975년 데뷔한 후 5세대 모델이 나온 것. 1차 오일쇼크 파동이 닥치자 연비 좋은 차를 만들어낸 게 바로 이 모델이다. 이후 82년, 90년, 98년 각각 풀모델체인지를 거쳤다. 오늘 시승할 5세대 모델은 지난 3월 제네바모터쇼에서 첫 모습을 드러냈다. 한국시장에는 3월9일 입성을 알렸다. 유럽 데뷔와 동시에 한국에서도 판매에 들어갔다.

BMW 발표행사를 보고 난 후 한참 있다가 외신을 통해 일본에서 3시리즈 출시 소식을 들었다. 일본보다 한국이 먼저 3시리즈를 만난 것이다. 국내 시판모델은 320i, 325i, 330i다. 3시리즈의 막내인 318i는 라인업에서 사라졌다. 이제는 320i가 그 자리를 차지한다. 시승차는 330i.

▲디자인
구석구석 선이 살아 있다. 7, 5시리즈에서 3시리즈로 이어지는 아이덴티티를 느끼게 한다. 생동감 있는 선이 Z4를 떠올리게 한다. 강한 인상이어서 친숙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지금의 7시리즈를 처음 만났을 때의 신선한 충격은 꽤 오랫동안 뇌리에 남아 있었다. 여느 세단과는 다른, 개성 강한 디자인은 3시리즈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지금의 3시리즈가 오히려 안정감이 있다는 게 다를 뿐.

3시리즈는 컴팩트카다. BMW 라인업에서 보면 엔트리급이다. 새로운 3시리즈를 보면서 누가 "컴팩트"라는 말을 떠올릴 수 있을까. 차가 커진 데다 BMW가 주는 고급스러운 이미지 때문에 ‘컴팩트카’로 부르기가 어렵다. 어쨌든 BMW의 컴팩트카 330i는 길이가 49mm, 폭이 78mm, 높이가 10mm 커졌다. 볼륨감있게 덩치가 커진 것이다. 휠베이스도 당연히 길어졌다.

그런데도 무게가 30kg 줄었다는 게 메이커의 자랑이다. 엔진과 서스펜션 등 쇠로 만들던 부품들에 알루미늄과 마그네슘 등 신소재를 많이 사용한 덕분이다. 덩치는 키우고 무게는 줄여 효율을 높인 셈이다.

기어레버 아래로 조그셔틀이 있다. 이 것만 보고도 BMW임을 알 수 있다. i드라이브 모니터는 센터페시아 윗부분에 자리했다. 계기판과 i드라이브 모니터를 감싸는 라인은 마치 야트막한 동산처럼 포근한 느낌을 준다. 둥글둥글 포근한 게 제주도의 낮은 오름이 생각난다.

▲성능
330i는 3시리즈 중에서는 최고의 성능을 갖춘 모델이다.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었다. 키를 돌리는 게 아니어서 재미있다. 마치 카레이서나 된 듯한 기분이 든다.

스티어링 휠은 유격이 없이 타이트했다. 운전대를 조금만 돌려도 차는 많이 움직였다. 액티브 스티어링이다. 정지상태나 저속에서는 스티어링 조작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고속에서는 덜 민감해지는 방식이다. 요즘 말로 ‘그때그때 다른’ 스티어링 휠이다. 운전대를 완전히 왼쪽으로 돌린 뒤 오른쪽으로 완전히 감는 데 두바퀴밖에 안된다. 두 바퀴 반에서 세 바퀴 정도 돌리는 게 일반적인 세단에서의 스티어링 휠인데 이 차는 액티브 스티어링을 적용하며 열심히 핸들을 돌려야 하는 수고를 덜게 했다.

세로로 배치된 직렬 6기통 엔진은 258마력의 힘을 낸다. 마력 당 무게비가 6kg이 채 안된다. 이 정도 무게비면 스포츠카라고 해도 손색없을 정도. 힘은 세고 무게는 가벼우니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필요한 만큼 충분한 힘을 뽑아낼 수 있다.

고속에서 노면에 밀착하듯 가라앉는 차체는 믿음직스럽다. 굵고 잘 튜닝된 엔진소리는 귀를 즐겁게 한다. 시끄러운 소음이 아니라 엔진의 박력을 강조하는 사운드다.

뒷바퀴굴림차여서 코너에서는 아무래도 부담이 된다. 한계속도를 넘으면 순식간에 코너링 특성이 변하면서 차체가 안정을 잃어버릴 위험이 커서다. 물론 DSC라는 자세제어장치가 있어 이 같은 상황을 최대한 막아준다고는 하지만 물리적 현상을 100% 커버하는 건 불가능하다. 그런 면에서 운전자는 자동차의 이런저런 장치들을 과신해선 안된다. 스스로 안전을 염두에 두고 차를 다뤄야 안전장치들이 제역할을 한다.

직렬 6기통에 후륜구동장치는 BMW의 여전한 고집을 말해준다. 각종 전자장치들로 차는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발전하고 있으나 어지간하면 근본을 버리지는 않겠다는 고집을 읽는다. 반면 최근의 메커니즘 경향을 따르는, 혹은 앞장서서 주도하는 모습도 있다. 6단 자동변속기는 이제 기본이 됐으니 따로 언급할 필요는 없다. 스페어타이어가 사라지는 경향을 이 차도 보여주고 있다. 런플랫 타이어를 사용해 펑크가 나도 최대 80km/h의 속도로 250km를 더 달릴 수 있다. 스페어타이어, 스패너, 재키 등이 없으니 차 무게도 줄어든다. 연비가 좋아지는 건 당연한 일.

내비게이션은 여전히 서비스가 안된다. 수입차시장도 이제는 들여다 팔기만 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인프라 구축에 신경써야 할 단계다.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요즘엔 1억원을 넘는 차들이 많은데 정작 내비게이션이 없거나, 있어도 조악한 수준의 것들이 대부분인 건 보기 딱하다. 기술의 현지화, 현지 시장의 인프라 구축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해야 하지 않을까.

▲경제성
330i의 판매가격은 7,320만원이다. 330i만 보면 가격이 올랐다. 약 560만원 비싸졌다. 하지만 다른 모델들은 반대다. 320i가 4,390만원, 325i는 5,940만원으로 구형보다 240만원, 90만원 싸졌다. 낮아진 가격은 비슷한 가격대의 라이벌 모델들과 치열한 시장경쟁을 예고한다.

3시리즈는 컴팩트카이면서도 5시리즈보다 덜 팔렸다. 중형차, 큰 차가 잘 팔리는 한국시장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다. 그래도 작은 차가 큰 차보다 덜 팔린다는 건 어딘가 부자연스럽다. 5시리즈보다 더 많이 팔지는 못해도 3시리즈 판매에 드라이브를 걸어 격차는 좁혀 보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가격이다.

330i의 연비는 9.0km/ℓ로 325i와 같은 수준이고 320i보다는 오히려 좋다.

시승 / 오종훈 기자 ojh@autotimes.co.kr
사진 / 강경숙 기자 cindy@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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