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디젤승용차가 판매를 앞두고 환경부의 인증이 늦어져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국산차와 수입차업계가 서로 "차별"을 주장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환경부로부터 프라이드 디젤승용에 대한 "배출가스 인증서"를 받지 못해 생산은 물론 판매에 큰 차질이 불가피하다. 이와 관련, 기아는 현재까지 프라이드 디젤차 구입을 예약한 900여명에 대해 출고가 늦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논란의 발단은 이 같은 사실이 일부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시작됐다. 기아는 프라이드 디젤의 인증서 발급 지연 내용을 알리면서 수입차와 비교해 "역차별"이라는 표현을 썼다. 이는 최근 수입차로는 처음으로 수입된 푸조 407HDI를 의식한 말이다. 국립환경연구원이 푸조측에 배출가스 인증서를 쥐어주고 기아는 그렇지 않았다는 것.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만도 않다. 당초 푸조는 올해 국내외 업체로는 처음으로 디젤승용차를 팔기 위해 1월부터 줄기차게 국립환경연구원측에 배출가스 인증서를 요구했으나 이런저런 이유로 미뤄졌다. 수입차업계에 따르면 국립환경연구원 상급단체인 환경부가 아직 국산 디젤승용차가 나오지도 않은 시점에서 수입차를 먼저 인증해주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이유로 인증서 발급을 미뤄 왔다는 것. 얼마 전에야 유로4 기준의 407 HDI 수동변속기차는 인증이 났으나 주력모델인 유로3의 자동변속기차는 인증서를 받지 못한 상태. 출시를 계속 연기하던 푸조는 최근 신차발표회를 갖고 판매에 들어갔으나 차량등록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아가 역차별 논란을 들고 나오자 푸조측은 황당해하고 있다. 정작 차별은 현대·기아 때문에 수입차업체가 당하고 있는데 기아의 이 같은 주장은 말도 안된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기아 관계자는 "우리가 "역차별" 표현을 쓴 건 아니다"라며 "일부 언론에 보도된 게 그렇다"고 해명했다.
업계에선 환경부의 배출가스 인증서 발급지연 배경으로 시민단체의 반발을 꼽고 있다. 환경부는 국내에 디젤승용차 출시를 허용하면서 급속한 확산을 막기 위해 경유 가격을 휘발유 대비 75%까지 인상한다는 방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올해 디젤승용차가 허용됐음에도 재정경제부가 경유 세금을 올리지 않았고, 이런 상황에서 디젤승용차에 대한 인증을 내주는 문제를 놓고 시민단체들의 반발에 부딪쳤다는 설명이다.
한편, 현대·기아는 환경부의 배출가스 인증서 발급이 늦어짐에 따라 올해 디젤승용차의 판매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프라이드에 이어 출시하려 했던 아반떼와 쎄라토 등의 출시도 일부 연기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권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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