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ㆍ테헤란 블룸버그ㆍ로이터=연합뉴스) 이란은 연료 효율이 낮은 국민차 파이칸의 생산을 중단한 데 이어 대기오염을 줄이고 외국 자동차 메이커의 국내 진출 여지를 주기 위해 이 자동차들을 거리에서 퇴출시킬 계획이다. 파이칸은 영국 힐만 헌터의 이란형 모델로 지난 32년 동안 이란 국민 10명 가운데 4명이 소유했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메흐디 하세미 라프산자니 이란연료소비협회 회장은 25일 파이칸 자동차 140만대가 3년 내에 고철덩어리로 퇴출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정부는 이달 이란 호드로사(社)에 1억 달러를 보상하는 조건으로 파이칸 자동차의 생산 중단을 명령했다.
라프산자니 회장은 "파이칸은 람보르기니 자동차 만큼이나 많은 가솔린을 소비한다"면서 "이러한 파이칸 자동차들을 거리에서 퇴출시키기 위한 3개년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의 자동차 산업은 2000년 이래 연간 33%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오는 2006년에는 생산 규모가 100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자동차 산업의 팽창은 수도 테헤란에 방콕 및 멕시코시티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오염이 심한 도시라는 불명예를 안겨줬다. 이란 과학자들에게 따르면 테헤란 시민 1천500만명은 200만대의 차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연간 오염먼지 9㎏를 흡입하고 있다.
이런 심각한 환경오염 우려 속에 파이칸 자동차가 퇴출될 경우, 푸조 시트로엥과 르노, 피아트 같이 이미 이란에 진출해 있는 외국 자동차 메이커들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될 가능성이 높다. 르노 자동차는 지난해 저가이면서 연료 효율이 높은 로간 승용차를 2006년 5월부터 연간 30만대 판매하는 협정을 이란 당국과 맺었다. 파이칸 자동차는 100㎞당 17ℓ의 가솔린을 소비하는 반면 로간 자동차의 소비량은 이의 절반에도 못미친다. 또 지난 1988년부터 이란에서 자동차 조립 부품을 판매해온 푸조는 이란 호드로 같은 회사와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피아트는 이란에서 연간 25만대의 이상의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
한국의 기아자동차와 인도의 타타자동차, 그리고 말레이시아의 페루사하안 오토모빌도 이란에서 영업을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란 당국이 이날 영국의 로버 자동차 인수에 여전히 관심을 갖고 있다는 의사를 밝혀 주목된다.
이샤크 자한기리 이란 산업장관은 "일부 논의가 있었으며 현재 양도조건이 어떤지 살펴보는 평가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중동지역 최대 자동차메이커인 이란 호드로는 로버 자동차의 인수가 자체 계획에 맞지 않는다는 뜻을 밝혔고, 이란 2대 자동차 메이커인 사이파(SAIPA)도 로버 자동차의 부품을 이용하는데만 관심이 있다는 의사를 피력해왔다. 이에 대해 자한기리 산업장관은 이란이 아시아 국가들과 합작을 할 수 있다면 로버 자동차를 완전 인수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