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차, ‘아이덴티티’가 없습니다"

입력 2005년04월29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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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모터쇼가 세계적인 행사로 자리잡으려면 해외에서 한국시장이나 한국차의 영향력이 더 커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8일 프레스데이를 시작으로 개막된 2005 서울모터쇼에서 만난 브린 존스 이데아 해외사업개발 본부장은 이렇게 말했다. 이번 모터쇼에는 세계 최대 디자인센터가 있는 이탈리아 피에몬테주에서 이데아와 베르토네, 이탈디자인, 피닌파리나, 스톨라, 카르체라노 등 유명 카로체리아들이 대거 참가했다. 이들은 총 6대의 차를 전시했으며, 디자인업체답게 독특한 컨셉트카와 깔끔한 전시장 부스 등으로 한국 카마니아들의 발길을 유혹했다. 모터쇼장을 찾은 브린 존스 본부장을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2005 서울모터쇼에 참가하게 된 동기는.

“모터쇼 주최측인 한국자동차공업협회 담당자가 피에몬테주를 방문해 모터쇼 참가를 권유했다. 피에몬테주 역시 한국에 대해 상당히 호의적이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적극 나서서 협력했다”



-서울모터쇼와 해외 다른 모터쇼를 비교한다면.

“서울모터쇼에는 일단 여성 컴패니언들이 많다는 특징이 있다. 규모면에서는 제네바나 도쿄, 디트로이트 등에서 열리는 행사가 물론 더 크다. 디트로이트모터쇼는 미국시장에, 도쿄모터쇼는 아시아시장에 각각 영향을 줘 왔고, 앞으로는 중국 상하이모터쇼도 아시아에서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된다. 서울모터쇼의 경우 해외행사보다 규모가 작다는 것보다 참가업체가 다양하지 못하다는 게 문제다. 한국에 르노삼성이 있음에도 르노는 1대의 새 차도 출품하지 않았다. 피아트 역시 마찬가지다. 그 만큼 한국시장이나 한국차들이 아직 해외에서 큰 매력이 없다는 얘기다”



-한국차의 가장 큰 문제점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는 지.

“아이덴티티가 없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벤츠, BMW, 아우디, 폭스바겐, 페라리같은 유럽차들은 모두 개성이 강하다. 이 차들은 엠블럼을 가리고 봐도 어느 브랜드인 지 금방 알 수 있다. 그러나 유럽인들이 한국차를 봤을 때는 ‘개성이 없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한국차는 각 제품별 아이덴티티는 물론 후속모델과 구형과의 관계도 모호하다. 그저 가격이 싼 차를 만들어 많이 파는 것만이 좋은 게 아니다. 유럽, 미국, 아시아 등 각 지역에 특화된 차를 개발하는 게 필요하다. 일본차 역시 이런 양상을 보여 왔으나 최근 토요타 야리스의 출시로 어느 정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야리스는 프랑스에서 제작해 유럽인들의 정서를 디자인에 반영했기 때문에 반응이 좋다”



-한국차가 앞으로 더 발전하기 위해 필요한 점은.

“과거 대우자동차는 레간자 라디에이터 그릴 등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기 시작한 이후 유럽에서 호평받았다. 현대나 기아는 계속해 몰개성 이미지가 강했으나 최근 현대의 경우 동유럽에서 자동차를 생산하거나 디자인에 유럽 스타일을 반영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움직임은 현지 시장에 어필하는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한국 자동차업체와 현재 진행하고 있는 사업이 있는 지.

“1988년 대우자동차와 계약을 맺은 이후 누비라 시리즈, 라노스, 트럭 등의 작업을 함께 했다. 이후 대우의 체코 및 폴란드지역 트럭 디자인을 맡은 적이 있다. 과거 대우그룹 총수였던 김우중 회장과도 여러 번 만났다. 지난 IMF 이후 대우와의 관계가 끊어졌다가 이번 모터쇼 참가를 계기로 GM대우측과 컨셉트카 제작 등 좋은 관계를 이어나가기 위해 노력중이다”



-앞으로 아시아시장에서 어떤 사업을 펼칠 예정인 지.

“이데아는 현재 이탈리아 토리노 본사와 중국 상하이, 프랑스 등 세계 3개 지역에 사무소를 두고 있다. 우리는 단순한 자동차 디자인회사가 아니라 제품개발, 엔지니어링도 함께 담당하고 있다. 상하이지사는 앞으로 아시아본부로 사용될 예정이다. 중국은 카디자인을 논의하기 힘들 정도로 제품개발력이 떨어지지만 카로체리아들에게는 좋은 비즈니스 상대가 될 수 있다. 인도 역시 떠오르는 시장이다. 최근 타타에서 만든 승용차들은 모두 이데아가 디자인했다. 이 밖에 동남아지역은 성장하려면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고 러시아시장 역시 가능성이 있다. 한국의 경우 유럽시장 공략을 위한 현지화, 빨라지는 제품주기에 대한 발빠른 대처 등의 측면에서 우리와 많은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진희정 기자 jinhj@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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