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만나는 게 좋아 택한 직업이고, 아주 재미있습니다. 힘들 때도 있지만 일을 즐겁게 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보람인 것 같아요”
BMW그룹코리아 딜러인 HBC코오롱 강남 전시장의 리셉셔니스트 홍수정(26) 씨의 얘기다. 그녀의 대학 전공은 세무회계. 언뜻 생각해서는 세무사 사무실이나 일반 기업의 재무팀으로 가야 할 것 같다. 그러나 그녀는 사무직보다 여러 사람을 만나는 직업에 더 끌려 리셉셔니스트를 택했고 벌써 3년차에 접어들었다.
홍 씨는 이 직업이 자신과 딱 맞는다는 걸 금방 알았다. 처음 본 사람에게도 스스럼없이 인사할 수 있었고, 내방고객의 얼굴과 이름을 기억해뒀다가 나중에 다시 방문했을 때 언제 왔는 지 기억해주면 상대방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기 때문이다.
물론 사람 때문에 힘들고 피곤할 때도 있다. 자동차도 제품인 만큼 모든 고객을 100% 만족시킬 수는 없기 때문에 가끔 클레임을 듣는다. 이 때 홍 씨의 프로의식이 발동되는 셈이다. 불만을 얘기하는 고객의 말을 끊거나 변명을 하기보다 상대방의 말을 끝까지 다 들어주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화가 나서 전시장을 찾았던 고객도 그녀의 태도를 보면 마음을 풀기 마련이라고 한다.
“리셉셔니스트가 하루 종일 인포메이션 데스크만 지키고 전화를 받거나 차 심부름만 한다는 편견은 좀 바뀌었으면 좋겠어요”
자신의 직업에 대해 홍씨는 이렇게 말했다. 그녀가 리셉셔니스트가 되겠다고 결심한 가장 큰 이유는 단순 업무보조가 아니라 프로로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래서 다른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입사지원서를 썼고 서류 전형을 거쳐 면접을 본 후 입사했다. 또 아침 8시에 출근하면 BMW 액세서리 판매, 차 출고 후 시스템 입력, 전시장 전도금 관리, 영업사원 보조업무, 해약처리 등 하루 종일 많은 업무에 쫓긴다. 저녁 늦게까지 내방고객들이 있을 때엔 야근을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리셉셔니스트’에 대한 인식이 크게 바뀌지 않는 점은 좀 속상하다고.
그러나 긍정적인 성격의 소유자인 홍 씨는 하루하루 자신의 일에 충실하고 일에 대해 만족하다 보면 언젠가 직업 자체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변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또 자신이 그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도 갖고 있다.
“영어학원에 다닌 지 5개월 됐어요. 아무래도 꼭 필요한 거 같더라구요”
일에 대한 욕심이 많은 홍 씨는 코오롱이 이태원에서 미군에게 BMW차를 파는 데다 가끔 전시장을 방문하는 외국인 고객들을 위해서라도 영어회화만큼은 확실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종일 업무에 지치다 보면 1~2개월만에 포기할 만도 한데 벌써 5개월이나 됐고, 이제는 어느 정도 일상적인 회화는 가능해졌다.
그녀는 자신의 직업에 대해 자부심도 강하고 자기계발에도 소홀하지 않다. 리셉셔니스트가 되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달 정도다. 이런 그녀가 진정한 ‘프로’로서 리셉셔니스트의 인식을 바꿔 놓을 그 날을 기대해 본다.
진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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