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미국의 억만장자 커크 커코리안이 경영난에 직면한 세계 최대의 자동차회사 GM에 대한 대규모 투자에 나섬에 따라 GM의 향후 경영변화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투자의 귀재로 알려진 커코리안(87)은 2억8천만달러를 들여 GM 주식 4.95%를 사들이겠다고 밝혀 지분율을 8.84%로 높이면서 GM의 최대 개인주주이자 3대주주로 부상하게 됐다. 그는 또 앞으로도 지분을 더욱 늘릴 방침이라고 밝혀 GM경영에 대한 그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익만을 좇아 투자하는 "주식투기꾼"이란 평가를 받아온 커코리안의 지분 확대는 GM 경영진엔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커코리언은 지역 항공사업에서 시작해 영화업과 카지노업 등으로 끊임없이 투자영역을 확대해온 "욕심많은 노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자동차 문외한인 그는 나이 일흔이 넘은 1990년에 크라이슬러자동차 지분 9.8%를 사들임으로써 자동차사업에 손을 뻗었다. 크라이슬러의 수익률에 만족하지 못한 그는 1995년 크라이슬러 지분을 통째로 인수하려다 실패, 경영진과 마찰을 겪었으며 크라이슬러 경영진은 커코리안의 독주를 배제하기 위해 1998년 다임러벤츠와 합작을 성사시켰다. 결국 커코리안은 크라이슬러와 법적 분쟁을 벌임으로써 좋지못한 결말을 맺고 말았다.
커코리안은 크라이슬러에 대한 투자로 27억달러의 차익을 남긴 것으로 추산되지만 그가 투자하는 곳은 크라이슬러뿐 아니라 어디든 갈등과 소송이 끊이지 않았다. 이런 점들에 비추어 GM에도 이제 수익률을 확고히 높이는 쪽으로의 경영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시기적으로도 GM 경영진은 이달 중순 당면 경영난 타개를 위한 이사회를 소집해놓고 있어 커코리안의 부상은 GM의 경영 혁신을 재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판매부진과 비용증가 등으로 1분기에만 11억달러의 적자를 낸 GM은 경비절감과 상당수 미국 공장 폐쇄, 110만명에 달하는 직원 및 가족들에 대한 과도한 복지혜택 축소 등 대대적인 경영혁신에 나서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과정에서 리처드 왜고너 회장이 노조의 반발을 어떻게 무마하며 산적한 난제들을 풀어갈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커코리안측은 GM 지분을 확대하면서 경영에는 관심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수익률을 지고지선으로 삼아온 커코리안의 과거 행적으로 볼 때 GM의 경영은 이제 직원들이 아니라 주주의 이익을 앞세우는 쪽으로 바뀌지 않을 수 없으로 것이란 분석을 낳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