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방고객들은 반듯한 외모에, 판에 박은 것 같은 말투의 리셉셔니스트보다 제가 더 편하고 신선하다고 합니다”
다임러크라이슬러코리아의 딜러 렉스모터스 청담동 전시장에 근무하는 안윤희 씨는 자신의 장점에 대해 이렇게 털어놨다. 안 씨가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남성처럼 털털한 성격과 활달한 스타일 때문. 때로는 좀 여성스럽게 행동하라는 윗사람들의 조언을 들을 때도 있으나 내방고객들은 오히려 이런 그녀를 좋아한다. 자동차 매뉴얼처럼 정형화된 태도와 외모가 아닌, 개성있는 성격에 상대방을 기분좋게 만드는 안 씨를 가식없고 신선한 리셉셔니스트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는 이런 그녀가 크게 활약(?)한 적도 있다. 애프터서비스과정에서 불만이 생긴 고객이 전시장으로 찾아와 큰 소리를 냈던 것. 다른 고객들이 차를 구경하는 가운데 벌어진 일이라 당직 영업사원은 물론 매장에 있던 모든 사람이 당황했다. 이 때 그녀는 겁도 없이 고객에게 다가가 “차 한 잔 하시면서 화를 푸시면 어떨까요?” 이렇게 말했다.
사실 안 씨도 내심 떨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녀의 제안을 듣자 고객은 의외로 선선히 화를 풀었다. 그가 원했던 건 지금 당장 해결할 수 없었던 애프터서비스보다 고객의 불편함을 찬찬히 들어주는 직원의 도움이었던 것이다. 어쨌든 이 일로 그녀는 당차지만 깎듯한 리셉셔니스트가 됐다.
“대학 전공은 디자인이에요. 그러다 보니 자동차에도 자연히 관심이 생기더군요”
리셉셔니스트가 된 동기에 대해 안 씨는 이렇게 말했다. 전공이 디자인이니어서 길에 다니는 독특한 디자인의 수입차들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것. 수입차 전시장의 메카로 불리는 강남 청담대로변에 위치한 다임러크라이슬러 전시장의 특성 상 근무 틈틈이 창 밖으로 굴러가는 특이한 디자인의 차를 보면 저절로 눈길이 간다고. 또 자신이 신차를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직업을 갖고 있어 더 좋단다.
그녀의 첫 직장은 대기업 비서실이었지만 안정적인 곳보다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기 위해 과감히 현재의 길을 택했다. 그녀의 리셉션 경력도 벌써 3년이 넘었다. 직원 교체주기가 빠른 이 바닥에서는 나름대로 베테랑인 셈이다. 물론 안 씨도 입사 초기엔 기계적인 부분에 대해 잘 몰라 당황하거나 고객들에게 자동차가격을 잘못 알려줘 낭패를 당한 적도 있다. 어떤 때는 직원들 몰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녀는 여기서 머무르지 않고, 부지런히 자기계발을 해 지금은 ‘개성있는’ 리셉셔니스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아직 부족한 게 많지만 이 일이 좋아서 가능한한 오래 하고 싶어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한 그녀의 답변이다. 안 씨의 집은 목동, 전시장은 청담동이다. 출근시간인 8시까지 매장에 나오려면 새벽 5시30분에는 일어나야 한다. 일단 업무가 시작되면 영업사원들이 상담한 내용을 자료로 만드는 일에서부터 출고차 관리까지 하루가 어떻게 가는 지도 모르게 바쁜 날이 많다. 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자부심으로 가득찬 그녀는 더욱 전문적인 리셉셔니스트가 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겠다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진희정 기자
jinhj@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