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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개속의 남이섬. |
남이섬은 "욘사마" 열풍으로 이제 국제적으로 널리 알려진 유원지다. 하지만 그 이름과 비슷한 소남이섬을 아는 이는 드물다. 소남이섬은 이름 그대로 작은 남이섬이다. 그렇다고 남이섬과 어깨를 나란히 한 이웃사촌은 아니다. 남이섬이 북한강 줄기에 위치하고 있다면 소남이섬은 홍천강 줄기 가운데에 자리했다.
홍천강은 강원도 홍천군 서석면 생곡리 미약골산에서 발원해 북한강으로 흘러드는 강. 143km에 이르는 홍천강 줄기 곳곳에는 넓은 여울과 흰 모래밭이 만들어내는 숱한 명소가 있다. 상류 굴지리에서부터 팔봉산, 밤골, 반곡, 통고리, 개야리, 수산리, 모곡, 마곡 등 유원지로 조성된 곳만도 10여곳이 넘는다.
소남이섬은 모곡유원지가 펼쳐지는 강변과 바로 이웃해 있다. 원래는 섬이었으나 모래의 퇴적작용으로 섬 한쪽이 언덕과 이어져 길이 나게 됐다. 도보로 어렵지 않게 섬을 한 바퀴 돌 수 있을 만큼 크기는 작으나 섬에는 백사장, 갈대밭, 자갈밭, 구릉, 크고 작은 바위들이 흩어진 강변들로 아주 다양한 모습을 하고 있다.
승용차로는 진입이 어렵지만 4WD라면 맘껏 섬 곳곳을 누빌 수 있다. 영화 JSA의 한 장면을 방불케 하는 갈대숲 드라이브를 비롯해 45도 이상의 구릉을 오르면 주변 산세와 멋진 하모니를 이룬 배바위를 볼 수 있다. 배바위 주변의 희고 고운 모래사장과 깨끗한 조약돌, 얼음장 아래로 흐르는 맑은 물은 오염되지 않은 이 곳의 모습을 잘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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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남이섬은 아주 다양한 모습을 하고 있다. |
늘 행락인파로 넘치는 남이섬에 비해 소남이섬은 아는 사람들끼리만 찾는 까닭에 한적하고 고요하다. 그 여유를 즐기는 이들은 그래서 쉬쉬한다. 혹 이 곳이 매스컴에 노출돼 흥청거리는 행락인파로 차고 넘칠까봐.
마곡리로 들어가면 색다른 문화기행을 하게 된다. 벌써 20년째 이 곳 홍천강변에 "수리재(水理齋)"라는 초가집을 지어 살고 있는 다정 김규현 선생의 티베트문화연구소(033-434-7453)를 찾을 수 있어서다. 화가인 그는 유행 타듯이 한 번 스쳐 지나가는 문화저술가가 아니라 10년 넘게 티베트에만 매달려 온 진정한 티베트 연구가다.
그는 서울에서 태어나 성균관대학교와 해인불교전문강원을 거쳐 북경의 중앙미술대학, 라싸의 티베트대학에서 수인목판화와 탕카를 연구했다. 1993년부터 양자강 황하 갠지스강과 티베트 고원을 단신으로 종주, 그 여행기를 테마로 한 책 <티베트의 신비와 명상>을 낸 바 있다. 유명 예술가들의 작품 속에 "다정거사(茶汀居士)"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는 그는 현재 "황금 물고기"를 화두로 정진하고 있으며 지소적인 작품활동과 티베트에 관한 연구 및 저술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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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남이섬은 4WD의 참맛을 즐길 수 있는 코스가 곳곳에 펼쳐진다. |
*숙박
"푸른 물결 10m 앞"
이 시적인 구절은 다름아닌 마곡리에 있는 콘도식 민박집의 상호. 아직 이렇게 간판을 내걸진 않았으나 지인들 사이에는 그렇게 통한다. "푸른 물결 10m 앞"을 운영하는 노부부는 바로 소남이섬의 주인이기도 하다. 대부분 소남이섬을 국유지로 알고 있으나 사실은 사유지다. 이들 부부는 사람들에게 조건없이 소남이섬을 개방하고 있으나 무책임한 뒤처리로 점점 쓰레기가 쌓여 가는 현실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마곡리에 새로 거처를 짓고 소남이섬과 홍천강변을 찾는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쉼터를 제공하고 있다. 4계절 주변 산을 돌아다니며 채취한 무공해 산나물과 직접 농사지은 재료를 이용해 담근 갖은 종류의 김치류, 직접 기른 토종닭으로 차려낸 맛깔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단, 숙박과 식사는 예약해야 한다. 033-434-3656.
*가는 요령
서울 춘천을 잇는 46번 경춘국도를 탄다. 강촌검문소가 있는 강촌 입구에서 우회전, 강촌교를 건너 강촌역으로 향한다. 강촌역에서 왼쪽으로 이어지는 큰길을 따라 곧장 가면 창촌농공단지 - 가정리 - 소주고개를 넘는다. 고개를 내려와 오일뱅크 황골주유소를 지나면 곧 왼쪽으로 낡은 다리가 나온다. 다리를 건너 산중턱으로 이어지는 비포장길이 소남이섬으로 들어가는 진입로다. 승용차는 진입로까지만 갈 수 있고, 소남이섬 안에는 들어갈 수 없다(강촌역에서 15km 남짓. 20여분 소요).
티베트문화연구소와 ‘푸른물결 10m 앞’에 가려면 새로 놓인, 홍천강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야 한다. 다리 건너편 바로 강가에 빨갛고 파란 지붕의 예쁜 건물이 보인다. 바로 ‘푸른물결 10m 앞’이다. 티베트문화연구소는 그 곳에서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간다.
이준애(여행 칼럼니시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