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를 팔려는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게 ‘내 차는 얼마나 받을 수 있을까’다. 인터넷 중고차쇼핑몰에서 이곳저곳 기웃거리다 보면 같은 모델, 같은 연식의 중고차시세나 판매가격이 나오고 중고차딜러들에게 문의하면 대략 알 수는 있으나 왠지 꺼림직하다. 막상 팔고 난 뒤에도 손해봤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자신이 판 가격이 낮았다면 매매업체나 중고차딜러들이 모두 폭리를 취하는 사기꾼이라고 결론을 내리기까지 한다
이 같은 판매자의 불안감을 없애고 중고차가격을 좀 더 자세히 파악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중고차딜러들이 참고로 사용하는 가격 감가기준을 소개한다.
1. 판매가와 매입가
국내에서 중고차시세는 정확한 근거에 따라 산정되지 않은 채 주로 시장별 매물공급과 수요 등 수시로 바뀌는 상황에 따라 변한다. 또 이 차는 다음 달에 잘 팔릴 것으로 보이니 가격을 올리고, 저 차는 안팔릴 것 같으니 가격을 유지하거나 내리자는 시세위원들의 ‘감’에 의해 시세가 결정된다. 이 것이 정확한 것도 아니다. 시장에 따라, 업체에 따라, 인기도에 따라 실제 판매가격은 달라진다. 따라서 소비자 판매가와 딜러 매입가의 정확한 규칙을 정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다만, 중고차시장에서 판매되거나 온라인 중개사이트에 나오는 시세표의 소비자 판매가를 기준으로 차를 얼마에 팔 수 있다는 평균적인 가격을 임의로 정해보는 건 가능하다.
수리할 필요가 없는 무사고차를 기준으로 소비자 판매가와 업체 매입가의 적정 차액을 살펴보면 △판매가가 200만원일 경우 매입가는 140만~160만원으로 차액비율은 20~30% △판매가 400만원은 매입가 320만~340만원, 차액비율은 20~30% △판매가 800만원은 매입가 680만~700만원, 차액비율은 13~15% △판매가 1,500만원은 매입가 1,320만~1350만원, 차액비율 10~12% △판매가 2,500만원은 매입가 2,250만~2,350만원에 차액비율은 8~10%다.
차값이 비쌀수록 판매가와 매입가의 차이는 커지지만 차액비율은 줄어든다. 또 중고차가 잘 팔리지 않으면 매입가가 기준보다 낮아지는 추세다. 시장에서 잘 판매되지 않는 차종은 매입가가 기준보다 더욱 낮아진다. 참고로 이 차액 전부가 매매업체나 딜러의 이익은 아니다. 전시장 이용료, 금융비, 세금 등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2. 주행거리
중고차시장에 있는 상당수 차는 주행거리가 조작됐다는 게 정설처럼 여겨진다. 또 주행거리 조작은 구매자를 속이는 사기 행위지만 별 죄의식 없이 많이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만큼 터무니없는 조작은 소수에 불과하다는 게 업계의 항변이다. 판매를 위해 좀 더 유리하게 만드는 범위 내에서 이뤄진다고 한다. 주행거리에 민감한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서다. 1,000원짜리 상품을 990원에 파는 이유는 소비자들이 느끼는 가격수치 민감도에 큰 차이가 있어서다. 중고차시장에서도 같은 원리가 적용된다. 주행거리 10만km와 9만km는 별 다를 게 없으나 소비자들의 구매욕구를 자극하는 데는 차이가 나 상품판매에 영향을 미친다.
사실 주행거리는 신차보증기간이 남은 차를 제외하고는 부품 교환주기를 알려주는 요소로, 수많은 평가사항 중 하나에 불과하다. 20만~30만km가 넘은 고령차들도 소모품만 갈아주면 운행에 문제가 없는 게 이를 증명한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주행거리를 차 구입의 중요한 기준으로 여길 정도로 주행거리에 민감한 만큼 현재로선 가격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주행거리가 조작되지 않은 차라면 가격은 1년에 2만km를 기준으로 1,000km씩 많고 적음에 따라 2만~15만원씩 가감된다. 이는 참고사항일 뿐이다.
가격대별로 1,000km 당 가감되는 액수를 보면 △300만~500만원대 2만~4만원 △800만~1,000만원대 3만~5만원 △1,300만~1,500만원대 4만~6만원 △2,000만~2,500만원대 5만~8만원 △3,000만~3,500만원대 8만~11만원 △4,000만원대 이상 10만~15만원이다. 차값이 300만원이고 출고된 지 5년됐으며 주행거리가 10만2,000km라면 2,000km에 해당되는 4만~8만원을 차값에서 빼면 된다. 반대로 9만8,000km라면 이 금액을 더하면 된다.
3. 수리 여부
중고차 대부분은 크고 작은 사고를 겪었다. 흠집 하나 없는 무사고차는 거의 볼 수 없다. 사고는 중고차가격의 하락을 가져 온다. 이 중 큰 사고를 당해 차의 상당 부분이 파손돼 부품이 많이 교체된 경우 파는 사람이나 사는 사람이 모두 이를 안다면 가격에 대한 불만은 비교적 적은 편이다. 문제는 간단한 접촉 사고 등으로 판금이나 도장 및 교체가 이뤄진 차를 사고 팔 때다. 이 때 판매자와 구입자 간 마찰이 가장 많이 생긴다. 판매자는 판금이나 도장된 사실을 작게 여기는 반면 구입자는 크게 생각해서다.
판금 등으로 발생한 가격 감가 역시 차 상태에 따라 달라지지만 시장이나 지역마다 중고차딜러들이 사용하는 평균기준은 있다. 딜러들이 적용하는 수리 여부에 따른 가격 하락치는 차값에 감가율을 곱해 산출한다. 차값이 500만원이고 감가율이 2.0%라면 곱해서 나온 10만원을 차값에서 뺀다. 범퍼의 경우 경차와 소형차는 도색이 이뤄졌더라도 가격 감가는 없다. 중형차와 대형차도 출고된 지 3년이 지나면 감가율을 적용하지 않는다. 다만, 3년 이내일 경우 연식에 따라 1.0~2.0%를 적용한다.
수리에 따른 앞펜더의 감가율은 경차와 소형차의 경우 △출고된 지 3년 이내는 3.0% △6년 이내는 2.1~2.8% △10년 이내는 1.0~2.0%를 차값에 곱한다. 중형차와 대형차는 △3년 이내 2.3~3.0% △3년 이상은 2.0~2.5%다. 뒷펜더의 감가율은 앞펜더보다 높아 경차는 △3년 이내 7.5~8.0% △6년 이내 8.5~9.0% △10년 이내 10.7~11.0%다. 소형차는 △3년 이내 5.8~6.3% △6년 이내 6.9~7.0% △10년 이내 7.0~10.0%. 중형차는 △3년 이내 6.2~7.5% △6년 이내 8.0~11.0% △10년 이내는 12.0~16.0%. 대형차는 △3년 이내 6.2~7.0% △6년 이내 8.0~9.0% △10년 이내는 14.0~16.0%를 적용한다.
보닛의 경우 경차는 △3년 이내 7.5~7.7% △6년 이내 8.4~10.0% △10년 이내 11.0%. 소형차는 △3년 이내 5.8~6.8% △6년 이내 6.9~8.3% △10년 이내 9.3~14.0%. 중형차는 △3년 이내 5.4~6.5% △6년 이내 7.1~9.1% △10년 이내 10.0~17.0%. 대형차는 △3년 이내 5.0~6.0% △6년 이내 6.5~7.7% △10년 이내 13.0~15.0%를 반영한다.
도어는 경차의 경우 △3년 이내 5.5~5.8% △6년 이내 6.0~8.0% △10년 이내 9.0%. 소형차는 △3년 이내 4.4~5.0% △6년 이내 5.5~6.5% △10년 이내 7.0~10.0%. 중형차는 △3년 이내 4.6~5.2% △6년 이내 5.9~7.3% △10년 이내 8.0~11.0%. 대형차는 △3년 이내 3.8~4.7% △6년 이내 5.0~5.5% △10년 이내 9.0~12.0%다. 여기에 교환된 도어가 2곳이면 1.5배, 3곳이면 1.75배, 4곳이면 2배를 적용한다.
4. 옵션가격
중고차를 팔려는 사람들은 자신의 차에 각종 옵션이 붙어 있는데도 가격을 제대로 쳐주지 않는다는 불만을 자주 내비친다. 옵션을 달 때는 비싼 돈을 들였는데 차를 팔 때는 헐값으로 처리되는 경우가 많아서다. 그나마 자동변속기 등 몇가지 옵션에만 가격이 제대로 책정됐고 AV시스템 등은 가격을 못받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최근들어 각종 옵션 장착이 일반화되고 중고차 판매에 영향을 끼치면서 가격책정 대상인 옵션이 늘어났고, 가격도 좀 더 올라가는 추세다.
현재 가격을 책정해주는 옵션은 자동변속기, 에어백, ABS, AV시스템, 내비게이션, 가죽시트, CD체인저, 선루프 등이다. 지역, 시장, 계절, 차 상태 등에 따라 가격이 많이 달라지긴 하지만 차 연식에 따른 평균값을 매겨 보면 △6개월 미만은 옵션가격의 80~100% △1년 미만은 70~90% △2년 미만은 60~80% △3년 미만은 50~70% △4년 미만은 40~60% △5년 이상은 30~50% 정도씩 추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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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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