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칵!’ 가슴 속에 찍어두고 싶은 풍경

입력 2005년05월20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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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절집들은 어느 곳이나 아름답다. 평소의 그 엄숙함이나 경건함, 고색창연함까지도 두 어깨에서 잠시 내려놓고 신록 속에 편안히 자리한 모습이 어느 때보다 쿨(!)하다.

송광사의 첫째 가는 절경. 어른어른 물위에 비친 삼청교와 그 위의 누각인 우화각이 조화를 이룬 모습.


‘암, 절집도 숨을 쉬어야지. 꽉 졸라맨 벨트를 살짝 풀어놓는 것처럼...’



신록 속에 자리한 5월의 절집들을 보면 괜히 그런 맘이 든다.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전남 순천시의 조계산은 유달리 넓고 부드러운 어깨를 지닌 산이다. 그 부드러움과 넉넉함을 닮은 오래된 절집 둘이 그 곳에 있다. 바로 송광사와 선암사다. 그 중 조계산 북쪽 기슭에 자리잡은 송광사는 합천 해인사(법보사찰), 양산 통도사(불보사찰)와 더불어 한국의 삼보사찰(三寶寺刹) 중 하나인 승보사찰이다.



창건에 대한 정확한 자료는 없지만 신라말엽에 체징이 작은 암자를 짓고 길상사라 부르던 걸 시작으로 보조국사 지눌이 정혜사를 이 곳으로 옮겨와 대규모의 사찰로 발전했다. 지눌, 진각을 비롯한 16국사를 배출한 송광사는 한 때 80여동의 건물을 가진 대사찰로 6·25 전까지만 해도 비 오는 날 아무리 넓은 절 안을 돌아다녀도 비를 맞지 않을 정도였다고 하는데 현재는 36동의 불당이 남아 있다.



천자암 뜰에 있는 쌍향수. 나무 전체가 엿가락처럼 꼬였고 가지가 모두 땅을 향하고 있다. 높이 12.5m, 수령 800년.
목조문화재가 특히 많은 사찰로 16국사의 영정을 봉안하는 국사전(국보 제56호)을 비롯해 하사당, 약사전, 영산전 등의 보물과 천연기념물인 쌍향수 등 국가문화재 17점, 정혜국사사리합 등 지방문화재 10점을 포함해 모두 27점의 문화재가 보존돼 있다.



대웅전을 중심으로 좌우에 승보전과 지장전이 자리하고 있어 장엄한 기상을 나타내며, 각 전마다 피어오르는 향과 은은한 목탁소리, 낭랑한 독경, 찬란한 고찰의 승맥을 이어가고 있는 스님들의 모습에서 겸허함을 느끼게 된다.



송광사의 3가지 명물로 ‘비사리 구시’,‘능견난사’,‘쌍향수’를 꼽는다. 국사전 한켠에 놓여 있는 ‘비사리 구시’는 우선 크기가 보는 이를 압도한다.



1724년 남원 세전골에 있던 큰 싸리나무가 쓰러지자 이 것을 가공하여 만들었다고 전해지며, 송광사 대준의 밥을 담아뒀던 것으로 쌀 7가마분(4,000명분)의 밥을 담을 수 있다고 한다.‘능견난사’는 절의 음식을 담아내는 일종의 그릇(사리)으로, 크기와 형태가 일정한 수공예품으로 그 정교함이 돋보인다.‘쌍향수’는 송광사에서 벌교 방향으로 조금 더 내려가면 조계산 마루턱에 있는 천자암 뜰에 있는 향나무다. 두 그루의 향나무가 나란히 있는데 줄기가 마치 엿가락처럼 꼬였고 가지는 모두 땅을 향해 뻗은 신비한 모습이다. 전해오는 말에 따르면 보조국사 지눌과 당나라 담당왕자가 송광사 천자암에 이르러 짚던 지팡이를 꽂았더니 가지가 나고 잎이 피었다고 한다. 높이 12.5m, 수령 800년으로 항상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송광사의 첫째가는 풍경은 어른어른 물 위에 비친 삼청교와 그 위의 누각인 우화각이 조화를 이룬 모습이다.

송광사 진입로. 신록이 좋다.
여유있는 일정이라면 송광사에서 선암사로 이어지는 등산코스를 꼭 한 번 타볼 만하다. 송광사 -> 천자암 -> 굴목재 -> 조계산 -> 선암사(20km)에 이르는 코스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만큼 아름답다.



*가는 요령

호남고속도로 송광사 인터체인지에서 나와 국도 27번을 타고 주암호반로를 따라 달린다. 8.5km 가면 송광사 입구 3거리다. 여기서 좌회전해 1km 들어가면 송광사 주차장.



현지 교통은 광주종합버스터미널에서 송광사행 직행버스(하루 9회/1시간30분 소요), 순천시외버스 공용정류장에서 송광사행 완행버스(40분 간격/1시간20분 소요)와 직행버스(6회/1시간10분 소요), 순천시내에서 송광사행 좌석버스(5회/1시간10분 소요)를 이용하면 된다.



이준애(여행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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