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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인사는 현대식 건물의 대가람으로 절안에는 5층 대법당을 비롯해 50여동의 건물들이 경내를 메우고 있다. |
더위는 점점 기승을 부리고, 이것저것 할 일은 많고, 둘러보면 사방은 온통 콘크리트. 아, 어디로든 떠나고 싶다.
도시생활에 찌든 이들은 날마다 그런 탈출을 꿈꾼다.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 숨쉴 틈없이 분주한 생활, 때론 삶의 쉼표가 필요하다.
소백산맥 기슭에 자리잡고 있는 충북 단양의 구인사는 청량제같은 풍경을 보여준다. 수리봉 계곡을 따라 끊임없이 이어지는 절집은 마치 중국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시킨다. 비오는 날의 절집 풍경은 또 어찌나 유정한 지….
구인사를 처음 찾아가는 이들은 절에 이르기 전, 가는 길목의 그 빼어나고 한적한 풍광에 먼저 취하게 된다. 남한강의 강폭이 넓어졌다 좁아졌다 하면서 시종일관 따라붙는 풍광은 보기만 해도 마음이 여유롭고 넉넉해진다. 바쁘지 않은 걸음이라면 강변 어디쯤에 차를 세우고 한나절 쉬어 가기에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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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주문을 거쳐 천왕문을 지나면 계곡을 끼고 안으로 안으로 절집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
소백산맥 기슭에 위치한 구인사는 역사가 그리 오랜 절은 아니다. 불과 40년 남짓한 연륜에도 그 명성이 전국에 소문나 있는 건 구인사가 우리나라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사찰이기 때문이다. 대한불교 천태종의 총본산 사찰로, 전국에 딸린 절이 140개나 된다. 1945년부터 상월원각 대조사가 이 곳에 터전을 마련하고 손수 칡덩굴을 얽어 삼간초암을 지어 천태종의 재흥을 다졌다고 한다.
소백산의 비로봉, 연화봉, 국망봉, 신선봉 등 구봉팔문 중 제4봉인 수리봉 밑에 풍수설에서 말하는 이른바 금계포란형의 한가운데, 연꽃 모양의 지형에 자리잡은 구인사는 짧은 기간동안 크게 발전해 전국 굴지의 사찰이 됐다. 창건주가 세운 천태종 중흥 3대 지표인 애국불교, 대중불교, 생활불교의 참뜻을 현실 속에서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수리봉 계곡을 따라 끊임없이 이어지는 절집은 일주문을 지나 계단식으로 펼쳐진다. 현대식 건물의 절 안에는 5층 대법당을 비롯해 삼보당, 설선당, 총무원, 인광당, 장문실, 향적당, 도향당 등 50여동의 건물이 경내를 꽉 메우고 있다. 특히 1980년 준공된 5층 대법당은 국내 최대 규모의 법당으로 동시에 1,0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상월원각 대조사가 삼간초암을 얽어 처음 구인사를 창건하고 수행한 그 자리에 세웠다. 높이 33m, 넓이 900여평으로 전통양식과 현대적 공법으로 만들어진 법당이다.
이 밖에도 135평의 목조 대강당인 광명당, 30칸의 수도실인 판도암, 18칸의 특별강원인 설선당, 침식용의 향적당, 400평의 3층 건물인 총무원청사, 60평의 사천왕문과 거기에 안치된 국내 최대의 청동사천왕상 등은 보통 절집 규모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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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인사 안내도. |
그런 만큼 구경거리도 많다. 절집 식구들이 먹을 음식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곳간과 고추장, 된장단지가 줄지어 있는 모양은 혀를 내두르게 한다. 풍경소리, 목탁소리, 예불소리만 들리지 않는다면 절집에 와 있다기보다 마치 어느 저택의 잘 꾸며진 정원을 둘러보는 듯한 잘 가꿔진 절 마당도 일품이다.
어느 산사인들 그렇지 않은 곳이 있을까마는 구인사는 비오는 날의 정취가 으뜸이다. 축축 늘어진 파초의 큰 이파리에 매달린 빗방울이 아름답고, 촉촉히 젖은 절 마당을 거니는 분위기가 더없이 유정하다.
*맛집
구인사 주차장에 위치한 향토음식 군지정업소인 금강식당(043-423-2594/7350)이 소문난 맛집이다. 향토음식 기능보유자가 손맛을 자랑하는 금강식당은 산사 주변의 소백산에서 나오는 산채와 도토리를 소재로 한 산채비빔밥과 산채도토리쟁반냉면이 으뜸 메뉴.
혹은 신단양 선착장 하류쪽으로 100m 남짓 내려가면 골목 안에 위치한 맛나식당(043-422-3380)의 메밀국수와 돼지고기 내장 두루치기가 별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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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인사 주차장에 위치한 금강식당. |
*가는 요령
중앙고속도로 북단양 인터체인지에서 빠져 단양 - 33번 지방도 영춘 방향 - 향산 - 595번 지방도 - 구인사에 이른다.
혹은 중부고속도로 음성 인터체인지에서 충주 - 단양에 이르거나 영동고속도로 원주 인터체인지에서 제천 - 단양에 이른다. 신단양에서 영월방면 지방도 33번을 타고 20km 지점 영춘교에서 우회전해 1km 후에 나오는 남천교를 건너 2km 지점에 위치해 있다.
이준애(여행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