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요즘 시상대에 서지 못하니 학생들 보기가 민망해요."
충남 금산의 금산산업고등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컴퓨터 관련 과목을 가르치는 선생님 김상덕(43)씨. 그는 1년에 7번 분필 대신 전문 레이싱카 운전대를 잡는다. 일년에 7번씩 프로 레이싱 대회에 출전하는 것. 그는 19일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벌어지는 2005 BAT GT 시리즈 3전 투어링A 부문에 참가한다.
그가 레이싱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지난 92년 아마추어 레이싱 대회인 짐카나 대회에 참가하고부터다. 우연히 아마추어 레이싱 대회인 짐카나 대회를 구경하다 호기심을 가진 그는 직접 출전해 3위를 차지했다.
"처음엔 기대도 안 했는데 성적이 좋더라고요. 과격하게 운전하는데 매력을 느껴서 계속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레이싱의 매력에 흠뻑 빠진 그는 95년부터 프로 대회에 나가기 시작했다. 프로 대회에 나간 지 벌써 11년째. 그는 투어링A 부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2위와 3위에 한차례씩 올랐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시상대에 한 번도 서지 못했다. 두 차례 대회에서 아깝게 4위에 머물렀다. 입상을 못해도 레이싱을 한다는 자체만으로 기쁨을 느끼지만 주위 사람들을 보 볼 때는 민망하단다.
"학생들이 간간이 응원하러 오는데 시상대에 서지 못하면 실망해요"
부인도 성적이 좋지 않을 때는 김씨를 붙잡고 대책회의(?)까지 벌일 정도로 적극적이다. 취미생활로 레이싱을 하지만 교육 효과도 있단다. 한창 오토바이에 호기심을 느끼고 면허증을 따려고 기웃거릴 고등학생에게 자신이 안전 문제에 대해 강조하면 쉽게 수긍한다는 것.
"레이싱이 위험해 보이지만 안전장비가 완벽해서 사고가 나도 다치는 일이 거의 없어요. 내가 직접 레이싱을 해서 그런지 오토바이를 굳이 탄다고 하는 학생들에게 헬멧 등을 갖추고 교통신호를 꼭 지키라고 이야기하면 잘 알아들어요."
레이싱계에 몸담다 보니 졸업하는 학생들을 레이싱 미케닉(자동차 정비사)로 취직시켜주기도 한다.
자동차를 많이 다루다 보니 자연스럽게 기계에 대한 관심이 많아져 만학도의 길에 들어서기도 했다. 공주대학교 기계공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것. 하반기부터는 아주자동차대학교에서 겸임교수로 자동차에 대해 대학생들을 가르칠 예정이기도 하다.
많지 않은 봉급을 받는데 레이싱 대회에 출전하다보면 1년에 1천만원 이상 들어가 부담이 된다는 김씨. 그래도 부인이 잘 이해해주고 지원해줘 고맙단다.
김씨는 "어떻게 보면 중독인 것 같다. 레이싱이 경쟁하는 스포츠이지만 자기와 싸움이 더 중요해 경기에서 평정심을 유지하다보면 일상생활에도 도움이 된다"며 레이싱에 대한 예찬론을 펼쳤다.
그는 내년부터 상위 종목인 GT2에 출전해 새로운 도전을 해볼 생각이다.
그는 "레이싱이 체력소모가 크지만 55세까지 한번 해보고 싶다"며 말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