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로키 디젤의 복고풍 엔진

입력 2005년07월03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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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로키는 70년대 초반 지프 왜고니어의 후속모델로 등장했다. 이후 몇차례 모델체인지를 거쳐 2001년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풀체인지모델이 발표됐다. 현지에서 이 차의 월드 데뷔를 지켜봤던 기억이 새롭다.

체로키는 미국에서 리버티라는 이름을 쓴다. 해외에서 란트라로 불렸던 엘란트라를 풀체인지하면서 국내에서는 아반떼라는 새 이름으로, 해외에선 란트라라는 이름을 그대로 썼던 것과 같다. 실패한 이름은 빨리 바꾸고 싶고, 성공한 브랜드는 오래 사용하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다. 국내에선 변화하는 모습을, 해외에선 풀체인지했으나 기존 이름을 쓰면서 친숙한 이미지를 이어가겠다는 계산이 체로키라는 이름 뒤에 숨어 있다.

모두 알다시피 체로키는 인디언 부족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북미대륙에서 문자를 가졌던 인디언 부족으로 백인의 문화를 적극 받아들였으나 19세기말 오클라호마지역에 강제이주를 피할 수 없었다고 백과사전은 체로키부족을 설명하고 있다.

▲디자인
체로키는 둥글다. 이전 체로키는 직선과 각이었는데 새 모델에선 원이 디자인 테마인 것처럼 사방에 원이다. 헤드 램프, 리어 램프, 스페어 타이어는 물론 실내에도 눈길이 닿는 곳마다 원이다. 각이 있어야 할 곳들은 모서리를 둥글게 처리했다. 성격 좋은 동네 총각처럼 둥글둥글하다. 뉴코란도와 이미지가 비슷하다는 이들도 있다.

대시보드 윗공간은 좁다. 대시보드 위에 뭔가를 놓아두는 건 불가능하다. 불필요한 물건들을 놓지 못하게 한 건 잘한 일이다. 대시보드에 무언가 있으면 차창에 반사돼 운전할 때 여간 신경쓰이지 않는다.

시승차는 체로키 레니게이드로 선택품목인 루프 캐리어와 서치 램프를 장착했다. 아웃도어 오프로더의 멋을 물씬 풍기는 외모다. 보기에는 좋지만 달리다보면 바람소리가 많이 나고 연비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는 치장이다. 폼 잡으려면 비용이 든다.

영화를 많이 본 사람이라면 “어디서 많이 본 찬데‥”라며 고개를 갸웃거릴 수 있다. 안젤리나 졸리 주연의 툼레이더2에 등장했던 바로 그 차다. 휠하우스 바깥으로 반짝거리는 리벳이 인상적이다. 청바지의 단추같다. 뒷문은 위아래 이등분돼 열리는 방향이 서로 다르다. 유리창은 하늘로, 그 아래 도어는 왼편으로 분리돼 열린다. 2열 시트를 접으면 적재공간이 늘어난다.

▲성능
시승차에는 디젤엔진이 얹혀졌다. 그랜드보이저와 같은 엔진. 그랜드보이저를 타 본 기자는 체로키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기대를 갖고 시승에 임했다. 그랜드보이저에 대한 인상이 그런대로 괜찮았기 때문이다.

결론을 먼저 얘기하면 같은 엔진이 이렇게 차이날 수 있음을 확인한 시승이다. 체로키의 디젤엔진은 과거로 돌아가고 있었다. 진동은 둘째 치고 우선 시끄러웠다. 공회전에서 고속주행에 이르기까지 꽤나 큰 엔진소리는 신경을 거슬린다. 과거의 디젤 SUV에 단련된 이들이라면 향수를 느낄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면 영 부담스러운 소리가 아닐 수 없다.

킥다운을 하면 rpm 레드존 진입 직전인 4,000rpm에서 변속이 일어난다. 시속 80km에서 3단으로 변속되는데 쇼크가 제법 크다. 시속 100km부터는 엔진소리에 더해 바람소리까지 커진다. 바람소리는 루프 캐리어와 서치 램프 때문에 더 커지는 측면이 있다. 바람소리도 커지고, 연비는 나빠지고, 최고속도에서도 약간의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멋은 있다.

가속 페달을 꾹 밟고 버티고 있으면 속도계는 시속 140km 정도까지 오른다. 힘겹다. 더 이상 속도를 내기는 쉽지 않다. 140km/h에서 힘겨운 싸움이 이어지다 내리막에서 160km/h까지 겨우 올라선다. 거기까지다. 파워는 끈기가 있지만 탄력은 떨어진다. 최고출력 163마력은 3,800rpm에서 나온다. 최대토크는 1,800rpm에서 40.8kg·m다.

오프로드에서 이 차의 맛은 살아난다. 노면충격을 적당히 흡수하며 강한 구동력을 발휘한다. 특이하게 자리잡은 부변속레버는 조작하기 편하다. 지렛대처럼 잡아당겨 원하는 위치에서 스톱하면 된다. 적당히 높은 지상고, 네 바퀴로 지면을 움켜잡으며 달리는 강한 구동력이 신뢰를 갖게 만든다. 오프로드에선 적당히 시끄러운 게 매력이다. 어차피 승차감을 기대하기 힘든 오프로드인 만큼 조금 거칠고 속도가 나지 않아도 힘있게 전진할 수 있으면 만족이다.

그래서 결론은, 온로드보다 오프로드에서 빛나는 차다.

▲경제성
체로키 2.8 CRDi의 판매가격은 4,490만원으로 휘발유엔진차보다 100만원 싸다. 연비는 9.5km/ℓ다. 배기량에 비해 좋다고 할 수는 없는 연비지만 가솔린보다 우수하고 연료값도 싸서 매력이 있다.

체로키는 대중성이 강한 미국산 SUV로 얼마만큼 시장에서 먹혀들 지는 모르겠으나 나름대로 강한 개성과 매력을 갖춘 차임은 분명해 보인다.

시승 / 오종훈 기자 ojh@autotimes.co.kr
사진 / 강경숙 기자 cindy@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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