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사람은 물론 자동차에게도 고통스러운 계절이다. 폭염과 수해뿐 아니라 피서길 장거리를 운행하는 동안 교통체증, 흙먼지, 소금기 등에 시달려야 하기 때문이다. 운전자들은 여행중 곤란을 겪지 않기 위해 휴가 출발 전에는 차를 점검하면서도 피서지에서 돌아온 뒤의 관리는 소홀하기 십상이다. 피서길 운행을 탈없이 마쳤어도 향후 "자동차 무병장수"를 위해선 사후관리가 더 중요하다. 운전자가 장거리여행에서 돌아오면 몸을 씻고 휴식을 취하듯 자동차도 문제가 생기기 전 관심을 갖고 손질해줘야 탈없이 오래 탈 수 있다.
[출발 전 점검]
▲냉각수·오일류
냉각수와 엔진오일, 변속기오일의 양과 상태를 점검하는 건 기본. 여기에서 그치지 말고 브레이크액과 클러치액도 점검해야 한다. 브레이크액과 클러치액은 양이 적정한 지 여부 외에 정비업체에 들러 수분함량을 측정한다. 브레이크액에 수분이 많으면 제동거리가 길어져 사고위험이 있다. 클러치액에 수분이 있으면 변속 때 차가 울컥거리는 현상이 나타난다. 브레이크액의 양이 정상보다 줄었다면 패드의 마모상태를 점검해 교환한다.
▲에어컨
바람이 적게 나오거나 나오지 않으면 엔진룸 내의 팬 모터 작동을 확인한다. 모터가 돌지 않으면 퓨즈가 끊어졌거나 배선에 문제가 있는 것. 통풍구에 먼지가 쌓여 통로가 막혔는 지도 점검한다. 바람은 정상인데 냉방이 되지 않는다면 에어컨 냉매가 부족하거나 에어컨 벨트가 늘어졌기 때문이다. 모두 정상이라면 "냉온 조절기" 케이블이 제대로 작동하는 지 본다. 에어컨의 냉매 점검은 시동을 건 상태에서 라디에이터 근처 에어컨 파이프에 있는 리시버 드라이어 속의 기포 상태를 체크한다. 작은 물방울이 많으면 냉매가 부족한 상태다. 에어컨에서 냄새가 나면 곰팡이 제거제 등을 뿌려준다.
▲앞유리 와이퍼
낡은 고무 블레이드는 교환하고 충분한 양의 워셔액을 갖춰 놓는다. 와이퍼 암에 볼트가 느슨한 지도 살펴서 단단하게 조인다. 와이퍼가 작동하지 않으면 먼저 퓨즈의 단선 여부를 확인하고, 퓨즈가 정상이면 와이퍼 배선을 점검한다. 빗길 주행 때 난처한 경우를 당하지 않으려면 와이퍼를 반드시 점검한다.
▲타이어
타이어의 마모도와 공기압을 확인한다. 이 때 스페어 타이어도 함께 점검한다. 타이어 교환시기는 홈 깊이가 약 1.6mm 정도 남았을 때다. 운전자들은 타이어 옆면에 표시된 세모표시(▲)가 닳아 있으면 교환시기가 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램프류
모든 라이트와 전구를 검사해 타버린 전구는 교체하고 렌즈의 먼지도 청소한다. 이 때 렌즈가 긁히지 않도록 주의한다. 브레이크 및 후진램프는 혼자서 확인할 수 없으므로 건물벽에 비춰보거나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 점검한다.
▲배터리
배터리 몸체의 단자와 케이블 연결선으로부터 녹을 긁어내고 표면을 깨끗이 청소하며 연결선들을 다시 조여준다. 배터리액의 양과 상태도 점검한다. 배터리를 손볼 때는 녹 침전물과 산에 접촉하는 걸 피해야 하므로 보호경과 고무장갑을 착용하는 게 안전하다.
▲벨트류
외부에 보이는 벨트를 눈으로 확인해 벨트 안쪽에 잔금이 있으면 교환한다. 벨트의 장력은 손가락으로 눌러 점검하되 팽팽하면 정상이다. 교환 후에도 장력검사를 하는 게 좋다. 타이밍벨트의 정기점검은 매 4만km, 정상 교환주기는 매 8만km 정도다.
▲비상용품
비상 퓨즈와 전구류, 응급처치 상자와 손전등을 준비한다. 만일의 사고나 고장에 대비해 흰색 스프레이, 카메라, 삼각대도 갖춘다. 차 고장이나 비상상황에선 휴대폰이 큰 도움이 되므로 휴대폰 충전기나 여분의 배터리도 챙긴다.
[돌아온 후 점검]
▲세차
바닷가에 다녀왔다면 차에 묻은 염분을 씻어내야 한다. 소금기는 차체와 철제부품을 빨리 녹슬게 하므로 하체 구석구석까지 씻을 수 있는 세차장에서 닦는 게 좋다. 산으로 여행했다면 새똥이나 날벌레 등이 붙어 있는 지 신경쓴다. 이 것들은 강한 산성물질이어서 도장 변색이나 부식 등의 원인이 된다. 타이어의 휠 안쪽과 휠 하우스, 라디에이터, 각 이음새 등도 꼼꼼히 닦아내야 한다.
각종 장비와 음식물로 냄새가 배고 모래가 들어 있는 실내와 트렁크도 청소해야 한다. 타이어에 돌이나 나무껍질 등이 박혀 있다면 드라이버로 빼낸다. 비포장길을 많이 달린 차라면 휠 얼라인먼트와 타이어 공기압을 맞추는 것도 잊지 않는다.
손수 세차 때는 물을 충분히 뿌려 차체에 붙어 있는 모래먼지 등이 쉽게 떨어지도록 한 뒤 지붕부터 물을 흘리면서 스폰지나 부드러운 헝겁으로 닦아낸다. 또 날씨가 화창하고 바람이 부는 날에 도어와 트렁크를 열어 통풍시키고 말려준다. 실내는 매트를 벗겨 차바닥의 습기를 완전히 제거한다.
▲오일류·배터리
뜨거운 여름날 장거리를 뛴 차는 오일이 조금씩 샐 수 있고 오일에 기포가 생겨 양이 줄거나 농도가 묽어지기도 한다. 엔진오일이나 브레이크액은 교환시기가 멀었더라도 체크한 후 이상이 있다면 보충하거나 교환해준다. 먼지가 많은 길을 달렸을 경우 에어클리너를 청소하거나 교환한다.
배터리는 케이스와 터미널이 비포장길에서 흔들려 헐거워지지 않았는 지 살펴 꽉 조인다. 헐거운 채 운행하면 배터리가 흔들려 케이스나 극판이 손상될 수 있고 전해액이 흘러나와 코드의 접속을 나쁘게 하거나 주변 금속을 부식시킬 수 있다.
▲하체와 연결부위
주행중 잡음이 들리고 진동이 크다면 각 부위 완충고무를 점검한다. 완충고무는 보디와 각 부품의 연결부위에서 진동과 충격을 흡수한다. 수명이 긴 부품이지만 비포장길이나 충돌사고 뒤 변형되는 수가 있다. 운전대를 한 쪽으로 끝까지 돌린 다음 바퀴 안을 들여다보면 드라이브 샤프트와 일체로 된 고무덮개의 파손 여부를 알 수 있다. 연결부위 볼트도 점검한다. 산악지역이나 비포장길에서 운행했다면 볼트가 다소 풀릴 수 있다. 완충고무나 볼트 점검은 운전자가 직접 하기 힘들므로 정비업소에서 차를 리프트로 올려 정비사의 도움을 받는 게 좋다.
▲브레이크
장거리 운전 뒤에는 브레이크 패드와 라이닝, 브레이크 액을 점검한다. 뜨거운 노면 위에서 브레이크 페달을 자주 밟으면 패드와 라이닝이 가열돼 페이드 현상을 일으킨다. 이 상태에선 급제동을 해도 제동거리가 길어지므로 사고위험에 닥칠 수도 있다.
▲수해 피해차
침수 상태로 방치해뒀다면 엔진이나 변속기에 물이 스며들어 심각한 손상을 입었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엔진오일이나 변속기오일 등의 오염 여부를 확인하고 정비업소에 들러 정밀하게 점검해야 한다. 자동차보험(자차보험)에 가입한 경우 주차중 침수사고, 홍수와 태풍으로 인해 차가 휩쓸려 파손된 사고, 홍수지역을 지나던 중 물이 넘쳐 파손된 사고 등은 보험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또 이 같은 경우 보험가입자의 무과실로 인정돼 보험료가 할증되지 않는다.
이 밖에도 휴가 출발 전보다 냉각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면 호스 연결부위나 라디에이터 등 누수부위를 확인한다. 여행중 엔진이 오버히트를 일으켜 시냇물 등을 냉각수로 임시 사용했다면 냉각수를 다시 갈아준다. 먼지와 흙에 손상돼 앞유리가 깨끗이 닦이지 않는 와이퍼 블레이드는 새 것으로 바꾼다.
김기호 기자
khk@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