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자동차과학자를 미리 보면서

입력 2005년08월07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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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국내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낸 전시회가 하나 열렸다. 관람객만 100만명이 넘었고, 전시회를 구경온 사람들로 평일과 휴일을 가리지 않고 전시장은 북적댔다. 바로 서울모터쇼였다. 모터쇼를 찾은 사람들을 보면 어린이들이 적지 않았다. 부모님을 졸라 자동차를 보겠다며 경북 영주에서 온 이모(12) 군은 집에서 새벽 2시에 출발했다며 즐거워했다. 당시 그 얘기를 들으며 어린이들의 자동차에 대한 관심은 생각보다 훨씬 강렬하고, 뜨겁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오토타임즈가 "오토 사이언스 캠프"를 기획하게 된 건 바로 자동차에 대한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충족시켜주자는 데서 출발했다. 모터쇼에 가봐야 구경하는 게 전부이고, 고작 포스터 몇 장으로 화색이 도는 어린이들이 결국 국내 자동차산업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서도 초등학생에 초점을 맞춘 이유는 무엇보다 이들이 바로 "씨앗"이어서다. 게다가 중고교생과 달리 초등학생은 자동차에 관심이 있어도 직접 경험할 기회가 거의 없다는 점이 배경이 됐다. 실제 캠프기간중 휴식시간에 자동차관련 사이트를 찾아 멋진 자동차를 구경하는 아이들을 접하며 지금까지 어른들이 어린이들의 자동차 호기심에 너무 무관심했던 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우리나라 자동차산업 규모는 세계 6위다. 이제껏 열심히 노력해 온 결과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남들이 만들어 놓은 것을 따라 왔기에 가능했다. 일본차를 베끼며, 또는 선진업체가 개발한 기술을 들여와 조립하며 발전해 온 셈이다. 그래서 지금도 한국을 대표하는 독자적인 신기술을 꼽으라면 언뜻 떠오르지 않는다. 단지 한국차의 강점은 여전히 가격 대비 품질이 좋다는 것뿐이다. 품질이나 기술이 월등히 뛰어난 게 아니라 가격에 비해 그렇다는 의미다.

그러나 언제까지 가격경쟁력만으로 시장에서 현재의 지위를 이어거나 높일 수는 없다. 인건비와 재료비는 매년 큰 비율로 상승하고, 그 동안 강점으로 부각됐던 가격경쟁력은 중국의 등장으로 위기에 놓이게 됐다. 결과적으로 치열한 자동차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조금씩 뺏기고 있는 셈이다. 이런 이유로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도 이제 독자적인 신기술, 또는 남들이 생각지도 못하는 기술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업계는 그럼에도 이를 위한 기초를 만드는 데 투자를 하지 않는다. 대표적인 예가 자동차관련 교육이다.

현재 국내 자동차관련 교육은 대학을 중심으로 이뤄져 있다. 전문대학은 정비기술교육 위주이며, 고등학교도 전문대학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이들에 대한 자동차 기술교육은 일부 지원이 된다. 자동차회사도 이들에게는 여러 지원책을 제시, 브랜드 이미지 구축의 일환으로 삼고 있다. 물론 1차적인 의의는 교육투자지만 여기에는 이들이 직접적인 자동차 구매자라는 점도 일부 작용하고 있다. 이왕 교육에 투자하는 만큼 생색도 나고, 실질적인 판매도 함께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셈이다.

초등학교의 경우는 다르다. 어린이들은 직접적인 구매자도 아니고, 그렇다고 4~5년 뒤 고객이 되지도 못한다. 그래서 초등학생은 늘 자동차관련 교육에서 소외돼 왔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모터쇼장을 찾는 아이들은 상당히 많다. 이 중에는 자동차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자랑하는 꿈나무가 적지 않다. 오토 사이언스 캠프는 바로 이 같은 어린이들을 위해 마련했다.

당초 교육부와 오토타임즈는 캠프 참가자들이 자라서 자동차과학자가 되고 싶다는 목표의식만 가져도 "성공"이라는 예상을 했다. 하지만 캠프가 열리던 날 이 같은 예상은 여지없이 무너졌다. 이미 자동차과학자를 꿈으로 갖고 캠프를 찾아 온 어린이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일부 어린이는 겉모습만 보고 차 이름을 척척 맞출 정도로 자동차에 관한 지식을 자랑했다.

오토타임즈는 내년에도 오토 사이언스 캠프를 계획하고 있다. 1회 캠프를 마친 지금, 한국 자동차산업의 발전을 위해 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높은 아이들의 호기심 충족은 이제 의무가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우리만의 독자적인 신기술과 신소재를 개발할 수 있는 그리고 세계인이 인정하는 좋은 차를 만들 수 있는 훌륭한 자동차과학자가 나오는 날까지 이 같은 시도는 계속될 것이다.

끝으로 제1회 대한민국 오토 사이언스 캠프를 함께 준비한 교육인적자원부 관계자들과 캠프기간 내내 자리를 지키신 박봉상 교장선생님, 박문수 교감선생님 그리고 현직 초등학교 지도교사님들께 감사를 드린다. 아울러 캠프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게 도와주신 참가자들과 학부모들께도 고개를 숙인다.





용인=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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