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광복절은 국산차메이커들에게 부끄러운 날이 될 수도 있다
오는 15일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BAT GT레이스가 개최된다. 올시즌 레이스의 분위기와 흐름을 보면 킥스렉서스팀의 황진우가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고 있다. 따라서 공교롭게도 이번 광복절에 렉서스가 우승하면 국산차메이커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 지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
현재 GT1 클래스에는 성우인디고팀의 현대 투스카니 2대, 오일뱅크팀의 투스카니 2대와 킥스렉서스팀의 렉서스 IS200 1대, 펠롭스팀의 혼다 S2000 1대, S-모터스팀의 로터스 엘리제 1대 등 총 5개 팀에서 7대의 GT 머신이 참가중이다. 그러나 성우인디고의 부진, 오일뱅크의 팀 스폰서로 인한 내부 문제, 펠롭스와 S-모터스의 차량 미완성 등으로 확실한 우승 1순위는 IS200이다. 그 것도 자동차메이커가 본격적인 스폰서로 나선 유일한 팀의 차다.
그 동안은 렉서스가 우승해도 국산차메이커들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엔 좀 다르다. 경기가 마침 광복절에 열리고, 이 날 일본차가 국산 스포츠카를 손쉽게 무너뜨리는 광경을 보면 국산차메이커들은 어떤 생각을 할 지 그리고 외국기업들, 그 것도 일본기업에 평정당하는 국내 모터스포츠 현실을 바라보는 관람객들의 심정은 어떨지 궁금하다.
현재 국산차메이커들과 기업들은 WRC, ETCC 등 세계적인 자동차 경주에 스폰서로 혹은 직접 참가하고 있으나 정작 국내 모터스포츠에는 눈길을 주지 않는다. BAT GT 레이스는 분명이 국내에서 가장 큰 경기다. 여기에 스폰서로 참가하고 있는 국산차메이커와 기업들은 없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투자비용에 비해 홍보와 마케팅효과가 미미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별로 설득력이 없는 변명으로 들린다. 입장은 렉서스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다만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자동차메이커들 간 전쟁에서 국산차메이커들은 자기네 마당에서의 한 판 승부를 외면한 듯 하다. 경쟁에서 뒤지기보다 아예 참여하지 않고 현재에 만족하자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 어쩌면 국내에선 차가 잘 팔리니 굳이 이런 투자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한 건 아닐까.
외국 자동차메이커들은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각종 모터스포츠에 참가하고 있다. F1, WRC, 챔프카, 각종 GT 레이스 등에 벤츠, BMW, 포드, 재규어, 푸조, 미쓰비시, 토요타, 폭스바겐, 혼다 등 많은 메이커들이 돈을 쓴다. 이들은 기술력 개발은 물론 다양한 제품의 실전 테스트장으로 모터스포츠를 이용하고 있다. 물론 여기에서 얻어진 노하우는 자동차 개발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자동차 판매에 좋은 결과로 나타난다.
반면 국산차메이커들은 포장술에 급급한 상술에 의존한다. 그 것도 애국심에 의지하고 있다. 국내에서 1%의 판매시장도 갖고 있지 못한 렉서스와 국내 70% 정도의 점유율을 자랑하는 모 메이커 간 모터스포츠 경쟁에서 국산차메이커는 완패를 당하고 있다. 렉서스는 은근히 국산차메이커들과의 경쟁을 바라고 있으나 여기에 대응할 국산차메이커는 한동안 나타날 수 없을 것이다.
한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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