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입력 2005년09월30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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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등산 봉정사 일주문.
안동시 서후면 태장리에 자리잡은 봉정사는 1999년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이 다녀간 절로 그 명성이 널리 알려졌지만 사실 오래 전부터 그 곳은 아담하면서도 격조있고, 소박하면서도 기품있는 절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던 절이었다.



학생시절의 총기가 아직 남아 있는 이들은 역사시간에 배운,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이 그 곳에 있다는 걸 기억해내기도 하고, 영화를 좋아하는 이들은 영화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동승> 등의 무대였다는 사실도 기억한다.



1989년 로카르노 국제영화제에서 그랑프리 황금표범상을 수상하고, 한국영화의 수준을 한 단계 높여 놓았다는 극찬을 받았던 영화 <달마가...(배용균 감독>는 늙고, 젊고, 어린 승려 3인의 구도적 삶을 담고 있는데, 빼어난 영상미가 한국미의 재발견이라 할 만하다. 그런데 사실 <달마가... >의 무대가 된 곳은 엄밀히 말하면 봉정사가 아니라 봉정사에 딸린 암자인 영선암이다. 봉정사 극락전과 200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영선암은 지은 지 300년이 넘는 건물이다.

가파른 계단 위쪽에 위엄을 갖춘 봉정사 문루.


봉정사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일주문을 지나 오르막길을 조금 오르면 훌쩍 큰 키의 참나무숲에 둘러싸인 절이 모습을 드러낸다. 청정하고, 단아하고, 호젓한 분위기가 정감어린 모습으로 다가온다. 잡초들이 듬성듬성 비집고 나온 돌계단을 오르면 낡은 문루나 위엄을 갖춘 만세루를 지나 대웅전과 마주하게 된다. 오래된 단청이 남루하거나 우중충하게 느껴지지 않고 은근한 연륜으로 다가오는 건 절집 전체를 감싸고 있는 격조있는 분위기 때문이리라.



천등산 남쪽 기슭에 자리잡은 봉정사는 672년(문무왕 12년)에 의상이 창건한 절이다. 봉정사 창건과 관련해 두 가지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우리나라 목조 건물 중 가장 오래된 극락전. 국보 제15호.
부석사를 창건한 의상이 도력으로 종이 봉(鳳)을 만들어 날렸는데 이 봉이 앉은 곳에 절을 짓게 됐다. 그 곳이 바로 이 곳이고, 절 이름을 봉정사라 했다는 전설이다. 창건 후 의상은 이 절에다 화엄강당을 짓고 신림 등의 제자들에게 전법했다고 전해진다.



또 일설에는 의상이 화엄 기도를 드리기 위해 이 산에 오르니 선녀가 나타나 횃불을 밝혔고, 청마가 앞길을 인도해 지금의 대웅전 자리에 앉았기 때문에 산 이름을 천등산이라 하고, 청마가 앉은 걸 기념하기 위해 절 이름을 봉정사라 했다 한다.



한 때 참선도량으로 이름을 떨쳤을 적에는 부속 암자가 9개나 됐다고 하는데 6.25 때 인민군이 머무르면서 사찰에 있던 경전과 사지 등을 모두 태워 그 역사를 자세히 알 수는 없다.

만세루에 오르면 천등산의 산세가 한눈에 들어온다.


현재 봉정사에는 부석사 무량수전과 함께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로 알려진 국보 제15호 극락전을 비롯해 보물 제55호인 대웅전, 448호인 화엄강당, 449호인 고금당 등의 지정문화재와 무량해회, 만세루, 우화루, 요사채 등 21동의 건물이 있다. 특히 극락전은 다른 건축물이 중국의 건축양식을 빈 것과 달리 신라의 건축양식을 간직하고 있는 점이 눈길을 끈다.



*볼거리

9월30일부터 10월10일까지 안동 국제탈춤페스티벌이 열리는 기간동안 봉정사에서는 등축제가 있다. 탈춤페스티벌에는 외국 10여개 팀이 가세한 탈춤마당과 차전놀이, 놋다리밟기, 대동놀이, 향음주례 등 30여가지 행사가 펼쳐진다. 도산서원에서는 도산별시가 벌어지며 하회마을에선 선유줄불놀이와 탈춤공연도 볼 수 있다. 축제기간 동안 가설되는 장터마당에서는 안동의 소문난 전통음식을 맛볼 수 있다. 헛제사밥, 간고등어정식, 안동국시, 찜닭, 식혜 등을 놓치지 말고 맛보길. 054-851-6393.

봉정사를 떠나며...


*가는 요령

중앙고속도로 서안동 인터체인지에서 나와 국도 34번을 타고 안동시내 방향으로 들어오면 서후면 입구인 송야교 4거리다. 좌회전해 지방도 924번을 타고 7.2km 들어가면 태장리 3거리. 이 곳에서 좌회전해 2.7km 가면 봉정사 주차장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동서울터미널에서 풍산 경유 안동행 직행버스를 이용하거나 중앙선 안동역에 하차한다. 현지 교통은 안동초등학교 앞에서 봉정사까지 가는 시내버스가 있다. 40분 정도 소요.

봉정사 가는 길에 만날 수 있는 아름다운 풍경들.


이준애(여행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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