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수한 외모, 무난한 성능 뉴SM3

입력 2005년10월01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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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위를 우아하게 헤엄쳐 다니는 백조는 사실 물 밑으로 엄청나게 발길질을 하고 있다. 빠지지 않기 위해서다. 옆에서 보기에 마냥 멋있는 자동차지만 그 차가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백조의 발놀림은 저리가라할 정도로 치열한 노력으로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

그 치열한 시장에 속속 새 모델이 입장하고 있다.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등장하는 선수들은 매일, 매달 성적표를 받아들며 생존의 줄타기를 하게 된다. 르노삼성자동차가 내놓은 새 얼굴 SM3. 최고급 사양을 갖춘 SM3 LE16을 타고 이 차의 가능성을 가늠해 본다.

▲디자인
수려한 외모에 능력까지 갖춘 사람을 보면 동성이든 이성이든 매력을 느낀다. 실력이 있지만 외모가 떨어지거나, 외모는 뛰어난데 능력이 조금 떨어지는 사람은 친근하게 느껴지지만 신뢰는 조금 덜하다. 자동차도 따지고 보면 비슷하다. 디자인과 성능이 뛰어나면 두 말이 필요없다. 그러나 그 게 똑같은 대상을 두고 보는 눈이 제각각이라 좋고 나쁨, 혹은 좋아하고 싫어함의 판단이 서로 다르다. 거기에 더해 비슷한 덩치의 다른 차와 비교하기를 시작하면 말 한 마디 하기가 조심스러워진다.

뉴SM3를 만나는 순간 첫 느낌은 ‘괜찮은 디자인’이었다. 준중형급에 걸맞는 야무진 모습이다. 비례를 잘 맞춘 디자인은 어느 방향에서 봐도 균형잡힌 몸매를 자랑한다. 긴장감있게 흐르는 지붕선이 멋있다. 범퍼에도 살짝 선이 살아 있어 눈길을 끈다. 거기까지다. 크지 않은 차들이 쉽게 빠질 수 있는 과도한 장식을 피했다. 디자이너의 욕구가 적절한 선에서 잘 절제됐다. 눈에 거슬리는 게 없다. 적어도 겉모습은 그랬다. 방향지시등은 안개등과 한 몸을 이뤘고 헤드 램프는 할로겐 타입이다.

문을 열어 실내로 들어가는데 우드그레인의 색감이 영 어정쩡하다. 자꾸 눈에 거슬린다. 서로 다른 실내 컬러가 서로 어울리며 조화를 이루는 게 아니라 기름에 물 부은 듯 따로 논다. 아쉽다. 하지만 역시 그 뿐. 기능적으로 문제될 건 아니다. 도어록 버튼과 변속기의 홀드 모드인 스노 버튼을 센터페시아 상단에 배치한 것은 나름대로 특이하다.

공간은 넉넉하다고 할 수 없다. 준중형에서 공간의 넉넉함을 바라는 건 한국적인 정서이기는 하지만 무리다. 앞좌석은 공간부족을 알 수 없고, 뒷좌석에 앉아서야 조금의 불편을 느낀다. 그러나 그게 무슨 불편이랴. 게다가 1년에 뒷좌석에 사람 태울 일이 몇 번이나 있을까 생각해보면 대수롭지 않다.

인테리어, 익스테리어 모두 훌륭하지만 똘똘하고 야무진 익스테리어가 한 수 위다. 외모는 갖췄으니 이제 실력을 볼 차례다.

▲성능
SM3는 3, 5, 7로 라인업을 갖춘 르노삼성의 엔트리카다. 엔트리카라고는 하지만 소형이 아닌 준중형이다. 르노삼성의 라인업은 소·중·대로 나뉘는 기본 라인업이 아니다. 준중형, 중형, 준대형으로 구성되는 반올림 라인업이다. 조금이라도 큰 걸 좋아하는 한국적인 정서를 잘 반영한다. 준중형이니 준대형이니하는 애매모호한 구분도 따지고 보면 한국적 정서에서 나온 결과다. 어쨌든, 르노삼성의 막둥이 SM3에 올랐다. 족보를 굳이 따진다면 SM3는 닛산 ‘실피’에 뿌리를 두고 있다.

공회전 상태로 가속 페달을 밟아보니 엔진 배기량을 감출 수는 없다. 조금 얇은 음색이다. 시트는 꽉 조이는 맛 대신 느슨하고 여유있다. 물론 안전띠마저 느슨한 건 아니다. 시야는 넓다.

1.6ℓ 엔진은 107마력. CVTC 가변밸브 타이밍 엔진이다. 흡기밸브를 최적으로 제어해 중·저속에 강하다는 게 메이커측의 설명이다. 최고출력은 6,000rpm에서 나오고, 최대토크 14.9kg·m는 4,000rpm에서 얻어진다. 일반적으로 달리는 속도에서는 모자람이 없다. 힘도 그렇고 실내의 쾌적성도 그렇다. 소음 역시 마찬가지. 메이커의 설명대로 중·저속에서 최적의 성능을 보인다.

이 차를 타고 고속주행에 나서려면 담력을 갖춰야 한다. 속도가 오를 때까지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지 않는 담력이다. 시속 130~140km를 넘기며 달릴 때 가속력은 빠르게 증가하지 않는다. 더딘 가속력을 인내하면서 차의 속도를 충분히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차 사이를 헤집으며 달려야 한다. 그래야 차의 속도를 떨어뜨리지 않고 가속할 수 있다. 그나마 180km/h 부근이 한계로 보인다. 이 부근에서 가속력은 현저히 떨어진다. 마치 하늘로 던진 돌이 정점에 이르는 느낌을 이 속도구간에서 맛볼 수 있다.

고속에서는 실내 역시 조용하다고 할 수 없다. 엔진소리도 소리지만 차를 가르는 바람소리가 커 운전대를 잡은 운전자의 긴장감을 높인다.

코너에서 차를 잡아돌렸다. 타이어가 비명을 지르며 미끄러졌다. 의외로 불안하지 않았다. 살짝 밀리지만 차가 작아 운전자가 충분히 컨트롤할 수 있을 정도다. 빨리 달리는 데서 오는 스포티한 맛은 조금 떨어지지만 코너를 재미있게 공략하는 맛은 있다. 차의 흔들림이 커도 서스펜션이 균형을 잘 잡아주는 덕이다.

GPS 모니터는 작지만 유용하다. 핸드폰과 연결해 네이트 드라이브를 이용하면 훨씬 편하고 다양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MP3 플레이어를 별도로 제공한다. 삼성 ‘옙’ 브랜드로 꽤 인기있는 제품이다. 차에 연결해 듣다가, 휴대용으로도 듣고, 차에 있을 때나 없을 때나 상황에 따라 항상 휴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다소 번거롭기도 하다.

▲경제성
뉴SM3는 1.5ℓ(PE)와 1.6ℓ(SE16/ XE16/ LE16)로 라인업이 갖춰졌다. 판매가격은 1,000만~1,466만원이다. 경쟁모델에 비해 조금 비싸다. SM5 이후 그래왔듯이 가격보다는 품질, 고급화로 승부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가격이다. 이를 테면 이런 거다. 일반부품은 3년 6만km, 엔진과 동력계통은 5년 10만km를 보증하는 데서 ‘가격보다 품질’을 강조하는 뜻을 읽게 된다. 표면부식 3년, 관통부식 5년을 보증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품질에 관한 자신감을 깔고 있다.

조금 비싸도 품질이 만족스러우면 소비자는 기꺼이 지갑을 연다. 싸고 품질이 좋은 게 최상이다. 비싸도 품질이 좋거나, 싸고 품질이 조금 떨어지는 게 그 다음이라면 최악은 비싼데 품질은 엉망인 것이다. 과연 소비자들이 어떤 판단을 내릴 지 시장을 주목할 차례다.

시승 / 오종훈 기자 ojh@autotimes.co.kr
사진 / 권윤경 기자 kwo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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