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파이 파산 신청

입력 2005년10월09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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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대 자동차부품업체인 델파이가 8일(현지 시간)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 높은 임금과 시장점유율 추락으로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 자동차업계 전반에 큰 파장이 예상된다. 모회사였던 GM의 지원과 근로자 임금의 대폭 삭감을 주장해 온 델파이의 파산보호 신청은 미국 자동차산업 역사상 최대 규모로 공장 패쇄와 대규모 해고라는 후폭풍을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로버트 밀러 델파이 회장 겸 최고경영자는 파산보호를 신청한 뒤 가능한한 빠른 시일 내에 구조조정을 단행, 2007년 중반까지 회생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조조정 전문가로 지난 7월 취임한 밀러 회장은 그 동안 GM 및 미국자동차노조(UAW)와의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파산보호법이 개정되는 오는 17일 이전 파산을 신청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경고해 왔었다.

델파이측은 분사 당시 GM과의 합의에 따라 UAW 소속 근로자들에게 GM의 임금 수준인 시간 당 27달러를 지급하고, 퇴직한 근로자 4,000명에게도 매년 4억달러를 들여 임금과 기타 혜택을 부여해야만 했던 점이 회사의 어려움을 자초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델파이측은 금주초 UAW측에 시간 당 임금을 10~12달러로 50% 이상 삭감하는 한편, 의료보험 혜택과 휴가기일도 줄이자고 주장했으나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GM은 분사 당시 델파이가 오는 2007년 중순 이전에 파산할 경우 델파이 은퇴자들의 의료 및 연금 혜택을 책임지기로 합의해 델파이 파산신청의 여파는 GM에까지 미치게 된다. 이에 대해 GM측은 자동차부품산업의 구조조정을 위해 델파이, 법원, 노조와 협력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이번 파산신청이 향후 부품공급의 어려움을 야기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UAW 집행부는 그러나 성명을 내고 "우리는 또 한 번 시간급 근로자와 엔지니어, 지원인력 및 중간 매니저들에게는 희생을 요구하면서 자신들을 돌보는 데 급급한 사람들의 혐오스런 장면을 보고 있다"고 비난했다.

델파이측 파산신청 법정대리인인 존 버틀러는 "현재의 퇴직혜택 수준은 견딜 수 없는 것이며, 결국 회사를 무너뜨릴 것"이라면서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연금혜택 축소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국 내 13개 주에 31개의 공장을 갖고 있고, 세계에 18만5,000명의 직원을 채용하고 있는 델파이는 이미 파산보호를 신청한 타워오토모티브 등 다른 부품업체와 마찬가지로 철강 및 기타 원자재 가격의 상승과 미국 내 생산감소로 어려움을 겪어 왔다. 델파이는 1999년 GM에서 분사된 이후 순익을 내기 위해 안간힘을 썼으나 지난해 48억달러의 손실을 본 데 이어 올 상반기에도 7억5,000만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포천지가 선정한 올해 미국내 500대 기업 중 63위에 오른 델파이의 자산은 171억달러, 부채는 222억달러에 달한다.




오종훈 기자 ojh@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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