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오일 머니"로 러시아인들의 지갑이 두둑해 지면서 현대자동차와 도요타, 포드, 벤츠 등 전세계 자동차 업체들이 러시아 시장 장악을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3년전만 해도 갑부들은 고급차를 사고, 가난한 사람들은 현대차를 살 돈이 없어 판매가 지지부진했으나 최근 러시아인들이 "오일 머니"를 벌어들이면서 판매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지난 8월 현대차의 판매는 총 8천994대로 2002년 1월의 91대에 비해 거의 100배가 늘어났고, 이런 추세라면 올해 안에 러시아 진출 이후 10만대 판매 기록을 세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 지난 2001년부터 러시아에서 엑센트와 쏘나타를 조립, 판매하기 시작한 현대자동차는 올들어 8월까지 115%의 성장세를 기록하며 일본의 도요타 자동차를 제치고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에 맞서 도요타 자동차는 오는 2007년까지 1억4천만 달러를 투입, 상트 페테르부르크에 일본 최초의 자동차 제조공장을 지어 매년 5만대의 캠리 승용차를 생산할 예정이다. 현대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는 도요타의 러시아내 자동차 판매는 올들어 8개월간 53% 증가, 올해 판매가 6만5천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및 유럽 자동차 업체들도 러시아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역시 상트 페테르부르크 교외에 공장을 갖고 있는 포드 자동차는 현재 대기 리스트가 6개월이나 밀려 있는 포커스 승용차의 생산을 매년 6만대로 2배 늘릴 예정이다.
메르세데스 벤츠와 포크스바겐 등 독일 업체들 역시 내년에 조립공장을 지을 예정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이 신문은 이어 "러시아는 중국이나 인도 처럼 큰 잠재력을 갖고 있는 폭발적 시장"이라는 현대차 관계자의 말을 전하면서 아시아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러시아가 향후 수십년간 세계 최대의 시장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올들어 8개월간 러시아의 수입차 판매량은 총 34만8천459대로 1년전에 비해 64%나 급증했으며, 올해 총 자동차 판매량은 180만대를 돌파해 폴란드, 터키와 함께 유럽의 3대 급성장 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차의 판매비중은 올해말 약 3분의 1에 달해 지난 2000년의 5%에 비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 자동차 업계는 특히 러시아인들의 월수입이 "오일 머니"를 벌어들이면서 2000년의 79 달러에서 2004년엔 244 달러로 오른데 이어 올해는 11%, 내년엔 12%가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러시아내 자동차 판매의 가장 큰 약점은 도로상태가 좋지 않다는 점이다. 러시아내의 포장도로는 총 50만1천 마일에 불과, 미국의 260만 마일에 크게 미치지 못하지만 역시 "오일 머니"를 벌어들이면서 도로건설 예산을 크게 늘리고 있어 호전될 것이라는게 자동차 업체들의 기대다.
러시안들이 선호하는 10대 외국차 가운데 4종은 일본, 3종은 한국차이며, 1종은 프랑스, 그리고 나머지 2종은 포드와 시보레 등 미국차라고 뉴욕타임스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