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에서 더욱 빛을 발할 그랜드체로키 디젤

입력 2005년10월16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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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V는 거친 게 매력이었다. 그러나 더 이상은 아니다. 갈수록 얌전해지는 추세다. 요즘 나오는 SUV들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그 면면에서 대자연의 품 안에서 거친 이미지를 뿜어내는 ‘터프가이’의 모습은 좀처럼 찾기 힘들다. 오죽하면 ‘세단이 울고 가는 SUV"까지 나왔겠는가. ‘짚’도 이런 추세에서 예외는 아닌 듯 하다. 랭글러는 서부시대의 총잡이들이 타도 어울릴 것같은 모습이지만 뉴 그랜드체로키와 체로키는 도시의 딩크족이나 여피족들에 더 어울릴 모습이다.

뉴 그랜드체로키에 디젤 모델이 드디어 선보였다. 깔끔한 모습에 디젤엔진을 얹어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그 차를 만났다.

▲디자인
짚은 세련돼 가고 있다. 그랜드체로키가 그렇고, 체로키 역시 예외는 아니다. 터프함, 혹은 촌티를 벗어내고 세련된 모습으로 도시의 소비자들에 눈을 맞추고 있다. 청바지에 운동화 차림으로 타도 좋겠지만 그랜드체로키에는 말끔한 정장이나 캐주얼 정장 정도의 차림이 더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황야를 거칠게 떠돌던 짚이 옷을 갈아입고 도시에 나타났다고 해야 할까. 어쨌든 짚을 보고 있으면 이런저런 단상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디젤엔진을 얹으면서 달라진 건 없다. 차 뒷부분의 CRDi 표시 정도다. 그러나 볼 때마다 새롭다는 느낌이 드는 건 뉴 체로키의 변한 모습이 익숙하지 않은 탓이다.

실내는 짜임새있고 더욱 기능적으로 변했다. 페달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건 키 작은 사람들에겐 아주 요긴한 기능이다. 뒷좌석에 열선이 있는 것도 그렇고, 뒷좌석을 위한 컵홀더도 눈길을 끈다. 2열 시트를 누여 풀플랫 상태를 만드는 건 새로울 게 없지만 레버만 잡아당기면 누구나 쉽게 그렇게 할 수 있게 만든 건 칭찬받을 일이다. 많은 기능이 있음에도 조작하기 쉽지 않은 차들은 사랑받기 힘들다. 소비자들의 짜증을 돋우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차에서는 그런 일은 없겠다. 모든 게 편하고 쉽다. 4륜구동의 ‘로’ 모드도 버튼 하나 누르면 해결된다.

변속 레버는 게이트 방식에 팁트로닉을 결합했다. 개인적으로는 그냥 게이트 방식만이어도 충분하지 않을까 싶지만 이런 방식을 좋아할 사람들이 더 많다. 편해서다.

▲성능
정신없이 운전하다 보니 몸이 조이는 기분이 든다. 안전띠가 다른 차들보다 조금 더 몸을 조이는 탓이다. 불편을 느낄 정도는 아니고, 사람에 따라서는 오히려 신뢰감을 가질 수도 있겠다.

차에는 오프로드 겸용 타이어가 달려 있다. 트레드 패턴이 온로드용보다 조금 거칠게 튀어나온 타이어다. 오프로드에선 훨씬 좋은 구동력을 확보할 수 있으나 온로드에서는 타이어 트레드 패턴 때문에 소음이 생기고 승차감도 떨어진다. 그러나 예상했던 것보다 타이어 소음은 크지 않았다. 80~100km/h의 속도에서 편안함을 느낄 정도의 승차감이다. 오프로드 겸용 타이어를 장착한 SUV인데 승용차 못지 않은 편안함을 제공하는 건 평가해줘야 한다.

하나 더 있다. 게다가 이 차에는 디젤엔진이 올라가 있지 않은가. 엔진은 V6가이 세로로 놓였고, ㄷ자 형태의 스트럿바가 장착됐다. 최고출력 218마력에 최대토크는 52.0kg·m다. 힘은 충분했다. 어떤 속도에서도 탄력을 잃지 않았고 힘있는 가속이 가능한 건 힘에 여유가 있어서다. 가솔린엔진이어도 속도가 높아갈수록 가속응답은 늦어지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그랜드체로키 디젤은 150km/h의 고속에서도 탄력이 살아 있었다. 디젤답지 않다.

운전석이 높아 코너들 돌아나갈 때나 운전대를 조금 심하게 조작할 때 운전자가 느끼는 심리적 부담감은 상대적으로 크다. 이 때문에 과감한 드라이빙 조작을 주저하게 된다. 좋은 일이다. 하지만 꼭 필요할 때엔 조금 심하게 차를 움직여도 괜찮을 듯 하다. 상시 4륜구동 시스템인 콰드라 드라이브Ⅱ와 엔진 힘을 노면상황에 따라 분배해 좌우 바퀴를 미끄러지지 않게 해주는 전자식 차동제한장치(ELSD) 등이 차의 자세를 제어해준다. 그렇지만 절대 안전을 보장해주는 건 아니다. 어디까지나 보조장치다. 차와 탑승객의 안전을 확실히 보장하는 건 운전자의 안전운전뿐이다.

풀타임 4륜구동은 이제 험로주행보다는 안정적인 달리기에 더 의미가 있다. 물론 오프로드에 올라서면 그 성능을 200% 이상 발휘하겠지만 어디 그럴 일이 흔한가. SUV를 타는 그 많은 사람들 중 1년에 한 번이라도 오프로드 주행을 제대로 해보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 그런 의미에서 변속기 옆에 붙어있는 4WD의 "로" 모드 변속버튼의 의미는 줄어들 수 밖에 없다.

▲경제성
디젤의 경제성은 이 차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다. 그랜드체로키에는 디젤엔진 외에도 4.7ℓ, 5.7ℓ 휘발유엔진이 있다. 엄청난 식욕을 자랑하는 엔진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식욕 왕성한 차를 부담스러워하는 게 사실이다. 따라서 요즘 시대에는 역시 디젤이 적합하단 생각을 떨칠 수 없다. 기름 값이 사상 최고가를 하루가 다르게 경신하는 시대가 아닌가. 기름값 싸다는 미국에서조차 기름 넣고 도망가는 이들이 생겨날 지경이다. 이 차의 연비는 9.5km/ℓ로 2등급에 해당한다.

판매가격은 5,790만원.

시승/ 오종훈 기자 ojh@autotimes.co.kr
사진 / 권윤경 기자 kwo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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