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으로 불똥 튄 미국 자동차산업 위기

입력 2005년10월21일 00시00분
트위터로 보내기카카오톡 네이버 밴드 공유
(서울=연합뉴스) 미국 정치권이 위기에 빠진 자국 자동차 산업을 구하기 위해 본격 개입할 조짐이다.

미 자동차업계 로비 조직인 자동차무역정책위원회(ATPC)가 북미시장에서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는 일본과 한국을 견제하기 위해 "환율 조작" 문제를 점검하라고 요구한데 이어 이번에는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민주.뉴욕주)이 조지 부시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 자동차업계 위기타개 "정상회담"을 열라고 촉구했다.

클린턴 의원은 20일 기자들에게 편지 내용을 공개하면서 "미국 자동차업계가 의료복지 부담에서부터 외국의 경쟁 강화 등"으로 심각한 위기에 빠졌다면서 정부-의회-업계가 두루 참여하는 정상회담을 개최토록 제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세계 최대 자동차부품업체인 미국의 델파이가 지난 8일 경영난을 이기지 못해 끝내 파산보호를 신청했음을 상기시키면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클린턴 의원의 촉구는 심각한 경영난으로 델파이처럼 파산보호를 신청할지 모른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는 세계 최대 자동차업체 제너럴 모터스(GM)가 3.4분기에 16억3천만달러의 적자를 내 4분기 연속 적자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이번주 발표한데 뒤이은 것이다. 또 미국 2위 자동차 메이커인 포드도 20일 지난 2년여 만에 처음으로 분기 적자를 내 3.4분기에 손실이 2억8천400만달러에 달했다고 밝힌 것과 때를 같이했다.

포드의 윌리엄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분기 손실을 밝히면서 북미시장에서 "심각한 라인 폐쇄와 이에 따른 감원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포드는 내년 1월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한다.

이런 상황에서 막강한 미자동차노조(UAW)는 20일 GM 경영진이 제의한 복지혜택 감축안을 수용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GM은 연간 10억달러의 의료비 지출을 절감하는 한편 32만1천명에 달하는 퇴직자 및 그 가족의 의료보조충당금 150억달러를 절감하는 효과를 보게됐다. GM에 이어 포드와 크라이슬러도 UAW와 유사한 협상을 가질 움직임이다.

GM의 릭 왜고너 CEO도 19일 노조와 "고통 분담" 차원에서 자신의 올해 보수를 50% 줄이겠다고 밝혔다. 왜고너는 지난 2003년 연봉과 보너스로 모두 850만달러를 받은데 이어 지난해에는 480만달러로 줄었다. 그는 그러나 GM의 자회사인 델파이가 파산보호를 신청한데 이어 GM도 같은 운명이 될지 모른다는 소문에 대해서는 "그런 방안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일축했다.

GM과 포드의 분기적자 발표는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이미 GM은 "투기등급"으로, 포드는 "투기직전등급"으로 각각 하향조정한 이들의 신용등급을 더 내릴 수 있음을 강력히 시사한 가운데 나왔다.

북미시장의 자동차 판매가 미국과 일본.한국간에 명암이 확연히 엇갈린 점도 미 정치권을 자극하고 있다. 지난 9월 기준으로 GM과 포드는 전년동기비 24%와 19% 감소한데 반해 도요타, 혼다 및 닛산은 16.4-10.3% 증가를 기록했다. 현대차도 이 기간에 9.1% 증가를 이룬 것으로 집계됐다. GM과 포드 등 미국 업체들은 특히 하절기 직원판매가 특판 직후라서 판매 감소가 상대적으로 두드러진 점도 있다. 그러나 북미시장의 전반적인 침체가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향후 일본과 한국 메이커도 마냥 안심할 수만 없다는 어두운 전망이 닛산차 CEO의 입에서 나왔다.

카를로스 곤 CEO는 20일 도쿄 모터쇼에 참석해 닛산의 북미시장 판매가 이달들어 첫 2주간 22% 감소로 반전됐다면서 "북미시장의 장기 전망이 "그저그런" 상황이라는 점을 알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일본 자동차업계가 북미시장에서 운영 수익의 74%를 뽑아내고 있음을 상기시켰다. 닛산은 9월중 북미시장 판매가 16.4% 증가했다.

도요타는 미 정치권이 자국 자동차업계 살리기에 본격 착수하는 것이 시간문제라고 보고 이미 로비를 대폭 강화한 상태다. 도요타는 올상반기 워싱턴 사무소를 대폭 강화하기 시작해 현재 35명인 인원을 두배로 늘리기로 했다. 특히 미 의회에 등록된 자사 로비스트도 지금의 두배인 12명으로 늘리면서 통상.안전 및 환경 전문가 확충에 주력했다.

클린턴 의원이 부시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에 고유가 및 의료복지부담 가중과 함께 "외국 메이커의 경쟁력 강화"를 원인으로 언급하고 있음은 향후 미국이 일본과 한국에 대한 자동차 통상 압력을 더욱 강화할 것임을 예고한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무통장입금 정보입력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