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스마 강한 쌍용의 기대주 액티언

입력 2005년10월31일 00시00분
트위터로 보내기카카오톡 네이버 밴드 공유
쌍용자동차의 대표선수들이 전격 교체됐다. 무쏘를 카이런으로 바꿨고, 10월엔 코란도 후속 액티언을 투입했다. 쌍용의 대표모델 2종이 차례로 물갈이된 셈이다.

가을 햇살을 듬뿍 받으며 태어난 액티언은 파격적인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한국 SUV 명가 쌍용의 체면을 세워야 한다는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난 차다. 한 발 먼저 시장에 투입된 카이런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 분투하고 있으나 실적이 기대만큼 따라주지는 않는 듯하다. 액티언의 책임이 더욱 막중해지는 이유다.

▲디자인
샤프하다. 작지 않은 덩치지만 날렵하다. 선의 흐름에 기교가 넘치고 면 처리도 예술이다. 예술작품을 보는 듯하다. 정면에서 이 차를 마주하면 눈을 치켜뜨고 노려보는 듯해 주눅이 든다. ‘음매 기죽어’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다.

장르의 파괴와 크로스오버는 흐름이라고 따로 말할 것도 없을 만큼 당연한 추세다. 그런 면에서 스포츠 유틸리티 쿠페(SUC)라고 이 차를 말하는 이도 있다. 옆으로 보면 이 말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A필러를 지나 루프에서 트렁크로 떨어지는 라인이 딱 쿠페의 그 것이다. 모터쇼에서 컨셉트카를 보는 기분이 든다. 디자인이 강렬한 인상을 주는 데다 컬러마저 원색적이기 때문이다. 세상의 다른 어떤 차들과도 확 달라 보이는 강한 카리스마가 살아 있는 디자인이다. 강한 디자인이 주는 거부감은 크게 줄었다. 그런 면에서 카이런의 디자인보다 진일보했다고 평할 수 있겠다.

액티언은 차창이 크고 넓다. 운전석에 앉으면 창밖 풍경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숄더라인을 낮게 해 차창 면적을 크게 배려한 덕이다. SUV여서 시트 포인트가 높은데다 시야까지 좋아 운전자의 마음이 편안하고 차분해진다.

인테리어 소재는 고급스러워 보이진 않는다. 검정 계열의 플라스틱을 사용해 차분한 느낌을 주기는 한다.

리모컨과 이모빌라이저 기능이 있는 키는 키홀더에 꽂혀 있는 동안 충전된다. 키에 있는 버튼을 누르는 질감이 조금 더 부드러우면 좋겠다.

트렁크를 여는 순간 당황했다. 트렁크 바닥 높이가 허리 높이였기 때문이다. 최근 타본 차들 중 트렁크 바닥이 이 만큼 높았던 차가 있었나 싶을 정도였다. 175cm인 기자가 걸터 앉으려해도 껑충 뛰어올라야 한다. 그러나 2열 시트를 접으면 트렁크 바닥과 완전히 평평하게 돼 활용성은 높다. 아마도 이를 위해 바닥을 조금 무리하게 높이지 않았나 싶다. 스페어 타이어 위치도 높다. 차의 무게 배분을 생각하면 조금만 낮추는 게 어떨까 싶다.

▲성능
디젤엔진임을 숨길 만큼 조용하거나 순발력이 있지는 않다. 커먼레일에 터보차저가 더해진 엔진은 4,000rpm에서 145마력을 낸다. 최대토크는 31.6kg·m인데 1,800rpm부터 2,750rpm까지 고르게 나온다. 고속보다는 중·저속에 좀 더 중점을 둔 세팅이다. 그렇다고 고속에 약할 것으로 판단하면 오산이다. 시속 140km를 거뜬히 넘기고 160km 이상으로도 달릴 수 있다.

시속 140km를 넘어서자 바람소리가 엔진소리를 덮어버린다. 차의 단면적이 넓어 바람의 저항을 피할 수는 없겠으나 공기의 흐름을 좀더 부드럽게 유도하면 바람소리는 더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 이상의 속도를 낼 수 없었던 건 파워 때문이 아니라 복잡한 도로 때문이다. 물론 복잡한 도로에서도 짧은 구간에서 급격히 속도를 올릴 수 있는 차들이 있지만 액티언은 적어도 그런 차는 아니다. 순간적으로 치고 달리는 순발력은 가솔린엔진에 못미치지만 은근과 끈기로 뿜어내는 디젤엔진 특유의 토크감은 중·저속에서 빛을 발한다. 도심주행은 물론 고속도로에서도 액티언은 모든 속도영역에서 부담없이 달렸다. 운전자가 원하는 만큼, 때론 반 박자 호흡을 가다듬는 여유를 보이며 도로를 누볐다.

액티언은 프레임 방식이다. 코란도, 무쏘에서 적용되던 프레임 방식은 특히 전통적인 쌍용 마니아들이 크게 신뢰한다. ‘모노코크니 뭐니 해도 SUV는 역시 프레임’이라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물론 쌍용 마니아들은 또 전통적인 오프로드 지향의 SUV를 추구하지만 액티언은 오프로드보다는 도심지향의 세련된 멋을 풍기는 차라는 데서 약간의 격차가 벌어지기는 한다. 하지만 커지는 SUV시장에 비해 오프로드 지향의 SUV 입지는 날로 좁아지는 게 사실인 만큼 많이 팔려면 오프로드를 고집하면 안된다. 어디서든 잘 달리는 차를 만들어야 하는 것.

도심지향이라고는 하지만 오프로드에서도 만만치 않은 성능을 보인다. 광택이 번쩍이고 깨끗한 새 차여서 오프로드에서 세게 달리기를 주저할 뿐 맘먹고 달리면 기존 코란도 이상의 성능을 보인다. 2~3년쯤 후 적당히 상처도 입고 거칠어지면, 그래서 산전수전 다 겪은 모습이 되면 부담없이 오프로드를 달리며 마니아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차다.

주행모드를 4륜구동에 넣고 흙길을 달렸다. 거칠게 전해지는 노면 진동이 묘한 자극을 준다. 네 바퀴가 미끄러운 길을 행여 놓칠세라 꼭 붙들고 잘 달렸다. 타이어를 오프로드용으로 선택한다면 굳이 코란도의 퇴장을 아쉬워할 필요는 없겠단 생각이 든다.

변속기는 동력전달쇼크가 생긴다. 중립에서 D를 넣고 가속 페달을 살짝 밟으면 동력이 전달되는 순간 ‘툭’ 치고 나가는 충격이 있다. 후진에서는 그 충격이 조금 더 크다. 일단 동력이 이어지면 그 다음의 변속쇼크는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부드럽게 시프트 업 다운이 이뤄진다.

▲경제성
시승차는 4WD지만 4륜구동 기능을 생략한 2WD 모델도 있다. 어느 쪽을 택할 지는 소비자의 생각과 주머니 사정에 달렸다. 2WD는 값도 싸고 무게도 가벼워 연비가 좋다. 경제성에서 앞선다. 4WD는 험로나 빗길에서의 주행안정성이 탁월하다.

액티언의 가격대는 CX5 2WD 수동변속기가 가장 저렴한 1,714만원에 팔린다. 최고급 모델은 2,580만원의 액티언 하이퍼로 4WD에 자동변속기, ESP BAS HDC, 커튼 에어백 등이 달려 있다. 선루프는 45만원, DVD 시스템은 186만원, 3D 내비게이션은 319만원을 더 주고 달아야 한다. 옵션을 풀로 장착하면 3,000만원을 훌쩍 넘는 가격이 된다.

연비는 2등급으로 좋은 편이다. 4WD 4단 자동변속기는 11.7km/ℓ다. 2WD 5단 수동변속기는 13.1km/ℓ. 워낙에 차 무게가 있어 동급의 휘발유엔진에 비해 좋다고는 할 수 없는 연비지만 디젤이라는 경제적인 메리트는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시승 / 오종훈 기자 ojh@autotimes.co.kr
사진 / 권윤경 기자 kwon@autotimes.co.kr



무통장입금 정보입력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