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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천대 내 전망대에서 바라본 전경. |
얼마 전 예기치 않은 참사로 큰 슬픔을 겪었던 경북 상주는 예부터 쌀, 누에고치, 곶감이 유명해 삼백(三白)의 고장으로 불렸다. 즉 흰 누에고치, 흰 쌀, 곶감의 하얀 가루 등을 삼백으로 일컫는다.
이 맘 때 상주를 찾아가면 낙동강 줄기에 물든 짙은 추색(秋色)을 맘껏 완상할 수 있다. 국내 최대의 곶감마을인 상주 남장리는 온통 주황빛 감이 백열등처럼 마을을 물들이고, 휘돌아가는 낙동강 물줄기를 바라볼 수 있는 경천대의 가을 풍경은 가슴 저 밑바닥부터 차곡차곡 감동을 채워준다.
유장한 낙동강 본류가 관통하는 상주는 특히 산과 강의 빼어난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1,300리 낙동강 장류 중 가장 경관이 빼어난 경천대는 스스로 하늘이 내렸다고 해 자천대(自天臺)라고도 하는데 이 곳에 올라 굽어보는 낙동강 푸른 물줄기가 장관이다. 하늘로 우뚝 솟아오른 절벽, 우거진 송림 사이로 펼쳐지는 푸른 강줄기와 금빛 모래사장은 한 폭의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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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망대로 오르는 오솔길. 소나무가 빽빽히 도열한 운치있는 길이다. |
경천대에는 임진왜란 때 명장 정기룡 장군이 젊었을 때 이 곳에서 용마와 더불어 수련을 쌓았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그 때 장군이 바위를 파서 만들었다는 말 먹이통이 남아 있다. 또 병자호란 때 소현세자와 봉림대군이 청나라 심양으로 잡혀갈 때 함께 따라가 고생했던 우담 채득기 선생이 후일 은거했다는 무우정이 있다.
여유있는 걸음이라면 전망대도 빼놓을 수 없다. 소나무가 빽빽히 도열한 오솔길을 따라 전망대에 오르면 멀리 가물가물 내려오는 낙동강 줄기와 사벌면 일대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옛날에는 이 곳 경천대와 도남서원을 중심으로 해 낙동강을 오르내리면서 시인묵객들이 선상 시회를 가졌다고 한다. 몇 해 전 이 곳에 드라마 촬영장이 들어서면서 단체 관광객의 발걸음도 부쩍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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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전거박물관에 전시된 목제 자전거. |
이 밖에 경천대 내에는 수영장을 비롯한 어린이놀이공원과 인공폭포, 나비관찰장, 토끼관찰장, 야영장까지 있어 가족이 함께 피크닉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경천대 입구에서 언덕을 넘어 강가로 나가면 그 길가에 식당, 매점 등이 이어진다.
경천대를 중심으로 인근 약 4km에 사벌왕릉. 충의사, 도남서원 등이 자리하고 있다. 사벌면 화달리에 위치한 사벌왕릉은 옛날 이 일대를 지배하던 부족국가 사벌국의 왕릉이라 전해진다. 능 아래에 사벌국 왕릉사적비와 사벌국 왕 신도비가 있다. 바로 근처에 화달리 3층석탑(보물 제117호)도 있다. 통일신라시대 탑으로 알려진 화달리3층석탑(보물 제117호)은 오랜 풍우에도 마모된 흔적이 크게 없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준다.
"육지의 이순신"이라 불리는 임진왜란 때의 명장 정기룡 장군의 유적지인 충의사는 사벌면 금혼리에 있다. 충의사는 장군의 시호인 "충의"를 따서 붙은 이름인데, 유물전시관에는 보물 제683호로 지정된 유물이 많이 전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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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주시 사벌면 화달리에 위치한 사벌왕릉 부근의 3층석탑. |
정기룡 장군은 임진왜란 초기에 조경 장군 휘하로 전투에 참가해 여러 곳에서 승리, 상주 가판관(假判官-교지를 받기 전 책임있는 자가 임시로 임명하는 판관직)을 거쳐 판관, 목사를 지내고 삼도통제사 겸 경상우도수군절도사를 지내다 통영 진중에서 61세로 별세한 뒤 유언에 따라 이 곳 상주에 돌아와 묻혔다. 장군의 묘소는 이 곳에서 동남쪽으로 800m 떨어진 곳에 신도비 등과 함께 지방문화재 기념물 제13호로 지정돼 있다.
*상주의 명물
상주는 곶감으로 유명하다. 늦가을이면 온 동리가 빨갛게 물든다. 단풍 때문이 아니라 건조장에 내걸린 곶감들 때문이다. 이 곶감과 함께 상주의 또 다른 명물은 자전거다. 상주시내에 들어서면 자전거 전용도로가 다른 어떤 도시보다 잘 마련돼 있다. 남녀노소 모두가 이동할 때는 항상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 곶감마을로 유명한 남장리 마을 입구에 자전거 박물관이 있다. 자전거 역사를 볼 수 있고 국내외에서 생산된 여러 종류의 자전거들이 전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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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주 남장리는 국내 최대의 곶감마을이다. |
*가는 요령
시원하게 뚫린 중부내륙고속도로를 이용해 상주 인터체인지에서 나와 25번 국도를 타고 시내로 들어간다. 혹은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김천 인터체인지에서 빠진 후 3번 국도를 타고 상주시내로 들어간다.
이준애(여행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