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자동차란?

입력 2005년11월30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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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외신에 ‘세계 자동차업계에 프리미엄 바람이 불고 있다’는 제목으로 프리미엄의 자격요건에 대해 다룬 기사가 나와 눈길을 끌었다. 어지간한 자동차업체들이 자사 모델들에 대해 “성능과 고급스러움을 겸비했다”고 자랑하는 마당에 이 기사가 시사하는 바는 컸다. 그 기사에서 꼽은 ‘프리미엄’의 요건은 5가지로 다음과 같다.

우선 브랜드 이미지와 그에 걸맞는 가격이다. 일반적으로 프리미엄 모델은 양산 브랜드 제품보다 가격이 15% 비싸다. 다음은 중고차로 되팔 때의 높은 잔존가치, 고객들의 충성도, 전형적으로 다양한 차를 갖고 있는 오래된 고객들이다.

이런 점을 모두 갖춰야 프리미엄 브랜드로 불릴 수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왜 많은 자동차업체들이 프리미엄 브랜드가 되기를 원하고, 또 일부 양산 브랜드 중에서 프리미엄 모델을 만드는 업체들이 늘어나는 것일까. 아마도 그 원인은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세계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업체 간 인수·합병이 한창이던 지난 90년대 중반만 해도 세계 자동차업계에선 5개의 거대 업체만 살아남을 것이란 전망이 유력했다. 규모의 경제를 갖추지 않고는 생존할 수 없다는 전제에서 나온 예측이었던 만큼 소기업을 인수하고 합병해 덩치를 키우는 대기업들이 많았다. 당시만 해도 기술력은 있으나 소규모 생산업체인 BMW, 혼다의 종말이 심심찮게 거론되기도 했다.

그러나 요즘 나타나는 양상은 정반대다. 오히려 세계 최대 자동차업체 1, 2위였던 GM, 포드가 신용평가회사들로부터 정크본드 수준으로 평가되는 등 대규모 양산 브랜드들의 위기가 현실화됐다. 반면 기술력을 갖췄거나, 프리미엄으로 대접받은 브랜드들은 성장을 거듭했다. 이들 브랜드는 더 나아가 저가의 양산 브랜드들에게 양적으로 밀렸던 약점마저 개선하고 있다. BMW의 경우 프리미엄 브랜드임에도 지난해 106만대의 차를 팔아 세계 자동차시장 점유율 2% 정도를 차지했다.

결국 품질이나 성능, 기술이 뒤따르지 못하는 대규모 생산은 모래성에 불과하다는 걸 알 수 있다. 기초를 탄탄히 다지지 않으면 소비자의 외면을 받는다는 것. 소비자의 기호가 점차 까다로워지는 상황에선 더욱 그렇다. 더구나 덩치가 큰 브랜드들은 소비자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데 매우 더디고, 그 같은 움직임은 시장이 원하는 제품을 제 때 내놓지 못하는 악순환을 불러온다.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다소 비싸지만 시장이 원하는 제품을 바로 내놓는다는 점이 성장배경이 됐다. 이들 업체는 보통 높은 가격과 마진에 신경쓴다. BMW, 포르쉐, 아우디 등은 최근 대규모 제조업체보다 오히려 이익이 좋은 편이다. 이런 점이 모든 브랜드들로 하여금 프리미엄 브랜드를 꿈꾸게 만드는 이유다.

몇 년 전부터는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중저가의 양산차를 만들어 시장을 넓히고 있는 것. 벤츠 A클래스와 벤츠의 경차 브랜드인 스마트, BMW 미니, 아우디의 A1 등이 그 주인공들이다. 반대로 대규모 대중차 브랜드가 프리미엄의 땅으로 옮겨 오는 경우도 있다. 폭스바겐 투아렉과 페이톤이 그렇다. 두 종류의 자동차들 역시 성공의 관건은 고객의 요구를 얼마나 잘 수용하고 있느냐에 달렸다.

국내 수입차시장은 BMW, 렉서스, 벤츠, 아우디가 판매 1~4위를 형성하고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로 불리는 이들 업체가 시장의 3분의 2를 장악하고 있다. 적어도 국내에서는 대중차 브랜드와 프리미엄 브랜드 간에 판매실적에서 역전현상이 나타난 셈이다. 그 이유로는 몇 가지를 들 수 있다. 국산차의 수준이 높아 어지간한 수입차 브랜드는 경쟁력이 떨어지거나, 아직도 자동차가 신분의 상징으로 여겨져 남들이 비싸다고 인정하는 차를 타야만 하거나, 그 것도 아니면 정말 이들 차가 좋아서다. 그 중 어떤 걸까.

이런 현상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이나 동남아, 중동지역에선 일반적이다. 이들 지역의 공통점은 체면을 중시한다는 것. 그래서 차도 고급차를 타야 면이 선다고 한다. 결국 국내에서 프리미엄 브랜드의 차가 인기를 끄는 건 남들 눈을 의식해서라는 게 맞는 답같다. 앞으로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성장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강호영 기자 ssyang@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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