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일본에서 도난당한 고급승용차를 국내로 밀반입해 팔아온 일당 22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경찰청 외사과는 8일 일본의 도난차량 62대를 수입판매한 혐의(장물취득 등)로 위조담당 임모(38)씨 등 3명을 구속하고 수입책 박모(54)씨 등 5명에 대해 구속영장 신청했다. 또, 수출책 김모(35)씨 등 5명을 수배하고 판매책 이모(34)씨 등 9명을 불구속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금년 4월부터 일본내 현지 차량절도단이 훔친 벤츠 61대와 포르쉐 1대를 확보한 뒤 한국에서 위조한 차대번호와 부품을 국제소포로 받아 부착, 혼슈 요코하마항에서 선박편으로 인천항으로 들여왔다. 인천항에서는 관세사무실 직원 김모(30)씨가 수입신고서 등 통관서류를 위조해 정상차량으로 둔갑시켜 반입했고 판매책 이씨 등은 인터넷 중고차 판매사이트 등을 통해 국내에 유통시켰다.
조사결과 김씨 등은 시가 1억5천만원 상당의 벤츠를 5천만원에 구입해 국내에서 1억1천만∼1억2천만원에 판매하는 수법으로 30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또 통관서류의 자동차 연식(年式)을 조작해 1대당 관세 500만∼1천만원을 감면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절도범들은 차주인이 시동을 켜놓은 채 잠시 자리를 비웠거나 주차장, 카센터, 음식점에 세워둔 차량을 훔쳤으며 이들 차량은 열쇠 복제가 불가능해 국내에서 팔릴 때 열쇠가 한 개밖에 없는 게 특징이라고 경찰이 전했다.
수사 관계자는 "벤츠는 차대번호 위조가 다른 외제 승용차보다 쉬워 집중적으로 범행대상이 된 것 같다. 벤츠 회사에 차량도난이 신고되기 때문에 구입자는 추가로 열쇠를 받거나 수리를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도난 벤츠는 가수 K씨, 변호사 남모(40)씨, 정모(38)씨 등 의사 2명, 다수의 개인 사업가들에게 판매됐고 구입자들은 "시가보다 2천∼3천만원이나 저렴해 샀을 뿐, 도난차량인 줄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경찰은 도난차량을 되가져 갈 방법을 찾고 있으나 국내법상 훔친 차량인 줄 모르고 샀으면 구입자를 보호하는 법조항(민법249조)이 있기 때문에 차를 빼앗길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일본경찰과 공조해 이들의 여죄를 수사하는 한편 해외에서 훔친 차량으로 의심되는 또 다른 외제승용차 270여대의 목록을 작성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