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사트가 새로 태어났다. 훨씬 날렵한 자세로 우리 앞에 섰다. 파사트는 폭스바겐의 중형 세단으로 이번이 6세대 모델이다.
파사트가 처음 세상에 선보인 건 무려 32년 전이다. 파사트는 오랜 시간 사람들에게 사랑받은 흔치 않은 모델 중 하나다. 무난한 세단에서 고급 세단으로 이미지 변신이 이번 변화의 키 포인트다. 디자인부터 편의장치 성능에 이르기까지 이전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고 보면 될 듯하다.
▲디자인
파사트는 강렬한 모습이다. 이전에 비해 인상이 강해졌다. 앞에서 보면 특히 그렇다. 크롬도금이 들어간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 램프 등이 예사롭지 않다. 옆에서 보면 앞으로 쏠린 자세다. 100m 단거리 경주 선수가 출발선에 선 듯, 신호만 울리면 금방이라도 튀어나갈 듯 하다. 힘이 느껴진다.
파사트는 커졌다. 길어졌고, 넓어졌고, 높아졌다. 당연히 실내공간은 전보다 여유롭다. 살펴볼수록 예전의 파사트가 아니다. 개성이 훨씬 강해졌다.
중형이라고는 하지만 고급 세단에 적용되는 사양들이 많다. 작은 페이톤으로 불러도 되겠다. 생김새도 그렇고, 편의장치들도 그렇고, 페이톤과 파사트는 통한다.
인테리어의 고급스러움은 최고 수준이다. 페이톤의 동생답게 품격있는 디자인에 고급 소재를 썼다. 손에 와닿는 촉감이 그런 고급스러움을 증명한다. 실내의 좌우를 가르는 센터터널은 높다. 독립된 공간이라는 느낌은 좋지만 뒷좌석 가운데 자리는 다리를 쫙 벌리고 앉아야 하는 어중간함이 있다. 대시보드에서 도어패널을 지나 뒷도어로 이어지는 라인은 아름답다. 일관성이 있고 예술적이다. 도어 내부공간을 이용해 우산꽂이를 만들어 놓은 것도 새롭다. 무늬목은 대시보드에만 T자로 배치했다.
엔진룸에는 폭스바겐이 자랑하는 FSI 엔진이 가로로 놓였다. 무게 배분을 위해 살짝 조수석쪽으로 치우쳤다.
▲성능
"푸시 앤 고". 키를 돌려 시동을 거는 게 아니라 열쇠를 몸에 지닌 채, 혹은 차에 둔 채 버튼을 누르면 시동이 걸린다.
이 차에는 폭스바겐이 자랑하는 2.0 FSI 엔진이 올라가 있다. 국내에는 2.0 TFSI 엔진이 추가된다. 두가지 버전이 팔리는 것이다.
2.0 FSI 엔진의 최고출력은 150마력이다. 메이커가 말하는 최고시속은 208km. 6단 자동변속기다.
앞바퀴의 스트럿 서스펜션은 알루미늄으로 만들었다. 차의 하체, 특히 타이어 주변과 스프링 아래의 무게를 줄이는 건 성능과 연비에 큰 영향을 준다. 서스펜션에 알루미늄을 적용하면 자체 무게가 줄어 연비를 높이고 충격도 잘 흡수할 수 있다.
엔진을 조용히 흔들어 깨워 도로로 나왔다. 단단하고 조용하다는 인상이 먼저 온다. 조근거리는 엔진소리는 자장가처럼 아득히 들린다. 브레이크는 오토홀드 기능이 있어 한 번 페달을 꾹 밟고 발을 떼도 제동이 걸려 있다. 일시 정지할 때는 물론 언덕길에서 쓰임새가 매우 좋다. 언덕길만 만나면 불안해지는 사람들에게 큰 힘이 된다. 오토홀드 상태에서 가속 페달을 밟으면 제동상태는 자동으로 풀린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가속감이 느껴지기까지 약간의 지체 시간이 있다. 그러나 일단 가속이 붙으면 짜릿할 만큼 속도가 빠르게 올라간다. 가속 페달 감각이 아주 좋다. 잘 달리는 차에 중요한 것, 브레이크 역시 만족스럽다. 기대보다 조금 더 강한 힘으로 차를 세운다. 그래서 더 믿음이 간다.
파사트는 탈수록 몸과 일체감을 이뤘다. 차와 몸이 함께 달리는 기분은 운전자에게 묘한 느낌을 준다. 고속으로 질주하는 흥분 상태에서도 차에 대한 신뢰는 사라지지 않는다.
▲경제성
시승차의 연비는 10.9km/ℓ로 3등급에 해당한다. 중형차가 ℓ당 10km를 넘기는 수준이면 무난하다고 할 수 있다.
파사트 FSI는 선택품목에 따라 컴포트, 프리미엄 중 선택할 수 있다. 컴포트가 3,790만원, 프리미엄은 3,990만원이다. TSI 엔진에 터보가 더해진 TFSI는 4,450만원. 폭스바겐이 한국시장 공략에 꽤 공을 들이고 있음을 이 가격이 말해준다. 3,000만원대 수입차가 주목받는 가운데 파사트는 매우 경쟁력있는 모델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시승 / 오종훈 기자 ojh@autotimes.co.kr
사진 / 권윤경 기자 kwon@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