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가 "아세안+3" 회의를 계기로 동남아시장 공략에 본격 나선 가운데 약세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는 필리핀에서 한국차 알리기에 시동을 걸었다.
필리핀에선 2004년 총 8만8,074대의 자동차가 판매됐으며 올해는 총 9만5,000여대 판매가 예상된다. 시장규모가 큰 편은 아니지만 판매순위 1위에서 5위까지를 일본 자동차업체가 휩쓸고 있어 한국차의 인지도 제고가 쉽지 않은 곳으로 꼽혀 왔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는 노무현 대통령 방문을 계기로 현지에서 일고 있는 한류를 한국차 알리기로 연결한다는 전략 아래 노 대통령 방문기간중 대형 플래카드를 마닐라 주요 거리에 내거는 한편, 판매대리점마다 주요 차량을 옥외에 전시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실시하고 있다.
기아자동차 아태지역본부장 정진행 상무는 “필리핀 등 일본 자동차업계가 부동의 상위권을 지키고 있는 지역을 대상으로 한류를 연계한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한국차의 인지도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기아는 필리핀시장에서 지난해 2,152대를 판 데 이어 올해는 2,500여대를 팔 예정이다. 더 나아가 2006년에는 3,500대까지 판매실적을 늘려 시장점유율을 5%까지 높인 후 2010년까지 10%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기아는 또 연 200만대 규모로 매년 10% 이상 고성장하고 있는 동남아시장을 적극 공략해 올 연말까지 6만3,000대를 수출, 전년 대비 28.6%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또 내년에는 올해보다 27% 증가한 8만대를 수출할 계획이다.
한편, 현대는 15일 필리핀 마닐라호텔에서 이희범 산업자원부 장관, 권진호 국가안보보좌관, 라파엘 산토스 필리핀 국방차관, 크리스토리토 발라오잉 필리핀통합사관학교 총장, 최재국 현대자동차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필리핀 통합사관학교에 대형 버스 8대를 기증하는 협정식을 갖고 약정서를 전달했다. 이 날 행사는 노 대통령 동남아 순방일정에 맞춰 국내 각 기업들이 동남아국가 경제계와 경제협력 및 시장확대를 추진중인 가운데 현대가 일본메이커와의 경쟁이 치열한 현지 시장에서 기업이미지 제고와 브랜드 홍보에 나서기 위해 적극 호응함으로써 이뤄졌다.
이번에 기증된 현대의 45인승 버스는 300마력의 최신형 에어로 스페이스로 풀 에어컨 시스템과 우드그레인, 디럭스 매트 등이 장착된 고급형이다. 이 버스는 필리핀 인재양성의 요람인 통합사관학교에 기증돼 미래 필리핀 정예장교들의 교육 이동 시 수송용으로 쓰일 예정이다.
이 회사 최재국 사장은 인사말에서 "현대는 오늘 협정식을 통해 필리핀 국방의 주역인 사관생도들의 교육에 일익을 담당하게 돼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한국과 필리핀 양국의 우호증진과 경제협력 확대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는 최근 인도·중국·미국 등 주요 시장의 글로벌 생산체제를 갖춘 데 이어 이번 행사를 계기로 성장잠재력이 풍부한 동남아시장 개척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필리핀의 경우 인구 8,500만명과 연평균 10%의 자동차시장 성장세가 이뤄지고 있어 현대의 적극 공략대상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특히 현대는 이번 버스 기증을 통해 중고차를 주로 사용하는 현지 대형 버스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필리핀정부가 내년에 추진할 군용트럭 교체사업 참여 등 향후 현지 수요에 적극 대응할 예정이다.
현대는 2001년 필리핀에 진출, 올해 필리핀 현지 판매의 42%를 차지하는 클릭(현지명 겟츠)을 선두로 라비타, 투싼 등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올해 판매실적은 4,751대(점유율 5%)로 전년 대비 117% 증가했다.
권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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