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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단의 상징물인 철원 노동당사. |
우리나라 최북단에 있는 절은?
위도 상으로는 강원도 고성에 있는 건봉사이지만 민간인의 출입이 금지되는 민통선 가장 가까이 있는 절은 강원도 철원의 도피안사다.
도피안사(到彼岸寺). 그 곳에 가면 정말 피안의 세계에 이르게 될까. 그런 설렘으로 달리는 길목에는 고석정, 순담계곡, 직탕폭포 등 한탄강 주변의 여러 명소들이 줄을 잇는다. 또 드넓은 철원평야가 펼쳐지며 그 일대는 겨울철새 도래지로 유명하다. 11월말∼2월말이면 사진으로만 보던 두루미, 기러기, 독수리 등을 직접 관찰할 수 있다. 구철원역 주변에 하루 종일 있으면 이 곳으로 날아오는 대부분의 희귀조류를 볼 수 있다.
도피안사로 향하는 길목에는 우리 민족 분단의 상징인 노동당사를 비롯해 승일교, 철도중단역인 신탄리역 등도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볼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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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도 중단역인 신탄리역. |
폭격으로 다 무너져내린 노동당사는 철원에 남아 있는 분단의 흔적 가운데 전쟁의 참혹성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검게 그을린 벽에는 포탄과 총탄자국이 지금도 선명해 금방이라도 어디선가 총소리가 들려올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1946년 세워진 이 건물은 광복 후부터 6.25 전쟁이 일어나기 전까지 북한이 반공인사를 탄압하던 곳으로 악명높은 현장이다.
유유히 흐르는 한탄강과 더불어 한 때 철원의 명물이었던 승일교 또한 분단 역사를 말해주는 유산이다. 고석정 못미처에 위치한 승일교는 현재 교량이 노후해 통행이 금지됐고, 바로 옆에 새로 만든 철교인 한탄교가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이 다리는 6·25 전에는 북한측에서 공사를 시작했으나 6·25 때 국군의 북진에 따라 우리 공병대가 완공, 개통했다. 그래서 다리 이름을 당시 대통령이었던 이승만과 북한의 김일성 이름에서 각각 하나씩 따 승일교(承日橋)라 한다고 전해져 왔다.
그러나 관심을 가지고 자세히 보면 승일교 한쪽에 이와 다른 내용의 명문이 새겨진 걸 발견할 수 있다. ‘이 다리는 북괴가 강제 노력동원으로 절반 정도를 구축하고 남침했으며, 휴전 이후 우리가 완공한 것으로서 6·25 당시 이 곳 한탄강을 도강, 민족의 염원인 국토통일을 위해 북진하던 중 빛나는 전공을 세우고 장렬하게 전사한 고 박승일 연대장의 애국충정을 기리기 위해 제5군단장 이성가 장군이 1958년 12월3일 이 다리를 완공, 당시 연대장의 이름을 따서 승일교라 명명한 것이다….’
승일교를 건너 북쪽으로 계속 달리면 도피안사에 이른다. 학 저수지를 끼고 오르는 좁다란 진입로를 들어서면 해사한 낯빛의 도피안사가 얼굴을 내민다. 단아한 대적광전과 작은 요사채를 거느린 아담한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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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피안사 대적광전. |
통일신라 경문왕 5년(865년)에 도선국사가 높이 91㎝의 철불을 만들어 철원읍 율이리에 있는 안양사에 봉안하기 위해 여러 승려들과 함께 길을 떠났다. 무거운 철불을 운반하는 게 쉽지 않은 일이라 길목에서 잠시 쉬었다 가는 참이었는데 내려 놓은 불상이 온데간데 없이 사라진 게 아닌가. 그 부근 일대를 샅샅이 찾던 도선국사 일행은 현 위치에 불상이 안좌한 자세로 있는 걸 발견했다. 도선국사는 부처님의 뜻을 헤아리고 그 자리에 조그마한 암자를 짓고 불상을 모셨다. 그리고 철조불상이 영원한 안식처인 피안에 이르렀다 하여 절 이름을 도피안사로 정했다고 한다.
마음 갈 곳 잃은 이에게는 그야말로 피안의 장소인 도피안사 경내에는 국보 제63호인 철조비로사나불좌상과 보물 제223호인 높이 4.1m의 화강암으로 된 3층 석탑이 보존돼 있다.
▲가는 요령
서울에서 의정부-포천-운천-철원으로 이어지는 국도 43번을 탄다. 의정부역 앞에서 신철원까지 54km. 신철원 4거리에서 4.5km 더 가면 문혜리 3거리. 이 곳에서 좌회전해 1.1km 가면 지방도 483번과 만나는 4거리다. 여기서 좌회전해 1.9km 가면 승일교이고, 다리를 건너 1.1km 가면 고석정국민관광지입구다. 도피안사는 계속해 지방도 463번을 타고 8.7km 직진하다가 동송-대미간 도로와 만나는 3거리에서 우회전해 1km 가면 오른쪽으로 진입로가 나온다. 진입로에서 약 400m쯤 들어가면 도피안사 주차장이다.
이준애(여행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