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덩이가 섹시한 차 IS250

입력 2005년12월18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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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가 IS200을 IS250으로 교체했다. 7년만의 풀모델체인지다. 숫자만으로도 차가 업그레이드됐음을 알 수 있다.

IS는 렉서스 라인업에서 엔트리카다. 중후하고, 조용하고, 고급스러운 렉서스의 이미지에 컴팩트 스포츠 세단은 어울리지 않는다. 그러나 타박할 일도 아니다. 어차피 대·중·소, 쿠페·세단·MPV 등으로 이뤄지는 라인업을 구축해야 하는 건 종합 자동차메이커라면 당연한 일이다.

"프리미엄 스포츠 세단". 토요타가 말하는 이 차의 정체성이다. 렉서스라는 브랜드로 만들어지는 만큼 고급, 프리미엄, 럭셔리… 등의 수식어는 당연하다. 스포츠 세단. 잘 달리는, 달리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4도어 세단이라고 이해하면 되겠다. 실제 그런 지 시승을 통해 이 차를 맛봤다.

▲디자인
IS250의 엉덩이는 무척 섹시하다. 뒷타이어를 감싸며 도톰하게 부풀어오른 휠하우스 주변을 보며 드는 생각이다. 볼륨감있는 엉덩이를 보는 듯하다. 오며가며 슬쩍 만져보는 맛도 괜찮다. 엉뚱하다고 타박할 지 모르지만 기자가 보기엔 이 차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이다.

디자인은 군더더기없이 깔끔하다. 선을 적게 사용하고 장식을 피한 디자인은 일필휘지로 붓을 다루는 명필의 작품을 마주하는 듯하다. 단순명쾌하면서도 힘이 느껴지는 외관이다. 조금 과장해도 양해될 수 있는 게 스포츠 세단이지만 오히려 튀지 않는 단순함 속에서 더 큰 개성을 만난다. 하수의 의욕보다는 고수의 노련함이 묻어 있는 멋진 모습이다.

렉서스의 차세대 디자인 철학은 엘피네스(L-finesse)로 요약된다. 차의 주요 부분에 L을 형상화한 디자인을 적용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설명을 들으면 “아, 그렇구나!”하지만 무심코 차를 보면 이를 알아내기가 불가능하다. 무언가 단어를 만들기 위한 것일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지는 않다. 앞으로 렉서스의 디자인 트렌드로 자리잡아갈 핵심 키워드라고 할 지라도 대중적인 공감을 얻기에는 힘들고 어려운 말이다.

벨트라인은 조금 높다. 벨트라인을 높이면 차창은 좁아지고 도어의 철판 면적은 늘어난다. 차가 견고해 보이는 효과가 있는 대신 실내에서 느끼는 개방감은 손해를 봐야 한다. 계기판은 다이내믹하다. 수도 없이 많은 시승기를 써 왔으나 계기판에 다이내믹하다는 표현은 처음 쓴다. 그 만큼 계기판이 재미있고 특징적이다. 시동을 켜면 속도계 바늘이 끝까지 넘어갔다가 되돌아오면서 제자리를 찾아간다. 그 뿐 아니다. rpm이 레드존을 넘어가면 오렌지색 조명이 깜빡이고, 잠시 후 적색 램프가 깜빡인다. 시속 120km를 넘겨도 적색 빛을 낸다. 어느 차나 있는 밋밋하고 그저그런, 더 나을 것도 모자랄 것도 없는 계기판에 개성의 숨결을 불어 넣은 셈이다.

▲성능
버튼을 누르면 시동이 걸린다. 이 차에서는 열쇠를 쓸 일이 없다. 물론 비상시에는 키홀더 안에 숨겨진 열쇠를 꺼내 문을 열어야 하지만 그럴 일은 이 차를 타는 동안 한 번 있을까말까하지 않을까.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건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기분이 좋다. 첨단 자동차를 만난 기분이 든다. 물론 이 방식을 적용하는 차들이 꽤 있지만 여전히 드믄 방식임엔 분명하다.

시속 60km 정도의 비교적 낮은 속도에서 핸들링은 예민하다. 운전대를 움직이면 차가 금방 따라 움직인다. 속도를 높이면서 이런 예민함은 점차 무뎌진다. 물론 안전과 차의 안정성을 위해 당연한 일이다.

6단 팁트로닉 변속기는 게이트 방식을 함께 적용했다. 토요타는 패들 시프트라는 표현을 쓰지만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팁트로닉으로 표기한다. 변속기에 적용할 수 있는 모든 방식을 다 몰아 넣은 것. 4단 변속기라면 팁트로닉을 생략하고 게이트 방식으로도 충분하다. 그러나 5단도 아닌 6단 변속기를 게이트 방식으로 만들려면 복잡해진다. 때문에 R, N, D까지 게이트로 하고 시프트 업·다운은 팁트로닉으로 처리했다. 개인적으로는 게이트 방식을 선호한다. 합리적이고 보기도 좋은 데다 쓰기에도 편리해서다.

변속기를 수동 모드로 하고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아 속도를 높였다. 1단에서 이미 60km/h를 돌파한다. 2단에서 100km/h를 넘고, 3단이면 140km/h에 이른다. 4, 5, 6단에서의 최고속도는 일반도로에서 체크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의미도 없다. rpm이 레드존에 이르러도 강제변속은 일어나지 않는다. 운전자가 조작해야 변속된다. 이런 특성은 개인에 따라 좋고 나쁨이 갈릴 것이다.

흥미를 끄는 건 운전대에 붙은 변속버튼. 마치 전자오락을 하듯 운전대를 붙잡은 채 시프트 업·다운을 하는 손맛이 제법이다. 순간적인 변속이 가능해져 훨씬 액티브하게 차를 움직일 수 있다.

스포츠카의 미덕은 잘 달리는 것에 앞서 제대로 멈추는 데에 있다. 제대로 서지 못하는 차는 아무리 잘 달려도 사고뭉치라는 소리밖에 듣지 못한다. 그런 면에서 이 차의 브레이크는 만족할 만한 성능을 보였다. 조금 과하다 싶을 정도로 브레이크 반응이 민감하고 정확했다.

▲경제성
연비는 11.4km/ℓ다. V6 2.5ℓ 직분사 엔진으로 최고출력 207마력에 달하는 고성능 엔진임에도 연비는 국산 중형 승용차 수준이다. 고성능에 우수한 연비는 큰 매력이다.

판매가격은 4,390만원. 렉서스 중에서는 가장 싼 모델이다. 그렇다고 이 차를 싸다고 할 수는 없다. 비슷한 배기량에 이 보다 저렴한 수입차들이 꽤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차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시중에서 팔리는 건 렉서스의 브랜드 가치가 그 만큼 높다는 말이다. 다시 되뇌어 본다. "프리미엄 스포츠 세단".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시승 / 오종훈 기자 ojh@autotimes.co.kr
사진 / 권윤경 기자 kwo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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