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보내고 새로운 한 해를 맞는 때다. 태양은 매일 아침 솟아오르지만 새해 아침 만나는 일출은 설렘과 희망을 안겨준다. 그 설렘과 희망을 맨 먼저 맞이하려는 사람들이 전국의 해돋이·해넘이 명소를 찾아 긴 행렬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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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암 일출. |
전국 동·서해안을 비롯한 각지에서 새해를 맞아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는 다양한 해맞이·해넘이 행사가 열린다. ‘애국가의 고장’이라 불리는 동해 추암은 그 가운데서도 대표적인 곳이다. 애국가 첫 소절 배경장면이 됐던 추암 일출은 워낙 유명한 곳이라 요즘같은 연말연시가 아니라 평소에도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어 이른 새벽부터 붐비는 곳이다. 프로 사진작가도, 아마추어도 가파른 바위 사이로 솟아오르는 일출 장관과 마주하면 숨을 멈추고 카메라 셔터를 누르기에 분주하다.
동해시 북평동 남부에 위치한 작은 마을 추암리. 백사장 길이 150m 남짓의 그 바닷가에는 깎아지른 해안 절벽과 동굴, 삐죽삐죽 날카롭게 솟은 크고 작은 바위들이 바다의 무릉도원처럼 펼쳐진다. 출렁이는 바닷물에 몸을 담근 크고 작은 바위들, 그 중에서도 촛대처럼 생겼다는 촛대바위는 하늘을 찌를 듯한 그 절묘함이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특히 이 촛대바위에 걸리는 아침 해돋이를 잡기 위한 사진작가들의 노력은 필사적이다. 촛대바위의 멋진 모습을 보기 위해 사람들은 촛대바위 앞 작은 동산에 올라가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이 곳에서 촛대바위를 직접 내려다보는 것도 좋지만 남쪽 백사장 끝에서 멀리 바라보는 전망도 기가 막히다고 이 곳 사람들은 살짝 귀띔한다.
조선 세조 때 한명회가 강원도 제찰사로 부임해 와 이 곳을 둘러보고 그 빼어난 풍광에 취해 ‘능파대’라 이름지었다는 사실이 기록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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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의 무릉도원이 바로 이 곳! |
촛대바위 앞 동산 앞에 위치한 해암정은 이 곳 정취를 더욱 부풀려준다. 사방이 툭 터진 누마루 형식으로, 특히 뒷문을 열어젖히면 갖가지 모양의 절벽이 병풍처럼 둘러서고 앞쪽으로 탁 트인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그런데 사실 추암 앞바다의 절경과 일출을 제대로 보려면 해돋이·해넘이 행사가 열리는 연말연시는 피하는 게 좋다. 전국에서 몰려든 엄청난 인파와 교통체증으로 고생길이 따로 없다. 그런 분위기를 한 번 느끼고 싶은 이라면 굳이 말릴 일이 없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이 때를 피하는 게 현명하다.
여유있게 떠나는 걸음이라면 이 맘 때 동해안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인 황태 덕장의 모습도 구경해볼 만하다. 동해안을 따라 북상하면 눈쌓인 황태덕장의 얼어붙은 정경들이 계절의 묘미를 맛보게 한다.
*가는 요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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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해안의 황태덕장. |
영동고속도로-강릉-동해고속도로-동해 종점을 빠져나와 7번 국도를 따라 삼척으로 달린다. 동해시와 삼척시의 경계지점에서 추암 해수욕장 입구 방향으로 좌회전하면 추암 해수욕장에 이른다.
이준애(여행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