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업계 중고차사업, 편법판매 루트로 활용

입력 2006년01월08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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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업계의 중고차사업에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수입차시장이 커지면서 업계는 지난 2~3년간 중고차사업을 확대해 왔다. 소비자가 중고차로 되팔 때의 가격이 어느 정도 보장돼야 신차에 대한 신뢰가 생기기 때문이다. 또 판매대수가 많은 업체의 경우 중고차사업으로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작용했다. 즉 고객의 재산가치를 지켜주고 이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관리하겠다는 게 중고차사업의 기본 목적이다.

다임러크라이슬러코리아는 2003년 10월 서울 양평동에 420평 규모의 직영 중고차매장을 열고 회사 홈페이지(www.daimlerchrysler.co.kr)에 별도의 중고차사이트를 운영중이다. BMW코리아 딜러인 도이치모터스와 푸조의 수입판매업체인 한불모터스는 서울 양재동 오토갤러리에 각각 1,000평 규모의 프리미엄 셀렉션과 120평 규모의 중고차매장을 개장했다. 한불은 인증 중고차 전용사이트(www.peugeot-usedcar.com)도 운영하고 있다. 또 포드코리아 딜러인 선인자동차는 홈페이지 바이포드(www.buyford.co.kr)와 서울 성수동 정비공장 4~5층에 180평 규모의 전시공간을 통해 중고차사업을, 포르쉐 수입판매업체인 스투트가르트스포츠카(SSC)는 서울 대치동 매장 2층에 포르쉐 인증 중고차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각 업체는 자체 점검항목을 기준으로 평가한 중고차를 소비자들이 안전하게 제값에 사고 팔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차 매입에서 점검 및 수리, 재판매, 무상보증은 물론 신차와 비슷한 조건의 할부 및 금융프로그램도 일부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수입차업계의 중고차사업은 신차 밀어내기, 매입차 부족, 신차와의 판매경쟁 등의 문제점을 속속 드러내고 있다. 이 같은 부작용은 어느 하나만 두드러진 게 아니라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고차사업의 앞날을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

신차 밀어내기는 여러 방법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신차 등록대수를 늘리기 위해 리스를 통해 매월 10여대를 시승 또는 업무용 차로 등록시킨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중고차매장에 싸게 내놓는 식이다. 심지어 주행거리 0km인 차를 곧바로 중고차시장에 20~30% 싸게 던지는 경우도 있다. 신차의 판매실적은 당장 증가할 지 모르지만 해당 차의 중고차가치가 그 가격을 기준으로 전체 시장에서 매겨져 고객의 재산가치를 떨어뜨리는 건 물론 장기적인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실패하는 전형적인 과정이다.

업계의 한 중고차 담당자는 “중고차매장에 들어온 차는 시간이 걸리기는 하지만 언젠가는 판매되기 때문에 악성 재고차 또는 부득이 판매대수를 늘려야 할 때 이런 방법을 쓴다”며 “중고차사업을 하지 않는 업체까지 이런 방식을 쓰고 있으나 이에 따른 해당 차의 중고차가치 하락에 대해서는 대책이 없는 게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중고차로 사들일 차가 부족한 것도 문제로 꼽힌다. 회사 직영인 만큼 각 딜러들의 차를 모두 받아 운영하는 걸 기본방침으로 정했으나 실제로는 본사에서 쓰던 차만 매입하는 정도다. 딜러들 입장에서는 자기 고객들에게 생색을 내며 중고차로 되팔 수 있는 데다 일반 중고차업체에 차를 내놨을 경우 소정의 수수료까지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직영 중고차사업부를 외면하고 있다. 본사 직영의 중고차 매장에 모델이 다양하지 못한 이유다.

신차와의 판매경쟁으로 각 딜러 및 중고차사업부와의 관계도 악화되는 추세다. 최근엔 수입차를 처음 사는 소비자의 경우 신차 매장에서 가격 및 여러 조건을 확인한 후 중고차매장을 방문하는 예가 많아지고 있다. 업계 한 딜러는 “신차 판매증대를 위한 중고차사업 운영이 오히려 고객을 뺏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중고차사업부 담당자는 “이제 막 출시된 신차들까지도 금융 및 각종 프로모션 등으로 가격을 할인하고 있다”며 “이에 따른 중고차가치 하락이 심화되고 있어 수익을 낼 수 없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앞으로 수입차시장은 더욱 커질 게 분명하다. 그 만큼 중고차사업은 볼륨 증가와 함께 각 업체별로 꼭 필요한 분야지만 향후 어떻게 운영하는 지에 따라 각 업체의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신차 판매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진희정 기자 jinhj@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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