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성도 높은 자동차보험 가입자도 달면 삼키고 쓰면 뱉어라’
삼성화재가 오랫동안 자사 자동차보험에만 가입했더라도 무사고 등으로 보험료를 많이 할인받아 ‘돈이 안되는’ 가입자들은 골라내고 ‘돈 되는’ 계약자만 가려서 받는 수수료 지급체계를 도입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본지가 최근 입수한 ‘삼성화재 수수료 지급기준 변경 내용’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1월부터 보험 대리점이나 설계사에게 주는 수수료를 7.5~22.3%로 차등화했다. 자동차보험 최초 가입자 등 보험료를 많이 내는 가입자를 유치하면 수수료를 최고 22.3%까지 준다. 반면 7년간 무사고로 보험료 할인할증률이 50% 이하인 고할인 가입자를 데려오면 7.5%만 제공한다. 주요 공략계층은 할인할증률 70% 이상인 저할인 가입자다. 다른 손해보험사는 보험료의 많고 적음에 상관없이 수수료를 16~17% 정도 책정했다.
삼성화재 설계사는 따라서 오랫동안 삼성화재와 계약해 ‘갖다 바친 돈’이 많은 가입자라도 보험료를 적게 내 수수료가 적다면 받지 않거나 관리를 소홀히 하는 등 홀대할 가능성이 커졌다. 여러 손보사와 거래하는 대리점 입장에선 고할인 가입자가 삼성화재를 원하더라도 수수료가 많은 타 손보사로 가입을 유도하는 상황도 벌어질 수 있다. 결국 삼성화재 고할인 가입자는 손보사 선택권에 제약이 생기고 설계사나 대리점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도 제대로 받을 수 없는 문제가 생기는 것. 게다가 타사의 판단에 따라 공동물건으로 처리돼 보험료가 15% 정도 할증될 수 있다.
이와 달리 삼성화재는 설계사, 보험 대리점, 타 손보사로 고할인 가입자를 떠넘길 수 있는 건 물론 무사고운전자 등 고할인 가입자를 받지 않는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 돈 되는 가입자의 구성비도 높일 수 있다. 1석3조 이상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셈이다. 현재 타 손보사의 경우 고할인 가입자의 보험 인수조건을 까다롭게 설정하고 있으나 몇 년간 계속 가입하는 등 충성도가 높을 경우 보험을 받아주고 있다.
삼성화재가 이 같은 전략을 선택한 이면에는 자동차보험과 장기보험 간 상관관계가 적어 ‘미끼상품’으로서의 자동차보험 가치가 낮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보업계는 이에 대해 2003년 4월 수수료가 22~25%에 달할 때는 삼성화재가 앞장서 수수료를 15~17% 수준으로 내리더니 이제는 반대로 자신들의 입맛에만 맞게 수수료 체계를 고쳤다며 반발하고 있다. 또 시장점유율 30%로 업계 1위인 삼성화재의 뒤를 이어 다른 손보사까지 이 같은 수수료체계를 도입하면 고할인 가입자의 손보사 선택권과 서비스에 제약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점유율 1위 업체가 이 같은 수수료 체계를 독단적으로 만든 건 영업조직과 타 손보사는 물론 삼성화재 가입자까지 무시하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한편 자동차보험 할인할증률은 최초 가입 시 100%를 적용받고 이후 사고가 없으면 매년 10%씩 감소된다. 50%에 도달하면 5%씩 줄어들다가 40%에서 멈춘다.
최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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