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업계가 플랫폼 공유로 원가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특히 최근들어 플랫폼 변형 기술이 발달하면서 공유차종의 폭도 상당히 넓어지고 있는 추세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자동차는 거의 전 차종에 걸쳐 플랫폼을 함께 쓰고 있다. 베르나와 프라이드, 아반떼XD와 쎄라토, 그랜저와 오피러스, 쏘나타와 로체, 투싼과 스포티지 등이 플랫폼 공유 차종이다. 쌍용자동차는 체어맨과 로디우스, 카이런과 액티언의 플랫폼이 같다. GM대우자동차는 GM 내 플랫폼을 공유한다. 특히 올해 5월경 출시될 7인승 SUV C-100은 시보레 이쿼녹스와 새턴 뷰의 플랫폼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삼성자동차도 SM5와 SM7의 플랫폼이 동일하다.
이 처럼 업계가 플랫폼 공유에 적극 나서는 건 무엇보다 원가를 절감할 수 있어서다. 플랫폼을 같이 쓰되 개별 차종의 디자인과 편의품목 추가 등을 통해 차별화하면 두 가지 신차효과를 볼 수 있어 제품력이 증진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플랫폼 공유가 차급을 넘나드는 경우도 적지 않아 비용절감을 극대화하고 있다. 중형차 플랫폼으로 대형차를 만들고, 대형차 플랫폼으로 중형차를 만들 수 있는 시스템으로 가고 있는 셈. 이에 따라 업계는 향후 플랫폼의 숫자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한 가지 플랫폼으로 몇 가지 차종을 만들어내느냐가 관건이라는 것.
업계 관계자는 "혼다는 5~6개의 플랫폼으로 거의 모든 자동차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플랫폼 공용화는 앞으로도 대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플랫폼 공유가 반드시 성공을 보장하는 건 아니다. 현대·기아의 경우 쏘나타와 로체의 플랫폼이 같지만 오히려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로체의 판매가 추락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는 여전히 플랫폼이 동일하면 "같은 차종"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해서다.
업계 관계자는 "부품 공용화를 위한 플랫폼 통합은 곧 "동일 차종"이라는 인식이 국내 소비자들의 기저에 깔려 있다"며 "이 때문에 기아의 경우 현대와 상당한 차별화를 이뤄내지 못하면 앞으로도 계속 승용부문에서 고전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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