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S4의 죽여주는 매력은 '호랑이같은 움직임'

입력 2006년01월30일 00시00분
트위터로 보내기카카오톡 네이버 밴드 공유
달리는 호랑이 등에 올라탄 기분을 느낄 때가 있다. 기자 초년병 시절, 터보엔진을 얹은 세단을 타고 느꼈던 가속감이 그랬다. 지금 돌아보면 그리 자랑할 만한 성능은 아닌 차였으나 시트 등받이로 몸이 파묻히며 차가 날아갈 듯 앞으로 튕겨 나가는 느낌은 황홀했다. 무아지경이라고 해도 좋았다. 그 느낌은 지금껏 기자의 뇌리에 강렬하게 남아 있다. 그 후로 더 좋고 엄청난 고성능 차들을 수도 없이 운전했지만 기억 속에 남은 첫 경험의 짜릿함을 깨지는 못했다. 잘났든 못났든, 첫사랑이라는 이유만으로 가슴 속에 평생 한 사람를 간직하는 것처럼 그 차는 마음 속에 있다가 불현듯 되살아나곤 한다. 잊은 줄만 알았던 그 기억을 되살려준 차를 만났다. 아우디 뉴 S4다.

A로 시작하는 아우디의 법칙을 깨고 S를 앞세운 모델이다. 이름부터 예사롭지 않다. 그러나 눈으로 보면 그리 크지 않은 덩치를 가진 많은 자동차 중 하나일 뿐이다. 물론 구석구석 뜯어보면 예쁘고 매력적인 부분이 있지만, 언뜻 보면 순식간에 사람의 마음을 잡아끄는 ‘죽여주는 매력’을 알아채기 힘들다. 그런 매력은 운전석에 앉아 가속 페달을 밟을 때 비로소 느낄 수 있다.

A4와 다를 게 없는 디자인을 평하느라 본론에 늦게 들어갈 필요는 없다. 이 차의 진수를 먼저 느끼고 디자인 평은 뒤로 돌리기로 한다.

쉽게 말하면 뉴 S4는 A4의 고성능 버전으로 보면 된다. 놀라지 마시라. 아반떼XD 정도의 크기를 가진 차에 올라간 엔진은 V8 4,200cc급이다. 한국적인 정서로는 도저히 나올 수 없는 보디와 엔진의 조합이 유럽에서는 대수롭지 않게 만들어진다. 작은 차체에 큰 엔진. 차의 효율은 극단적으로 높아진다. 0→시속 100km 가속시간이 5.8초다. 이 정도면 스포츠 세단이 아니라 스포츠카 그 자체다. 놀라운 순발력이 아닐 수 없다.

키를 돌려 시동을 걸었다. 이왕이면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거는 방식이면 좋겠지만 아무려면 어떤가. 엔진소리만 들어도 심장이 벌렁거린다. 낮고 굵게 규칙적으로 울리는 그 소리. 운전대를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가고 심장박동수가 빨라진다. 움직이기 전부터 묘한 흥분상태로 운전자를 몰아간다.

가속감은 압권이었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있는 힘껏 출력을 뽑아내 운전자가 원하는 상태로 속도를 올려 놓을 수 있다. 달리는 호랑이 등에 타면 이렇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폭발하듯 터지는 힘, 노면을 꽉 붙들고 소리없이 움직이는 타이어, 여기에 더해 풀타임 4륜구동인 콰트로의 안정적인 구동력까지. 좀처럼 느끼기 힘든 환상적인 드라이브를 경험할 수 있었다.

소리없이 빠르게 움직이는 게 먹이를 향해 달려가는 호랑이다. 마음만 먹으면 일반도로에서도 시속 200km를 경험할 수 있다. 가속거리가 그 만큼 짧다는 뜻이다. 넘치는 힘이 받쳐주는 만큼 원할 때 원하는 속도에 이를 수 있다. 차의 크기만 보고 우습게 보면 곤란하다. 작은 덩치 안에 엄청난 파워가 숨겨져 있으니 말이다.

운전석과 조수석 시트는 허벅지까지 지지할 수 있도록 넓힐 수 있다. 편하고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할 수 있어 운전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된다. 옆구리를 잘 지지해주는 것도 큰 장점. 코너에서 몸이 균형을 유지하면 차도 안정적으로 움직인다.

이 차는 어지간해서는 타이어가 울지 않는다. 다른 차들 같으면 타이어 굉음이 엄청나게 들렸을 정도로 심하게 코너링을 했지만 타이어는 조용했다. 놀라운 경험이다. 다만 광폭타이어는 도로의 홈을 타고 흔들리는 경우가 있어 가끔 운전자를 긴장시킨다.

팁트로닉 6단 자동변속기는 운전대를 붙잡은 채로 수동으로 변속할 수 있어 좋다. 빠른 속도로 달리며 변속하다 보면 실제 운전을 하는 것인 지 아니면 게임을 하는 것인 지 잠시 헷갈릴 때가 있다.

항상 힘차고 거칠게 움직이는 건 아니다. 시내에서 조용히 얌전하게 움직일 줄도 안다. 꽉 막힌 길에서 조용조용 얌전해지는 모습에서 이 차의 또 다른 모습을 본다. 맺고 끊는 절도가 확실한 차다.

문을 여닫을 때 느껴지는 묵직함은 느낌이 꽤 좋다. 무겁게 낮은 소리로 문이 닫히는 소리만으로도 차에 대한 신뢰가 생겨난다.

실내는 그리 넓다고 할 수 없다. 4륜구동이어서 실내 중앙으로 센터터널이 지나가면서 공간을 좌우로 나누고 있을 뿐 아니라 앞 좌석을 조금 누이면 바로 뒷좌석이 불편해진다.

뉴 S4는 스포츠카의 성능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강한 인상을 남기는 싱글프레임 그릴, 티타늄-컬러 헤드라이트, 알루미늄으로 감싼 아웃사이드 미러 등이 S4만의 특징으로 차 곳곳에 자리잡았다. 뒷범퍼 아래로 보이는 트윈 머플러는 이 차의 힘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뉴 S4의 판매가격은 1억500만원이다. 이 처럼 작은 차에 V8 엔진을 올리더니 가격도 1억원을 넘긴다. 성능에서 놀란 가슴은 가격표를 보고 ‘허걱’ 소리를 뱉어낸다. 이 차를 준다면? “중고차 시장에 가서 팔아버리고 싼 차를 사겠다”는 사람은 이 차의 고객이 될 수 없다. “뭐, 조금 비싼 듯 하지만 타고 다닐 만 하겠네” 정도로 대답할 수 있으면 이 차를 탈 만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다. 연비는 8.4km/ℓ.

시승 / 오종훈 기자 ojh@autotimes.co.kr
사진 / 권윤경 기자 kwon@autotimes.co.kr



무통장입금 정보입력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