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풀한 부드러움 벤츠 ML350

입력 2006년02월17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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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M 클래스에 수식어 ‘뉴’가 붙었다. 디자인과 성능을 보강한 새 모델 뉴 M클래스가 탄생한 것.

M클래스는 벤츠가 만드는 SUV다. 벤츠 세단이야 삼척동자도 아는 럭셔리카지만 벤츠의 SUV는 많은 사람들에게 생소하다. 그러나 M클래스는 세계에서 64만대 이상 팔린 자동차다. 게다가 벤츠라는 이름에 걸맞는 럭셔리 SUV다. 라디에이터 그릴에 큼지막하게 달린 삼각별 엠블럼이 유난히 돋보이는 뉴 M클래스를 만났다. 시승 모델은 ML350.

▲디자인
뉴 M클래스는 차체가 커졌지만 높이는 낮아졌다. 때문에 이전 M보다 조금 작아진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이 차는 어딘지 모르게 미래의 감성이 묻어 있는 모습이다. 사이버틱하다고 할 만큼 오버하지는 않지만 그냥 세련됐다고 하기엔 미래의 냄새가 많이 묻어 있는 디자인이다. 라디에이터 그릴이 주는 느낌이 그렇다. 전체적으로 단순한 디자인이지만 유독 라이에이터 그릴은 화려해서 눈길을 끈다. 헤드 램프 형상은 익숙하다. 단단한 C필러와 살짝 앞으로 기운 숄더라인이 역동적이다. 뒷모습은 개인적으로 조금 아쉽다. 군더더기없는 단순함은 칭찬받아 마땅하지만 미니밴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조금 더 강한 모습이었으면 좋겠다. SUV의 강인함을 좀처럼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운전석에 앉으면 차를 운전하고픈 욕구가 강해진다. 계기판과 센터페시아가 화려하면서도 매력적이다. 모든 버튼들이 드라이버의 손을 유혹하듯이 잘 디자인됐다. 스티어링 휠 아래에 조그맣게 배치된 변속레버는 ‘레버’라기보다 버튼에 가깝다. 손가락 하나로 밀고 당기면서 조작할 수 있다. 인테리어 소재는 눈으로 보기에도 질감이 좋다. 만져보면 바로 실감할 수 있다. 뒷좌석을 접으면 화물 적재공간을 넓게 쓸 수 있는 건 기본이다.

▲성능
3.5ℓ 엔진은 272마력의 힘을 뿜어낸다. 1ℓ당 77.7마력을 뽐아내는 고효율 엔진이다. 연비는 8.7km/ℓ 수준으로 배기량에 적절한 수준으로 보인다. 물론 여기에는 일반인이 운전할 때 연비가 이 보다 좋지는 않을 거란 전제가 깔린다.

주차장을 벗어나고 도심을 빠져나왔다. 다른 차를 만나기 힘든 한적한 도로에서 있는 힘껏 가속 페달을 밟았다. rpm이 춤을 추고 속도계가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속도는 빠르게 높아졌지만 이상하게 운전자나 탑승객에게는 박력보다 부드러움이 다가왔다. 평소 일상주행에서의 부드러움이야 워낙 럭셔리 세단을 만드는 벤츠의 노하우가 녹아 있어 그렇다해도 숨가쁘게 가속하는 상황에서조차 박력보다는 부드러움을 놓치지 않는다.

어쩌면 7다 변속기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을 지 모르겠다. 도로 위의 많은 차들이 대부분 4단 자동변속기를 달고 다니는 시대에 7단 변속기는 대단한 사치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뉴 M클래스 정도의 성능을 보인다면 사치라고 몰아부치기 힘들다. 뚜렷하게 성능개선을 느낄 수 있어서다. 7단 변속기를 통해 속도에 맞는 적절한 변속이 엔진에 부담을 적게 주면서도 충분한 힘을 만들어낸다. 강하지만 부드러운 가속이 그래서 가능해진다. 후진기어도 2단이다. 전진 7단에 후진 2단이니 합이 9단이다. 고수가 아닐 수 없다. 7단 변속기지만 그 조절은 조그만 버튼같은 레버를 통해 이뤄진다.

서스펜션에는 에어 서스펜션 시스템인 에어매틱이 적용됐다. 승차감을 감안해 서스펜션의 감쇄력뿐 아니라 차 높이도 조절해 준다. 시냇물을 건널 때 바지를 걷어 올리고 건너듯 험로나 도랑을 건널 때 차 높이를 높게 해서 한결 수월하게 움직일 수 있게 해주는 것. 차 높이를 50mm 더 높일 수 있다.

운전하기는 편했다. 시속 160km까지는 아무런 부담없이 속도를 낼 수 있었다. 도심 도로에서 차의 흐름을 따라 평상속도로 움직이다가도 필요에 의해 가속을 시작하면 아무 저항없이 160km/h 이상의 고속에 도달할 수 있다. 물론 그 이전부터 커지는 바람소리는 감수해야 한다. 적절한 소리, 이를테면 차체를 가르는 바람소리, 짧은 호흡으로 가쁘게 몰아쉬며 점점 커지는 엔진소리 등은 운전자에게 묘한 자극과 쾌감을 선사한다. 이른바 ‘펀 투 드라이브’다.

풀타임 4륜구동인 만큼 고속에서도 안정된 움직임을 보인다. 고속에서 조금 크게 차를 움직이더라도 신뢰할 수 있는 건 바로 네바퀴굴림이기 때문. 7단변속기, 에어서스펜션, 4륜구동 등이 서로 어우러지면서 환상적인 주행성능을 보인다. 운전자의 기량보다 한 단계 넘어서도 차가 무리없이 받아준다. 타다 보면 신뢰를 느끼게 해주는 매력이 있는 차다.

비온 후의 오프로드에 들어섰다. 바닥은 미끄럽고 간간히 급경사가 있는 길. 시승차는 특유의 부드러움을 잃지 않고 따박따박 길을 갔다. 길이 험한 만큼 차체의 흔들림은 피할 수 없었으나 휠스핀이나 언덕길을 힘겨워하는 기색은 없었다. 운전자가 하늘만 보일 만큼 가파른 경사도 거뜬히 올랐다. 다운힐 스피드 레귤레이션(DSR: Downhill Speed Regulation) 기능은 일종의 4WD 로모드 기능을 한다. 가파른 내리막길을 내려갈 때 4~18km/h 중 미리 지정해 놓은 속도를 넘어서지 않는다.

차체가 흔들리자 안전띠는 더 단단히 탑승객의 몸을 조이며 잡아줬다. 이 차에는 프리 세이프 기능이 적용돼 있다. 차 스스로 사고위험이 있다고 판단하면 좌석 벨트를 팽팽하게 당기고, 선루프를 닫고, 탑승자의 좌석위치를 에어백이 팽창하기 가장 좋은 상태로 맞춰주는 것이다. 이른바 ‘프리 세이프’라는 장치다. 더 기특한 건 목을 보호해준다는 ‘넥 프로 액티브 헤드레스트’다. 센서가 일정 강도 이상의 후미충돌을 감지하면 헤드레스트가 순간적으로 40mm 앞으로, 30mm 위로 이동한다. 이렇게 되면 승객의 머리부분을 보호할 수 있고, 목과 척추 부분에 전해지는 충격을 크게 줄여준다. 안전에 대해서도 믿을 만한 차임을 말해주는 장치들이다.

▲경제성
가격은 9,380만원이다. 벤츠라는 브랜드는 가격경쟁력과는 거리가 멀다. 벤츠가 자동차 브랜드로는 최고의 가치를 갖고 있음을 부정할 사람은 없다. 9,380만원이라는 가격에는 벤츠의 브랜드 값이 크다. "벤츠는 대 당 평균 1억원’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는 걸 감안하면 1억원 미만이어서 ‘싸다’고 할 수도 있겠다. 연비 8.7km/ℓ 수준은 배기량과 차 무게 그리고 풀타임 4륜구동 방식임을 감안하면 우수하다고 평하고 싶다.

시승 / 오종훈 기자 ojh@autotimes.co.kr
사진 / 권윤경 기자 kwo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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