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업계가 해외 자동차업체들의 잇따른 하이브리드카 수입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연초부터 혼다가 어코드 하이브리드카를 들여와 국내에서 시범적으로 운행하는 데다 토요타도 조만간 렉서스 하이브리드를 수입할 예정이어서 시장 방어전략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혼다는 어코드 하이브리드를 시범 도입, 운행하고 있다. 전기모터와 휘발유엔진을 얹은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차가 정지할 때는 엔진이 꺼지고, 출발할 때 다시 켜지는 이른바 "고-스톱" 기능이 적용돼 연료효율이 극대화돼 있다. 혼다는 이 차를 하반기부터 국내에 본격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토요타도 렉서스 RX 하이브리드를 내놓을 계획이어서 국내에서도 하이브리드카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처럼 일본업체들의 적극적인 공세에 국내업체들은 긴장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국내업체의 경우 현대·기아가 올초 정부에 시범공급한 클릭, 베르나, 프라이드 하이브리드가 있으나 말 그대로 시범공급인 데다 공급가격도 대당 3,000만원이 넘어 일본 하이브리드카와의 가격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국내업체들은 환경부의 결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내에 하이브리드카나 기타 저공해차가 보급될 경우 해당 차종에 인센티브를 줄 수 있도록 법률이 정해져 있으나 구체적인 시행시기는 환경부가 얼마든지 변경할 수 있어서다. 즉 지금처럼 일본업체들이 호시탐탐 국내 하이브리드카시장의 선점을 노리는 상황에서 환경부가 당장 하이브리드카의 국내 판매를 허용하고, 이에 따른 대당 인센티브를 지급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예상이다.
국내 업체 관계자는 "당장 하이브리드카에 인센티브를 지급하면 국내업체들이 하이브리드카시장에서 설 수 있는 자리는 아예 없을 것"이라며 "정부도 이를 잘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는 "국내업체들이 하이브리드카의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 데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이를 기다려줄 지는 알 수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기아는 무엇보다 하이브리드카의 가격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핵심 부품을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어 단기간에 가격을 인하하기는 어렵다. 그나마 국내업체들과 연계해 핵심부품 국산화에 매진하고 있으나 기술개발이 완료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또 GM대우의 경우 미국 GM의 기술을 가져와 적용하면 되나 이 또한 2008년이나 돼야 가능하다. 쌍용도 디젤 하이브리드 개발은 완료했으나 상용화까지는 2~3년이 더 걸리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국내업계는 하이브리드카의 상용화 시점을 최대한 앞당기는 데 올인한 상태다. 시간싸움에서 조금이라도 뒤질 경우 자칫 시장을 내주는 건 물론 따라가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권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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