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록씨 현대차 로비자금 수십억 수수

입력 2006년03월26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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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현대ㆍ기아자동차가 김대중 정부 시절의 "금융권 마당발"로 알려진 김재록(46.구속)씨에게 건축 인허가와 관련해 수십억원의 로비자금을 제공한 정황이 포착돼 검찰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김씨의 기업 인수ㆍ대출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대검 중수부는 26일 오전 7시30분께부터 서울 양재동 현대ㆍ기아차 본사 기획총괄본부와 서울 원효로 ㈜글로비스 본사 및 ㈜현대오토넷 이천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검찰이 대기업 본사를 압수수색한 것은 2003∼2004년 대검 중수부의 불법 대선자금 수사 이후 처음이어서 재계에 적지 않은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전망된다.

대검 채동욱 수사기획관은 "김재록씨 조사과정에서 김씨가 현대ㆍ기아차그룹 사업과 관련해 수십억원의 로비자금을 받은 정황이 포착됐고 이 자금 중 일부는 글로비스와 현대오토넷의 비자금인 것으로 나타나 압수수색을 실시했다"고 말했다. 채 기획관은 또 "비자금으로 조성된 돈이 김씨에게 제공되면서 현대ㆍ기아차의 건축 관련 인허가 로비 청탁이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해 경제부처와 지자체 등 고위 인사들에게 금품로비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올해 1월 충청남도의 승인을 받은 현대차 계열사 INI스틸의 충남 당진 일관제철소 건설사업과 현대차그룹 건설계열사인 엠코가 시공을 맡은 현대차의 서울 양재동 본사 바로 옆 지하 3층∼지상 21층 규모의 쌍둥이 건물 증축사업이 수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두 사업 모두 주변 환경파괴와 그린벨트 훼손 등의 문제로 주민 민원이 제기되는 등 건축 인허가에 어려움을 겪었던 점에 비춰 현대ㆍ기아차그룹이 김씨를 앞세워 관계 당국의 인허가를 받았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글로비스가 정몽구 현대차 회장이 설립하고 정 회장 아들인 정의선 기아차 사장이 최대주주로 있으며 설립 첫 해인 2001년부터 현대ㆍ기아차의 적극 지원으로 자동차 물류산업을 독점하며 급성장세를 보인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글로비스는 지난해 12월 상장한 뒤 시가총액이 2조원에 달하고 올 2월 현대오토넷에 합병된 자동차용 멀티미디어 업체 본텍은 정의선씨가 지난해 9월 지분을 정리하면서 "정씨의 현대차 경영권 상속 수순"이라는 해석을 낳았다.

하지만 채 기획관은 "이번 압수수색으로 중수부의 수사가 현대차 그룹 전체로 확대되는 것은 아니며 특히 현대차의 기아차 인수 문제나 현대차그룹의 경영권 상속 문제는 현재로서는 수사대상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검찰은 이날 수십명의 수사관을 현대ㆍ기아차 본사 재무팀과 회계팀, 감사팀 사무실 등에 보내 각종 회계 관련 서류 100여 상자와 컴퓨터 본체 등을 무더기로 확보했으며 빠른 시일 내에 분석작업을 완료할 방침이다. 검찰은 압수자료 분석이 끝나면 현대차와 글로비스, 현대오토넷 임원 등을 잇따라 불러 정확한 비자금 조성 규모와 수십억원을 김씨에게 전달한 경위 및 INI스틸 당진제철소와 쌍둥이 건물 등의 인허가 과정을 정밀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김씨가 자신의 구속영장에 적힌 혐의 사실인 각종 금융기관 대출알선과 관련해 접촉한 전현직 경제부처 및 정관계 고위 인사들의 출국을 최근 금지한 데 이어 현대차의 핵심 임직원들의 출금조치도 조만간 취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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