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재록씨의 로비 의혹을 조사중인 검찰이 현대차그룹의 채양기 기획총괄본부장(사장)을 소환조사한 것으로 확인돼 조만간 정몽구 회장을 비롯한 사주 일가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채동욱 대검 중수부 수사기획관은 29일 "현대차그룹의 채 사장을 출국금지한 데 이어 어제 오후 그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밤 늦게까지 조사한 후 귀가시켰다"고 밝혔다.
검찰은 채 사장이 현대차그룹의 재무ㆍ기획ㆍ대외업무를 총괄하는 인물인 점에 비춰 그룹 및 계열사의 돈 흐름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을 것으로 보고 비자금 조성 방법과 규모, 사용처 등을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 사장은 1978년 현대자동차에 들어가 할부금융, 재무관리 등을 맡다가 2003년 이후에는 현대차 재무관리 실장과 현대카드 사장 등으로 일했다.
검찰은 김재록씨에게 전달된 현대차그룹 로비자금에 물류운송 계열사인 글로비스와 전장부품업체인 현대오토넷이 조성한 비자금 외에 다른 계열사 비자금도 포함됐을 가능성을 캐물은 것으로 추정된다.
검찰은 수사 범위와 관련해 "글로비스 외에 다른 업체를 조사한다고 하면 전면수사로 오해받을 수 있지만 현재까진 그런 문제는 아니다"며 재벌 전체로 수사가 확대되지는 않고 있음을 피력했다.
하지만 검찰은 현대차그룹에 대한 압수자료 분석이 마무리되는 대로 외환위기 당시 김씨에게 인수ㆍ합병과 관련해 금품을 전달하며 로비를 부탁한 기업들을 수사 한다는 방침이어서 재계 쪽으로 점차 수사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현재 글로비스 이주은 사장이 비자금을 조성해 횡령한 69억8천여만원 외에도 수십억원의 비자금을 은닉한 점에 비춰 정관계 등에 "현금 로비"를 했을 개연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이 부분을 집중 추궁하고 있다.
검찰은 또 현대차그룹의 서울 양재동 연구개발센터 증축 비리 의혹과 관련, "때가 되면 서울시와 건설교통부 담당자들을 소환 조사하겠다"고 밝혀 조만간 인허가 비리 의혹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될 것임을 예고했다.
검찰이 이주은 사장을 구속하고 그룹내 재무책임자를 소환조사하는 방법으로 조만간 범죄 단서를 포착할 경우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기아차 사장 등도 불러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검찰은 전날에 이어 글로비스 재무담당자 4명과 우리은행 및 하나은행 관계자 등을 김씨의 금품 로비 의혹과 현대차그룹의 비자금 조성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