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보험, 종교 마케팅 바람불까

입력 2006년03월31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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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심(信心)을 잡아라’

손해보험사들이 잇따른 온라인 자동차보험 판매사 등장으로 가격경쟁이 치열해지고 수익성이 악화되자 새로운 자동차보험 활로를 찾기 위해 종교로 눈을 돌리고 있다.

손보사 중 처음으로 종교관련 자동차보험을 판매한 곳은 제일화재. 이 회사는 지난해 8월 ‘크리스천 퍼스트 자동차보험’을 선보였다. 삼성화재도 올들어 ‘애니카 크리스천 플랜’을 내놨다. 다른 손보사들도 종교관련 자동차보험 개발 여부를 검토중이다.

제일과 삼성의 크리스천 자동차보험은 종교활동중 발생하는 자동차사고에 대한 보장을 강화하고, 기독교인들의 생활스타일을 반영한 특약을 다양하게 갖춘 게 특징이다. 크리스천 퍼스트 워십 특약의 경우 수, 금, 일요일 저녁 및 크리스마스 등 예배가 진행되는 날에 자동차사고가 나면 자기신체사고 가입금액의 2배를 보상해준다. 애니카 크리스천은 기독교인들의 십일조 헌금정신을 감안, 국내 최초로 자동차보험에 기부금을 도입하는 ‘기부금 특약’이 있다. 이 특약에 가입하면 피보험자가 사망했을 때 지급 보험금의 10%가 추가돼 피보험자가 지정한 단체(또는 개인)에 기부된다.

손보사들이 종교인 대상 자동차보험을 내놓는 건 기존 자동차보험시장이 온라인판매사 등장 이후 치열한 보험료 인하경쟁을 벌인 결과 손해율과 수익성이 나빠져서다. 가입자들을 연령별로 묶어 공략하는 기존 전략은 비슷비슷한 상품으로 똑같은 타깃을 공략, 수익성만 계속 나빠지게 만든다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연령보다는 대상범위가 작지만 ‘패키지(묶음)’가 가능한 타깃을 설정,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틈새시장 공략’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는 얘기다. 현재 국내에서 패키지로 만든 뒤 차별화된 서비스를 실시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곳은 바로 종교다. 제일과 삼성의 크리스천 상품을 보면 이러한 특징을 쉽게 알 수 있다. 또 크리스천 상품을 처음 판매한 제일의 경우 예상보다 반응이 좋아 ‘짭짤한’ 수익을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관계자는 “종교관련 자동차보험의 경우 각 종교의 특색에 맞는 차별화된 보장과 서비스를 제공하면 가입자도 만족시키고 보험사도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며 “종교 외에도 잠재된 시장을 찾아 차별화된 전략을 펼쳐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종교인을 묶어 자동차보험을 판매하는 전략이 큰 효과를 내는 건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같은 교회나 절에 다니는 종교인들이나 종교단체에는 이미 보험과 관련된 사람들이 진출한 상태여서 몇몇 손보사의 상품만으로 종교인들의 마음을 움직이기는 어렵고, 보험금을 기부하는 문화가 아직 익숙치 않은 게 그 이유다.

대형 손보사 관계자는 “수많은 자동차보험 대리점이나 설계사들이 종교단체나 종교인들을 대상으로 영업해 와 뿌리를 내린 지 오래”라며 “종교를 패키지로 묶어도 종교인들의 결속을 이끌어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나 “차별화된 서비스를 펼칠 수 있는 틈새시장이 계속 개발되는 계기는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2004년 불교계 모 종단이 스님들의 노후대비와 복지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손보사 대리점을 만든 뒤 자동차보험을 판매하려 했으나 현재는 흐지부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기성 기자 gista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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