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업계, 완성차업계의 러브콜에 '싸늘'

입력 2006년03월31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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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업계가 부품업계와의 상생협력을 선언하고 나섰으나 정작 부품업계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완성차업체들의 협력선언은 단순히 면피용일 뿐이어서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다는 게 많은 부품업체들의 입장이다.

정세균 산업자원부 장관과 국내 완성차 5사 사장단은 30일 서울 리츠칼튼호텔에서 간담회를 열고 부품업체와의 상생협력을 위해 올해에만 3조4000여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연구개발비 3,000억원, 원자재 공동구매 2조9,850억원, 운영자금지원 1,300억원 등을 부품업체에 지원한다는 것. 이 대로라면 2009년까지 모두 14조3,200억원이 부품업계와의 상생협력에 투입된다. 협력업체 납품단가 인하도 업체별 경영상황을 고려해 적정 이익률이 보장되는 범위 내에서 협의를 통해 결정키로 했다.

이 소식을 전해 들은 한 부품업체 관계자는 “꼭 그렇게 됐으면 좋겠지만 약속이 지켜질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자동차가 경영위기를 이유로 부품업체들에 납품가 인하를 요구한 게 불과 한 달 전인데 지금 와서 상생협력과 엄청난 금액을 지원한다고 나서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김재록 게이트가 터지고, GM대우자동차의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 등으로 완성차메이커의 입지가 좁아지자 정부를 향한 화해의 몸짓이거나 여론을 의식한 언론플레이 정도로 본다”고 일축했다.

실제 완성차업계의 이 같은 지원 약속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불과 1년 전 완성차 사장단, 부품업체 사장단, 자동차부품공업조합 이사장, 자동차부품연구원장, 자동차부품진흥재단 이사장 등이 한 자리에 모여 ‘완성차업체와 협력업체 간 동반 발전을 위한 협약 체결식’을 가졌다. 그러나 그 뿐이었다. 업계 이해 당사자들이 모여 사진 한 장 찍었을 뿐 동반협력을 위한 구체적인 후속 프로그램은 전무했다. 30일 업계 사장단 간담회는 "동반발전"이란 말이 "상생협력"으로 바뀌었을 뿐 달라진 건 하나도 없다는 게 이를 보는 부품업체들의 시각이다.

그렇게 되리라고 보지는 않지만 “그래도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는 부품업체 관계자의 말은 부품업계의 간절한 소망을 담은 것이기도 하다. 장관과 사장들의 약속이 제대로 지켜질 지 두고 볼 일이다.


오종훈 기자 ojh@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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