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개념의 자동차 연료절감기가 구입자들 사이에 효과가 좋다는 입소문을 타고 화제가 되고 있다. (주)디시백이 지난해 개발, 출시한 DMSⅡ가 그 것.
디시백은 효율적인 자동차 사용과 적합한 시점의 부품교환, 매연감소를 위해 2003년 주행모드시스템(Driving Mode system)인 DMS를 내놨고, 2년간의 보완을 거쳐 DMSⅡ를 시판했다. DMSⅡ는 이전에 숱하게 나왔던 장치들과는 다른 각도에서 연료절감에 접근하고 있다. 이전 제품들은 엔진으로 유입되는 공연비의 공기 비율을 강제로 조정, 직접적인 연료절감을 유도한 게 일반적이었다. ECU를 튜닝하는 방법도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 반짝판매를 보이다 사라졌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연료절감기라고 하면 "그저 그런 것"으로 받아들이는 게 현실이다. 심지어 현대자동차가 연료절감에 획기적이라며 선보였던 린번엔진도 판매가 중단되는 지경이었다.
DMSⅡ는 이전 제품들처럼 강제적으로, 또 직접적으로 연료절감에 관여하지 않는다. 단지 운전자로 하여금 가장 효율적으로 연료를 소비하게 만드는 운전법을 제시하고, 운전자는 그에 충실히 따름으로써 부수적으로 연료절감과 배기가스 감소의 효과를 얻어낸다. DMSⅡ의 판매사인 (주)디엠에스의 의뢰로 DMSⅡ를 1개월 반에 걸쳐 테스트했다. 테스트용 자동차는 모델은 메이커에서 막 뽑아낸 오피러스 2.7이었다. 이 차에 DMSⅡ를 장착하지 않고 2회 가득 주유해 달린 후 DMSⅡ를 달고 제시하는 대로 운전하며 5회를 주유했다.
DMSⅡ는 액셀 조작에 따라 연료가 얼마나 들어가는 지를 모니터의 그래프로 보여준다. 액셀 페달을 깊게 밟으면 그래프가 높이 올라가고, 페달에서 발을 떼면 바닥으로 떨어진다. 따라서 운전자는 그래프가 "속도유지부하"라는 칸에 걸쳐 달릴 수 있도록 액셀 페달을 조절하면 된다. 이 경우 최대 연료절감 50%, 연비향상 100%가 가능하다고 회사측은 주장한다. 이 같은 효과는 연구개발 11년, 검증테스트 2년, 테스트 참가차 2,000대로 도로의 주행테스트를 통해 입증했다는 것.
DMSⅡ를 다는 방법은 간단하다. 차종에 따라 5분에서 20분이면 된다. 보닛 안의 인젝터 신호선을 찾아 실내의 모니터와 연결하고, 실내에 모니터를 부착해 DMSⅡ의 신호연결선 및 전원선을 연결하면 끝이다. 모니터가 다소 커 미관상 안좋은 게 단점이라면 단점. 이는 향후 업그레이드 모델이 나오면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DMSⅡ 장착 전 오피러스의 연비는 아직 길이 안들어서일 수도 있겠지만 생각보다 너무 나빴다. 오피러스의 공인연비는 7.9km/ℓ다. 먼저 총 주행거리 0km에서 가득 주유한 후 412km를 달렸고, 이 후 주유 시 60ℓ가 들어갔다. 대충 6.86km/ℓ였다. 두 번째는 428km를 달렸고, 주유량은 60.6ℓ로 7.06km/ℓ를 기록했다. 2회의 결과 평균치는 6.96km/ℓ다. 참고로 기자는 일산에서 신촌까지 자유로를 이용해 출퇴근을 주로 하고, 정체가 심한 서울시내를 1주일에 한 번 정도 진입하며, 고속도로를 1주일에 100km 정도 달리는 주행패턴을 거의 유지하고 있다.
이후 DMSⅡ를 달고 장치가 시키는 대로 운전하려고 노력했다. 방법은 액셀 페달을 깊게 밟아 일단 차의 부하를 높인 후 서서히 발에서 힘을 빼 "속도유지부하"에 그래프가 내려오면 그 상태를 유지하는 것. 그러면 차는 거의 일정한 속도로 달린다. 예를 들어 빠른 속도로 달리다 액셀 페달에서 발을 떼도 달리던 탄력으로 차가 계속 가듯이 차에 걸린 부하를 최대한 이용하는 방식이다. 보통 시속 100km로 속도를 높인 후 속도유지부하로 그래프를 낮추면 시속 80~90km 정도로 쭉 달리게 된다. 그렇다고 그래프를 무시한 채 시속 80km로 정속주행한다고 연비가 좋아지는 건 아니었다. 이 장치는 차와 도로상황에 맞는 최적의 연료사용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물론 내리막에선 속도가 다소 올라가고, 오르막에선 떨어진다. 처음엔 일정한 그래프가 나오게끔 페달을 조절하는 게 쉽지 않으나 조금만 연습하면 큰 어려움은 없다.
DMSⅡ를 단 후 연비는 이렇다. 1회 500km를 주행했고, 주유 시 63.3ℓ가 들어가 연비는 7.89km/ℓ로 많이 좋아졌다. 2회째는 고속도로를 평소보다 100km 정도 더 달렸더니 541km 주행에 61ℓ 주유, 즉 8.86km/ℓ가 나왔다. 3회째는 522.6km 주행에 60ℓ 주유로 8.71km/ℓ였다. 4회째는 480km 주행에 63.2ℓ 주유로 7.59km/ℓ, 5회째는 463km 주행에 63.2ℓ 주유로 7.32km/ℓ였다. 5회를 평균으로 계산하면 8.07km/ℓ였다. 이를 DMSⅡ를 달기 전과 비교하면 ℓ당 1.11km를 더 달리는 셈이다. 60ℓ를 주유한다면 66.6km를 더 달릴 수 있는 것. 15.9%의 연비개선효과가 나오는 걸 알 수 있다.
DMSⅡ를 장착한 후 주행거리에 편차가 큰 건 도로사정에 기인한다. 차들이 서다가다를 자주 하는 곳에서는 연비가 ℓ당 3~4km로 나빠지고, 고속도로나 차들이 없는 도로에서는 ℓ당 10km 정도를 달린다. 테스트중 기자가 어디를 주행했느냐에 따라 편차가 심하게 나타나는 것. 결국 DMSⅡ는 시내주행에선 별 효과를 볼 수 없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이 장치가 요구하는 대로 운전할 수 없기 때문. 반면 자동차전용도로에선 40% 가까운 연비개선효과를 발휘한다. 그러기 위해선 "레이싱"에 가까운 운전은 포기해야 한다.
DMSⅡ를 달면 연료절감 외에 좋은 점 몇 가지가 더 있다. 기름이 cc 단위로 떨어지는 걸 숫자로 보여주기 때문에 급가속이나 거친 운전을 하기 어렵다. 사실 심리적으로 그랬다. 가능하면 좋은 숫자를 기록하고 싶은 욕심도 생겼다. 이러다보니 운전이 자연스럽게 부드럽고 차분해진다. 답답하다는 사람이 있으나 사고 위험도 상대적으로 줄어든다. 과속으로 딱지를 떼일 염려도 없다. 반면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도로에서는 짜증이 나기도 한다. 운전자 입장에선 그래프가 요구하는 대로 달리고 싶은데 그러지 못해서다. 액셀 워킹을 세밀히 해야 하는 오른발도 약간 저리다.
이 장비는 또 연료사용량, 배터리 전압, 자동차 사용시간을 응용해 총 연료사용량, 자동차 사용 최종 1~15회 연료사용량, 자동차 사용 현재 연료사용량, 자동차 사용시간 합계, 자동차 전압, 운전패턴 기준 1시간 당 연료사용량, 소모품 교환주기 기준 및 알림값 설정 등의 기능을 갖춰 자동차관리에 도움을 준다. ECU의 잘못된 제어패턴을 교정함으로써 엔진 소음감소 및 연료낭비도 예방할 수 있다. 실제 오피러스는 DMSⅡ 장착초기 매우 불안정한 그래프를 그리다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서 일정한 선을 유지하는 걸 볼 수 있었다. 제대로 제어하지 못해 불규칙한 연료분사량을 일정하게 교정해준 것.
이 밖에 정유사의 엔진오일, 연료 등의 품질을 DMSⅡ가 나타내는 수치를 통해 운전자가 확인 및 평가할 수 있다. 연료절감기, 연비향상제품, 오일첨가제, 연료첨가제, 튜닝기술 등의 연비변화 및 가속성능변화도 확인할 수 있는 건 물론 각 자동차메이커의 엔진관련 기술을 비교할 수 있다.
DMSⅡ의 판매가격은 49만8,000원이다. 결코 싼 건 아니다. 소비자 입장에선 이 장치를 달았을 때 절감할 수 있는 비용과 구입비를 비교, 계산하게 된다. 예를 들어 휘발유의 ℓ당 가격이 1,500원이라고 할 때 60ℓ를 주유하면 9만원이 든다. 이 장치를 단 후 약 16%의 연비절감이 있다는 걸 대입하면 한 번 주유에 1만4,400원을 아낄 수 있다. 그렇다면 DMSⅡ를 산 후 이득을 보려면 최소한 34회를 주유해야 한다. 한 달에 4회 주유한다면 8.5개월이 걸린다. 그 이후엔 득이 되는 셈이다. DMSⅡ는 차를 바꾸더라도 다른 차에 달 수 있으므로 반영구적이랄 수 있다. 여기서의 판단은 소비자의 몫이다.
강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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