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검찰이 현대차그룹의 경영권 승계 과정까지 문제삼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현대차그룹의 경영권 승계가 어떻게 어디까지 진행됐는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 현대차 경영권 승계 어디까지 왔나 = 4일 현대차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가 현대차의 지분 14.59%, 현대차가 기아차 지분의 38.67%, 기아차가 현대모비스 지분의 18.19%를 각각 보유하고 있는 순환지배구조다. 기아차가 현대제철 지분 18.36%를 가지고 있는 등 주로 이 3개 회사가 40여개에 달하는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즉, 현대차나 기아차, 현대모비스 중 1개 회사의 지분만 다량 보유해도 현대차그룹 전체를 장악할 수 있는 것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중 현대모비스와 현대차의 지분을 각각 7.9%, 5.20% 보유해 그룹 전체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작년 7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소유지배구조 자료에 따르면 현대차는 오너 일가가 실제 보유 지분의 7배에 달하는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다. 정의선 기아차 사장은 현대모비스 주식은 전혀 없으며 현대차 주식도 전체 지분의 0.01%에도 미치지 못하는 6천445주만 가지고 있다.
정의선 사장이 경영권 승계를 위해 지분을 매집하는 곳은 기아차. 정 사장은 작년 2월 현대캐피탈로부터 기아차 주식 350만주(1.01%)를 매집한 데 이어 그해 11월 다시 현대캐피탈로부터 340만4천500주(0.98%)를 사들여 현재 1.99%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가 현대차그룹의 후계자로 인정받기에는 보유 지분이 턱없이 낮아 정 사장이 기아차 지분을 추가 매입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 계열사가 경영권 승계의 자금줄 = 정 사장이 경영권 승계를 위해 기아차지분을 매입하기 위해서는 결국 돈이 문제다. 정 사장은 이 자금을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글로비스와 본텍의 지분을 팔아 마련해 왔다. 그는 2004년 11월 노르웨이 해운사인 빌헬름센에 자신의 글로비스 지분중 25%를 매각한 대금(1억달러)으로 작년 2월 기아차 주식 1.01%를 매입하고, 작년 9월 본텍 주식 30%를 독일 지멘스에 판 대금으로 다시 11월 기아차 지분 0.98%를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에서는 정 사장이 이 같은 방법으로 기아차 주식을 추가로 사들일 것으로 보고 있다.
정 사장은 현재 글로비스 31.88%, 이노션(광고) 40%, 엠코(건설) 25% 등의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으며 이 계열사의 지분을 팔아 기아차 지분 매입을 위한 실탄을 마련한다는 시나리오다. 이 3개 회사는 현대차그룹의 든든한 물량을 지원을 등에 업고 성장을 거듭해 설립 당시보다 그 가치가 훨씬 커졌다. 글로비스의 경우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사장이 2001년 50억원을 투자해 설립했지만 상장을 거치면서 불과 5년만에 1조원대 가치의 회사로 커졌다.
시민단체들은 이에 대해 "회사의 기회 이익을 특수관계자가 가로챘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검찰에서도 이 점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불법성은 없었을까 = 그렇다면 정의선 사장이 대주주로 있는 계열사가 급성장하는 과정에 불법성은 없었을까. 공정거래법상 그룹의 계열사 물량 몰아주기는 정당한 가격에만 거래가 이뤄졌다면 문제가 없다.
공정위 관계자는 "통상 가격보다 높게 혹은 낮게 계약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물량을 계열사에 집중했다해도 공정거래법으로 문제를 삼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룹차원에서 계열사를 밀어주기 위해 정상적인 가격에서 벗어난 계약을 했다면 부당내부거래가 된다.
검찰은 또한 현대차.지멘스 컨소시엄이 현대오토넷을 인수하는 과정에도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ㆍ지멘스 컨소시엄은 작년 7월 현대오토넷을 주당 3천50원씩 모두 2천371 억원에 인수했다. 이는 인수 당시 현대오토넷 주가(주당 3천425원)보다 10% 이상 싼 값이어서 헐값 매입 논란을 낳았다. 아울러 현대오토넷이 지난 2월 본텍을 흡수 합병하면서 본텍의 가치를 부풀려 본텍 지분 30%를 가지고 있던 글로비스의 가치를 끌어올렸다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