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SUV의 최고출력이 업체 간 경쟁에 힘입어 조만간 200마력을 넘을 전망이다.
최근 쌍용자동차가 렉스턴II를 출시하면서 최고출력 191마력을 내세웠다. 그러자 현대는 올 하반기(8월경) 선보이는 EN의 최고출력을 220마력 가까이 높여 국산 최고급 SUV의 자존심을 회복하겠다고 나섰다. 또 이에 맞서 쌍용은 250마력대의 또 다른 SUV를 준비, 출력경쟁에서 앞서간다는 방침이다.
국산 SUV의 출력경쟁은 2001년부터 본격화됐다. 당시 현대는 103마력의 테라칸 2.5를 출시, 출력경쟁에 불을 지폈다. 현대는 이어 같은 해 8월 테라칸에 2.9 CRDi 엔진을 얹으며 최고출력을 150마력으로 보강했다. 이에 쌍용은 9월 120마력의 렉스턴 2.9, 이듬해 8월 132마력의 렉스턴을 출시했으나 당시로선 테라칸에 비해 출력이 많이 뒤진 상황. 그러자 현대는 2003년 12월 다시 테라칸의 최고출력을 165마력으로 개선, 쌍용의 추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쌍용이 같은 달 170마력의 뉴렉스턴을 시판해 국산 SUV 중 가장 높은 출력을 기록했다. 이에 뒤질세라 현대는 2004년 테라칸의 최고출력을 174마력으로 높였고, 쌍용은 다시 지난해 렉스턴 엔진을 2.7 XDi로 바꾸며 176마력으로 바꿨다. 여기에다 지난 3월 렉스턴II에 VGT를 적용, 최고출력을 191마력까지 높였다.
이 처럼 쌍용이 출력경쟁에서 한 발 앞서가자 현대는 올 하반기 내놓을 EN에 V6 3.0 VGT 엔진을 탑재, 최고출력을 220마력까지 올린다는 계획이다. 국내에서 최고급 SUV의 자리를 지키려면 적어도 최고출력도 단연 "최고"여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쌍용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쌍용은 현대가 220마력 테라칸을 내놓으면 또 다시 250마력대의 3,200cc급 차종을 선보인다는 전략이다. 국산 최고급 SUV 자리를 놓고 두 차종이 치열한 출력경쟁을 펼치는 셈이다.
소형 SUV의 경쟁도 만만치 않다. 2,000cc급의 경우 올해부터 강화된 배출가스 기준에 따라 대부분의 차종이 VGT를 채택하면서 출력이 크게 향상됐다. 기아자동차 투싼과 현대 스포티지는 143마력, 쌍용 액티언은 145마력이다. 또 현대 싼타페는 153마력을 내며, 쏘렌토는 2.5 VGT로 174마력을 발휘한다. 6월 출시할 GM대우자동차의 7인승 2,000cc급 SUV는 150마력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디젤엔진 기술의 경우 짧은 기간 놀라울 정도의 성과를 이뤄냈다"며 "SUV의 출력경쟁은 이 같은 발전적 측면에서 매우 긍정적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선의의 기술경쟁이 지속될수록 소비자 입장에서는 좋은 제품을 사용할 수 있겠지만 이에 맞춰 가격도 적지 않게 오르는 부작용도 있다"고 덧붙였다.
권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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