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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넓은 보리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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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청앞 축제사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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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인돌 군락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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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맷돌돌리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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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밀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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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리개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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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리피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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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과 함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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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봉준 생가 |
꽃이 진다고 봄이 가고 있는 것일까. 아니다. 이 곳에선 봄이 무르익을수록 초록이 물결친다. 끝간 데 없이 아득히 펼쳐지는 청보리밭과 마주하면 꽃보다 아름다운 게 초록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전북 고창군 공음면 일대는 온통 보리밭이다. ‘뭐 보리밭이 넓어봤댔자 보리밭이지’라고 대수롭잖게 여길 지 모르나 그건 뭘 모르시는 말씀이다. 이 곳의 청보리밭은 학원관광농원만 17만평이고, 인근까지 모두 합치면 30만평이 넘는다. 그 넓디넓은 들판이 온통 청보리만으로 물결친다고 한 번 상상해 보라. 장관이 아닐 수 없다.
이 곳에서 축제가 열린다. 청보리의 절정기인 4월15일부터 5월7일까지 다양한 행사를 곁들인 축제 한마당이 펼쳐진다. 판소리, 가수 안치환의 봄나들이&또랑광대 등의 공연과 청보리공예, 보리피리 만들기, 소달구지 타기, 짚공예, 먹을거리 만들기 등 다채로운 체험행사가 기다리고 있다.
축제의 중심지인 학원관광농원(063-564-9897, www.borinara.co.kr)은 진의종 전 국무총리의 장남 진영호(59) 씨가 귀농해 일군 밭이다. 1960년대초에 이 같은 대형 농장을 구상해 영농과 조림사업을 계속해 왔던 그는 보리밭 외에도 5,000여평에 이르는 화훼용 유리온실과 묘목장, 각종 과수단지를 조성해 이 곳을 빼어난 관광명소로 키워냈다. 사실 그는 처음부터 이렇게 관광명소를 만들려고 보리를 심었던 건 아니었다. ‘서울촌놈’이 시골로 내려와 농사를 짓는데 어렵지 않은 걸 찾다 보니 비교적 경작이 쉬운 보리를 심게 됐고, 그 것이 오늘의 학원관광농원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 곳은 밭고랑을 따로 나눠 놓지 않고, 특별한 구획없이 구릉 전체가 커다란 한 개의 보리밭을 형성하고 있다. 4월초순에는 무릎 아래까지 오는 키 작은 보리싹이 파릇파릇 돋지만 열흘 정도 후면 보릿대가 허벅지까지 쭉 뻗는다. 5월중순이 지나면 점차 보리가 누렇게 변하기 시작해 6월초에 보리가 익으면 이를 수확한다.
보리를 다 걷고 나면 메밀을 심는다. 가을이면 이 또한 장관을 이뤄 메밀꽃 축제가 열린다. 메밀은 통상 7월말에 파종하고 파종 후 30일 후 꽃이 피기 시작해 열흘 뒤 절정을 이루는데 그 때가 9월초~중순경이다. 이 때면 소금을 뿌린 듯한 하얀 메밀꽃이 천지를 뒤덮는다. 메밀꽃밭 사잇길을 따라 거닐 때면 강렬한 꽃향기에 휩싸여 마치 구름 위를 거니는 듯하다. 그 황홀한 세계는 영화 <웰컴 투 동막골>의 무대가 되기도 했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청보리밭축제는 아직 그리 널리 알려지진 않았으나 꾸준히 여행객들이 늘고 있다. 주말이면 관광버스를 타고 찾아오는 단체여행객들로 보리밭이 붐빈다. 보리밭 사잇길을 거닐며 콧노래를 흥얼거리는가 하면, 보리피리를 만들어 불며 어린 시절의 향수에 빠지는 이도 있다. 부모와 함께 찾은 어린이들은 이 모든 게 마냥 신기하기만 하다.
아이들과 함께 더욱 기억에 남는 나들이를 만들려면 고창의 명소들을 함께 돌아보는 게 좋다. 청보리밭 축제현장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고인돌 군락지는 2000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곳이다. 녹두장군으로 유명한 전봉준 장군 생가터, 고인돌 들꽃 학습원, 고창읍성 등이 모두 이웃해 있다.
*가는 요령
서해안고속도로 고창IC에서 나와 무장면 방면(고창 시가지와 반대 방향)으로 향하면 모든 도로교통안내 표지판에 ‘청보리밭’이 표기돼 쉽게 찾을 수 있다. 호남고속도로를 이용할 경우 정읍 IC에서 고창 방면 22번 국도를 탄다. 흥덕에서 23번 국도를 따라 고창에 도착, 796번 지방도를 따라 무장을 거쳐 공음쪽으로 가다 보면 왼쪽으로 군도 4호선인 선동 방면의 도로가 나온다. 이를 따라 가면 학원관광농원이 보인다.
*기타
농원 내에 식당 및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다. 메밀로 만든 국수와 전류, 보리밥 등이 주요 메뉴. 그런데 숙박 및 편의시설은 축제기간에는 이용이 불가능하다.
이준애(여행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