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차업계에 위기와 기회가 오고 있다

입력 2006년04월17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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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살아있는 생명체는 순환한다. 들숨과 날숨이 있고, 먹으면 싸고, 태어나면 죽는다. 심장에서 나간 피는 다시 돌아와야 한다. 순환하지 않는 건 살아 있는 게 아니다. 우리 사회는 건강하게 순환하고 있는가.

우리는 지난 50년간 이룩한 엄청난 경제발전 덕에 풍요한 일상생활을 누리고 있다. 신제품이 매일 쏟아져 나와 쓰이고 버려진다. 버려진 게 다시 생산에 활용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고, 대부분 자연자원을 가공해 제품을 만들고 있다. 앞으로 30~40년이 지나면 고갈될 석유에 여전히 의존하고 있다. 순환하지 않고 끝이 보이는 일직선의 길을 그냥 가고 있다. 극단적으로 말한다면 러시아 룰렛 게임에 우리 생명을 맡겨 놓았다고나 할까.

그러나 우리 사회도 90년대부터 자원순환형 사회를 만들기 위해 여러 노력을 하고 있다. '자원의절약과재활용촉진에관한법률'에 근거한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가 대표적인 예다. 대상품목은 포장재, 형광등, 전기전자제품, 전지, 윤활유, 타이어 등이나 소비재 중 가장 부피와 무게가 많이 나가는 자동차는 포함되지 않았다. 자동차산업의 성장이 우리 경제에 큰 기여를 하기에 기업부담이 될 수 있는 규제를 미뤄 온 셈이니, 다른 자동차 생산국에 비해 늦은 편이라 할 수 있다.

EU는 폐자동차 처리지침(ELV)을 2002년부터, 일본은 자동차리사이클링법을 2005년부터 시행중이다. 중국도 올해 2월 자동차제품 회수이용기술정책을 발표했다. 이 처럼 자동차재활용에 대해 제조 및 판매자가 일정 책임을 지고, 재활용률 목표를 시기별로 정해 관련 당사자가 공동 노력을 하도록 하는 게 세계적 추세다. 그럼에도 우리나라는 작년말 환경부가 입법예고한 '전기전자제품및자동차의자원순환에관한법률'은 여러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계속 제기되면서 그 시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의 지적처럼 재활용성과 무해성의 사전등록 비용이 많이 들고, 촉박한 신제품 개발시간을 지연시키거나 제품기술 누출의 우려가 있다면 자동차관리법의 자기인증제와 같이 환경부가 정한 기준에 적합함을 스스로 인증하는 방식으로 한다면 무난하지 않을까. EU나 일본에 수출하기 위해 이미 하고 있는 관리방식을 우리 사정에 맞게 일부 더하거나 빼고 수정한 기준에 맞추면 큰 비용이 들 리도 없다. 구체적인 적용에서 유연하게 하더라도 총론에 뜻을 모아 시간을 더 지체말고 추진하는 게 당연하다.

사석이나 공석에서 폐차업체가 난립돼 폐차장 당 처리대수가 줄었고, 이 때문에 수익성이 떨어져서 정말 어렵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그럴 때마다 폐차장 등록면적을 더 늘리거나 일정 지역 당 폐차장 수를 제한하자는 해결책이 꼭 나온다. 이런 주장은 음식점이 크면 클수록 맛이 좋고, 영양가가 높고, 위생적이라거나 정부규제로 비경쟁적 장벽을 만들어 편하게 돈 벌고 싶다는 말로 들린다. 얼마나 효율적으로 재활용해 정부 정책에 부합하는 가와,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시장에 제공해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 가로 살아남을 기업과 도태할 기업이 판별되는 게 합리적이다. 공정한 경쟁의 규칙이 시장 발전의 기반이라는 점에서 이 법은 이제까지 없었던 새로운 방식으로 폐차업계의 구조조정에 긍정적 몫을 하리라 예상한다.

자동차의 사용 후 처리에 관련한 이 법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1. 폐자동차의 재활용을 촉진하고 재활용에 소요되는 비용을 지원하기 위하여 자동차의 제조업자.수입업자 또는 소유자에게 재활용부과금을 부과·징수하고, 이를 자동차재활용촉진지원 기금으로 조성하고,
2. 자동차관리법에 따라 등록된 기존 폐차장 중 환경부가 정하는 재활용시설기준에 적합하게 시설을 갖춘 경우 폐자동차재활용업 중 '폐자동차해체재활용업'으로 등록하도록 하고 폐자동차의 재활용방법에 따라 재활용하면 재활용비용을 지급하며,
3. 폐자동차해체재활용업 이외에도, 폐자동차파쇄재활용업, 폐가스류처리업(재활용업 포함), 폐자동차파쇄잔재물재활용업(수집.운반 포함)을 규정하고 있다.

이 법의 시행은 기존 폐차업계에 큰 위기와 기회로 다가올 것이다. 새로운 시장도 만들 것이다. 닥쳐올 파도의 위기만 보지 말고 기회를 살리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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