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상품에 연관상품을 묶는 짝짓기가 올들어 ‘단짝 상품 마케팅’이라는 이름으로 확산되고 있다. 편의점에서 라면 옆에 김치를 놓거나, 샌드위치를 팔 때 음료수를 덤으로 주는 것처럼 주력상품과 연관상품을 함께 취급하면 소비자의 구매욕구를 불러일으키는 건 물론 두 상품의 매출이 동반 상승할 수 있어서다.
짝짓기 판매기법은 자동차보험에도 적용된다. 자동차보험의 단짝은 운전자보험이다. 교보자동차보험 등 자동차보험을 주력으로 삼는 다이렉트 보험사나 보험료 비교견적업체들은 콜센터를 통해 자동차보험 가입자들에게 운전자보험을 판매한다. 그러나 아직 그 실적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라면 등 가격이 싼 생활필수품과 달리 소비자들이 보험에 가입할 때는 보험료 부담 때문에 이것저것 따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운전자보험과 자동차보험의 차이점을 정확히 알지 못하거나 운전자보험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다. 게다가 자동차보험에 운전자보험의 일부 성격을 덧붙인 고보장 자동차보험이 판매되면서 혼선을 빚기도 한다.
두 상품은 모두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한다는 공통점이 있으나 그 존재가치는 틀리다. 자동차보험은 사회보장적 성격이 강해 피해자의 인적, 물적 손해를 보상하는 데 중점을 뒀다. 따라서 사람이 다치는 사고가 났을 때 가해자가 종합보험을 가입한 경우 피해자는 무한으로 보상받을 수 있다. 그러나 가입자 자신이나 가족들이 다쳤을 때는 자기신체사고의 지급기준에 따라 상해등급별 한도 내에서만 보상받는 한계가 있다.
운전자보험은 이 처럼 자동차보험이 보장해주지 않는 형사합의 지원금, 생활비 등을 가입자에게 보장해주고 자기신체사고에 대해서는 자동차보험보다 많은 보험금을 준다. 또 자동차보험의 보험금과는 별도로 보상받을 수 있다. 보험료를 돌려받을 수 없는 자동차보험과 달리 장기 운전자보험은 저축 기능을 지녀 환급금을 받을 수 있다. 자동차보험이 주로 피해자를 위한 상품이라면 운전자보험은 가입자 자신을 위한 상품인 셈이다. 보험료는 월 3만~5만원 납부가 많다.
운전자보험의 주요 보상내용을 보면 벌금, 형사합의금, 방어비용, 병원 입원 시의 일당 등이 있다. 90일 이상 입원했을 때 교통요양자금을 지급하거나 얼굴에 상해를 당했을 때 성형비용을 주는 상품도 있다. 종류에 따라서는 출퇴근시간대 또는 주말 교통사고 시 보험가입금액의 2배를 보상해주기도 한다. 이 밖에 운전자보험은 대중교통 이용중 발생한 사고 등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교통상해는 물론 가족들까지 함께 보상혜택을 주기도 하고, 만기 시에는 납입 보험료의 대부분을 돌려받을 수 있다.
최근들어 보험사별로 생활안정지원금을 지급하거나 보험가입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자동차 보수비를 지급하는 등 보상내용이 다양해지고 있다. 이는 그 만큼 가입할 때 신경써야 할 일도 늘어났다는 얘기다. 따라서 자신에게 맞는 운전자보험을 선택하려면 ▲평일과 주말중 운행이 많은 시기 ▲러시아워나 심야중 주로 차를 운전하는 시간대 ▲전철, 기차, 버스 등 대중교통 이용빈도 ▲레포츠나 여행 등 여가활동 여부 ▲가입해둔 다른 보험과 보장 중복 ▲운전면허 정지가 생계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야 한다. 평일에 차를 많이 운행하고 주말에 주로 쉬는 운전자가 주말이나 휴일 또는 대중교통 이용중 발생한 사고를 집중 보장해주는 쪽으로 가입하면 보상받을 가능성이 줄 수밖에 없다.
자동차보험에 운전자보험의 성격을 결합한 고급형 자동차보험은 보험료가 일반 자동차보험보다 비싼 대신 운전자보험에서 보상해주는 내용이 특약으로 포함돼 있다. 따로 가입해야 하는 불편이 줄어드는 장점은 있으나 보장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있으므로 운전자보험을 따로 들 때와의 장단점을 꼼꼼히 비교해야 한다.
최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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