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획기적인 방법과 새로운 이벤트 없이는 국내 모터스포츠를 발전시킬 수 없는 상황에 온 것일까"
모터스포츠 관계자들이 최근 갖는 생각 중 하나일 것이다. 그 만큼 국내 모터스포츠는 어려움을 맞았고, 지난해까지 메인경기로 자리잡았던 BAT GT 챔피언십은 물론 다수의 프로모터들이 경기를 속속 포기하고 있다. 스폰서의 외면이 무엇보다 가장 큰 원인이었지만 일반적인 레이스로는 더 이상 마니아들을 충족시킬 수 없다는 점도 최근 위기의 요인으로 꼽힌다.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는 말도 있고, 국내 모터스포츠가 항상 위기를 곁에 두고 살아 왔다는 낙관론도 있으나 현재는 가장 어려운 위기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국내 모터스포츠를 담당하거나 주최하는 오거나이저와 프로모터 관계자들은 “몇몇 해결책이 있으나 걸림돌이 많고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사람들이 움직이지 않는 상황에서는 실행이 어렵다"며 “이런 현실을 극복하지 못하는 한 국내 모터스포츠는 제자리걸음을 하게 될 것이고, 스폰서들은 점점 더 효과적인 이벤트로 눈길을 돌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런 점에서 국내 모터스포츠의 발전에는 경기장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국내에는 태백과 안산에 경기장이 있으나 아직까지는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가 독보적인 존재로 자리잡고 있다. 에버랜드는 비록 경기장 임대비용이 매년 오르고 있으나 관람객을 위한 시설 등도 점차 좋아지고 있다. 문제는 1년중 경기를 치를 수 있는 시간이 제한돼 있고, 관람객을 직접 유치해 수익사업으로 연결할 수 없다는 점이다. 즉 에버랜드 테마파크와 달리 스피드웨이에선 스폰서십 외에는 어떤 것으로도 수익을 낼 수가 없다.
스피드웨이는 열린 공간이어서 밖에서도 경기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러다 보니 몇 년 전 AFOS대회를 제외하고는 관람료를 개장 초기부터 받지 않았다. 따라서 이제 와서 유료화를 실행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물론 관람료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은 있다는 게 프로모터들 입장이다. 즉 경기장 내로 관람객을 끌어들이고, 그들에게 입장료를 받자는 얘기다. 또 유료회원에게 특별한 혜택을 제공하자는 것. 특히 지난 1일부터 경기장 진입방법이 바뀌면서 관람객이 들어올 수 있는 길은 지하통로밖에 없어 이런 방식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이 같은 방법은 F1은 물론 여타 대회에서도 적용되고 있다. 관람객들도 경기에 동참하고 있다는 생각 때문에 지속적인 마니아로 남아 있게 된다.
시행 초기 문제점은 있겠지만 모터스포츠 활성화 측면에서 볼 때 가장 좋은 해결책으로 볼 수 있다는 게 대다수 모터스포츠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그러나 에버랜드 스피드웨이는 이에 대해 반대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물건 판매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 그리고 수익분배 등을 이유로 들고 있다. 어찌 보면 이는 에버랜드의 월권행위다. 경기를 위해 스피드웨이를 임대한 주최자가 임대시간동안 경기장을 훼손하지 않는 한 적절하게 이용할 수 있다면 판매행위도 가능해서다. 모터스포츠 자체가 사행심을 조장한다는 의견도 있으나 이는 우려에 불과하다. 경기장 내 판매행위는 마니아나 관람객들에게 또 하나의 즐거움을 주는 것이고, 스폰서를 모터스포츠에 오래 머물 수 있게 하는 요소다. 이 경우 프로모터들은 명확한 규정을 만들어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 유료회원들에게 어떤 혜택을 줄 것인 지도 고민해야 한다.
어쨌든 에버랜드 스피드웨이는 모터스포츠 활성화를 위해 관중 유료화와 제품판매를 허용에 대한 결단을 내려아 할 시점인 듯하다.
한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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