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액티언 스포츠는 국내에서 처음 SUT(Sports Utility Truck) 논란을 일으켰던 무쏘 픽업의 뒤를 잇는 차종이다. 애초 화물차로 분류됐다가 어설픈 국내 자동차 분류기준과 정부의 뒤늦은 행정처리로 인해 승용차로 바뀌며 세금이 늘어난 무쏘 픽업과 달리 액티언 스포츠는 명확히 화물차 명찰을 단 승용형 픽업트럭이다.
2004년 무쏘 픽업 출시 당시 승용과 화물의 분류기준이 됐던 기준은 화물적재공간 면적이었다. 그 이전까지 정부는 5인승 픽업트럭의 경우 화물적재공간이 1㎡ 이상이면 화물차로 취급했다. 그러나 재정경제부가 이 차를 승용차로 분류하며 특별소비세를 부과, 논란이 일자 건설교통부는 화물차 바닥면적을 ‘1㎡ 이상’에서 ‘2㎡ 이상’으로 변경했다. 화물적재공간의 면적이 1.67㎡였던 무쏘 픽업이 졸지에 승용차로 바뀌는 전대미문의 사건이 일어났던 셈이다. 결국 무쏘 픽업은 지난해말 생산이 중단됐다.
그러나 쌍용 입장에선 승용형 픽업시장을 결코 포기할 수 없었다. 특히 무쏘 픽업은 저렴한 세금과 승용차에 버금가는 편의성이 더해져 연간 2만대가 넘는 판매고를 기록했다. 앉아서 국내 SUV의 틈새시장을 그냥 날려 버릴 수는 없었던 것. 쌍용은 이에 따라 후속 픽업모델 개발에 착수했고, 결국 액티언을 기본으로 한 화물적재공간 2.04㎡의 액티언 스포츠를 만들어냈다.
쌍용은 액티언 픽업을 ‘액티언 스포츠’라고 명명했다. 이 또한 무쏘 픽업 때 겪은 아픔 때문이다. 원래 무쏘 픽업은 ‘무쏘 스포츠’로 이름을 붙였으나 건교부가 승용차 냄새가 지나치게 많이 난다는 이유로 이름 변경을 요구, "무쏘 SUT"가 됐다. 자동차 형식승인의 주무부처인 건교부의 입김을 쌍용으로선 거절하기 쉽지 않았다. 쌍용은 액티언 픽업의 경우 화물적재공간을 충족시켰으니 건교부가 더 이상 시비를 걸 일이 없고, 무쏘 픽업 당시 힘없는 약자로 건교부의 강요에 일방적으로 따라야 했던 점을 간접적이나마 항변하기 위해 ‘스포츠’라는 이름을 다시 썼다. ‘스포츠’라는 차명이 곧 레저형 픽업임을 부각시킬 수 있어서다.
▲스타일
액티언을 기본으로 했으니 전반적인 스타일은 액티언과 같다. 라디에이터 그릴만 역동성을 강조하기 위해 그물형으로 바꿨다. 쌍용으로선 액티언 픽업의 성격을 최대한 레저형 승용차에 가깝게 보이도록 해야 상품성이 높아져 인기를 얻을 수 있다고 판단한 듯하다. 뒷모양도 화물차로서의 이미지를 전혀 찾아볼 수 없도록 승용 분위기를 물씬 풍기게 했다. 데크랙과 사이트 레터링이 화물차 냄새를 상쇄시키고 있으며, 리어 램프도 직선보다는 곡선을 활용해 부드럽게 보이도록 했다. 화물적재공간만이 이 차가 화물차임을 나타내주고 있을 뿐이다.
▲파워트레인
액티언 스포츠는 길이가 액티언 승용 대비 510㎜ 길어졌다. 휠베이스도 320㎜를 늘려 전체적인 균형을 갖추도록 했다.
엔진은 1,998cc XVT를 얹어 최고출력 145마력과 31.6㎏·m(1,800~2,750rpm)의 최대토크를 낸다. 최대토크가 발휘되는 엔진 회전영역을 폭넓게 설정, 어느 상황에서든 고른 힘을 갖도록 했다. 특정 회전구간에서만 최대의 힘이 발생하는 것과 달리 토크밴드를 넓혀 무의미한 최고속 등에서 앞서기보다는 소비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엔진구간의 활용성 확대에 초점을 맞춘 셈이다. 실제 이 차는 엔진회전수가 1,500rpm 가량을 넘으면 가속력이 급격히 커진다. 그러나 정지 상태 또는 매우 저속에서 순간적으로 가속하면 디젤엔진의 특징인 잠시 굼뜨는 현상이 나타난 후 가속이 되면서 VGT가 작동, 체감이 충분할 정도의 가파르게 속도계 바늘이 올라간다.
승차감은 부드럽다. 상식적으로 화물차라면 하중을 대비해 서스펜션을 단단하게 만드는 게 기본이다. 그러나 액티언 스포츠는 액티언 승용과 같은 앞 스트럿, 뒤 5링크 코일 스프링이 적용돼 부드럽다. 액티언 스포츠를 도시형 그리고 레저형 모두에 어울리도록 한 컨셉트다.
뒷좌석은 무쏘 픽업보다 많이 편안하다. 등받이의 기울기 덕분이다. 쌍용은 뒷좌석 등받이 기울기를 29도로 만들었다. 일반 승용차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뒷좌석에 오래 앉아도 별다른 불편함을 느끼기 어렵다. 뒷좌석 암레스트도 편안함을 더해준다.
▲경제성
승차감이나 기타 여러 편의장치 등을 떠나 액티언 스포츠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화물차가 주는 경제성이다. 실제 과거 무쏘 픽업이 몇 가지 단점에도 불구하고 인기를 끌었던 이유는 바로 화물차였기 때문이다.
화물차는 여러 면에서 혜택이 많다. 우선 구입할 때 등록세가 승용의 5%에 비해 2%포인트 적은 3%가 적용된다. 이 때 10만원 가량이 절감된다. 공채도 승용차에 비해 20만원 가량 적은 19만5,000원에 불과하다. 여기에 사업자인 경우 부가가치세가 환급된다. 보유할 때 내는 자동차세금은 연간 2만8,500원이다. 승용차가 50만원 이상인 것과 비교하면 내지 않는 거나 마찬가지다. 구입 후 화물적재함에 하드톱을 장착, 구조변경에 따라 5만8,500원의 세금이 부과된다 해도 그리 큰 부담은 아니다.
이런 이유로 쌍용은 액티언 스포츠가 국내 SUV 틈새시장을 충분히 공략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실제 지난 5월 액티언 스포츠는 2,100여대가 팔려 나갔다. 여기에는 가격도 한 몫 했다. 액티언 스포츠는 2WD AX5와 4WD AX7으로 나눠져 판매되고 있다. AX5는 최저가격(AT 기준)이 1,988만원, 최고가는 2,310만원이다. 또 AX7은 최저 2,140만원(AT 기준)에서 최고 2,452만원이다. 액티언 승용에 비해 적게는 50만원, 많게는 200만원 이상 싸다. 가격으로만 놓고 보면 국내 2,000cc급 휘발유 승용차와 비슷한 셈이다.
액티언 스포츠를 구입한 이들은 다양한 용도의 활용이 가능한 SUV인 데다 세제 상 유리하다는 점을 구입이유로 들고 있다. 국내 유일의 승용형 화물차로서의 입지가 앞으로 어떻게 다져질 지 기대된다
시승 /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사진 / 권윤경 기자 kwon@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