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부터 오는 10월까지 중고차시장에는 침수차 주의보가 발령된다. 장마, 집중호우, 태풍 등으로 침수 피해를 입은 자동차가 암암리에 중고차시장에 흘러들어오기 때문이다. 새로 바뀐 자동차관리법에 따라 매매업체가 발급하는 성능및상태점검기록에는 침수 여부가 명시되지만 이 것만으로는 안심할 수 없다. 침수차를 내놓을 때는 침수 흔적을 최대한 없애고, 경우에 따라서는 번호판을 바꿔 침수 사실을 감추는 ‘침수차 세탁’을 하기도 해서다.
2003년 9월 태풍 매미 때 발생한 침수차 중 일부가 여기에 해당한다. 당시 침수차 2만여대 중 상당수가 중고차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다. 이들 물먹은 차는 침수가 대부분 마산과 창원 등 영남지방에 발생했다는 점을 악용, 다른 지방의 번호판이나 전국 번호판으로 바꾸는 세탁과정을 거쳤다. 또 몇 번 거래되며 눈으로 알 수 있는 침수 흔적이 상당 부분 사라져 골라내기가 더욱 어렵다. 태풍 매미의 ‘끝나지 않은 악몽’인 셈이다. 물먹은 차로 피해를 보지 않도록 ‘침수차 솎아내기 5계명’을 소개한다.
▲1계명- 카히스토리 이용
자동차이력정보(카히스토리, www.carhistory.or.kr)를 이용하면 차를 잘 모르는 소비자들이 비교적 쉽게 침수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이용료 5,000원을 내면 자동차보험 자기차량손해로 보상받은 내역을 알 수 있다. 매매업체에서 차를 살 때는 업체에 부탁해서 사려는 차의 사고내역을 받아보면 된다. 보험개발원은 태풍 매미 때 침수된 차에 한해 무료로 침수 여부를 알려주고 있다. 당시 침수차 2만대 중 자동차보험으로 보상받은 1만3,000대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웹사이트에서 무료로 침수확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자동차번호만 알면 된다. 단, 보험으로 처리하지 않은 침수 사고는 알 수 없다.
▲2계명-실내 및 트렁크룸 점검
침수차는 실내에서 곰팡이나 녹냄새 등 악취가 난다. 그러나 실내를 청소했고 방향제가 있다면 악취를 맡기란 쉽지 않다. 이럴 땐 운전자가 신경쓰지 않는 부분을 살펴봐야 한다. 연료주입구가 대표적인 곳으로, 오물이 남아 있는 지 확인한다. 안전벨트를 끝까지 감아보면 끝부분에 흙이나 오염물질이 남아 있기도 하다. 시트 밑부분의 스프링이나 탈착부분, 헤드레스트 탈착부 금속 부위에 녹이 있다면 침수차로 일단 의심해야 한다. 또 시거잭이나 시트 사이뿐 아니라 트렁크룸 내부의 공구주머니 등에 흙이나 오물이 있는 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3계명-전기계통 확인
라디오, 히터 등의 상태가 나쁘고 히터를 틀었을 때 악취가 나면 침수차일 가능성이 있다. 또 자동도어잠금장치, 와이퍼 및 발전기, 시동모터, 등화 및 경음기 등이 제대로 작동하는 지 살펴야 한다. 각종 램프류 속에 오물이나 녹이 보이면 침수때문인 지 자세히 알아봐야 한다.
▲4계명-엔진 및 하체 점검
침수차는 엔진이 불안정하고 시동상태가 불량하다. 엔진 표면이나 엔진룸 내 곳곳에 얼룩이 남거나 라디에이터 코어에 막힘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엔진오일량이 많거나 오일점도가 낮아도 침수차로 의심할 필요가 있다. 자동변속기차는 변속기 오일량 점검막대에 오일이 하얗게 묻거나 오물이 있는 지 확인한다. 다만 침수 후 2~3개월이 지났다면 이 방법으로 파악하기가 어렵고 3년이 지나면 파악이 불가능하다.
▲5계명-사전예방이 최선
자동차전문가가 아니면 침수차를 가려내기란 쉬운 게 아니다. 따라서 침수차를 구입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게 최선이다. 피해예방을 위해선 중고차시장 주위에서 싸고 좋은 차가 있다고 유혹하는 호객꾼은 상대하지 말아야 한다. 호객꾼을 피해 허가업체에서 거래하고 만일의 상황에 대비, 성능및상태점검기록부를 발급받는다. 또 침수차 등 문제차가 아니라는 확약을 받아둬야 한다. 생활정보지나 인터넷 중고차장터 등으로 직거래할 경우엔 차를 잘 아는 사람과 함께 가 차 상태를 본 뒤 카히스토리를 이용하거나, 인터넷 중고차중개업체들이 제공하는 품질보증상품에 가입하는 방법도 고려할 만하다.
최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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